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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운문사 일진 스님 "덕을 베푸는 보살행으로 마음의 무거운 짐 내려 놓을 수 있어" 상세보기

운문사 일진 스님 "덕을 베푸는 보살행으로 마음의 무거운 짐 내려 놓을 수 있어"

문정용 2024-01-05 16:14:41

운문사 보현율원 율주 일진 스님
운문사 보현율원 율주 일진 스님

■ 대담: 운문사승가대학 보현율원 율주 일진 스님

■ 방송: BBS 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08:30∼09:00)

■ 진행: 대구 BBS 박명한 방송부장

△박명한 방송부장: 갑진년 새해가 밝았지만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웃음을 되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 선거를 앞두고 사회적 갈등도 커지고 있는데요. 이럴 때일수록 종교와 종교지도자의 역할이 큰 것 같습니다.
새해 첫 파워인터뷰, 오늘은 청도 운문사 보현율원 율주인 일진 스님으로부터 지혜의 말씀 들어보겠습니다.

일진 스님 전화로 모셨습니다. 
스님 안녕하십니까?

 

▲일진 스님: 안녕하세요.

 

△박명한 방송부장: 네 스님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십시오.

 

▲일진 스님: 감사합니다.

 

△박명한 방송부장: 갑진년 새해를 맞아서 청취자들에게 덕담 한 말씀부터 부탁드리겠습니다.

 

▲일진 스님: 두루 안녕들 하세요? 깨달음의 세계에서는 헌해 새해 따로 오고 가고 이런 일이 없다고 했는데 이렇게 다양한 사바세계에서는 확실하게 계묘년은 가구 갑진년 새해를 맞이했습니다. 우리 모두 새해에 복 많이 짓도록 합시다.

 

△박명한 방송부장: 연말연시를 맞아 사회 곳곳이 들뜨고 분주한 분위기입니다만 청도 운문사 스님들은 어떻게 지내고 계십니까?

 

▲일진 스님: 운문사에서는 새해를 아주 잘 맞이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의식으로요. 섣달 그믐날 조왕기도를 잘 올리고 새해 초하룻날 칠정례 예불 대신 향수해례 예불 장엄하게 올리고 통알삼배, 삼보님, 역대조사, 호법선신, 스승님 등 그물처럼 연결된 인연들에게 부처님 가피를 축원하는 통알 삼배 의식으로 새배 합니다.

 

△박명한 방송부장: 이제 운문사 승가대학과 승가대학원, 율원 졸업식도 얼마 남지 않았죠? 올해는 몇 분의 스님이 졸업을 하십니까?

 

▲일진 스님: 1월 25일 졸업식이 정해져 있고요. 네 몇 분의 졸업생 하니까 옛날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옛날에는 우리 방사가 한 해에 60명 들어와서 살 만한 당사밖에 못 됐어요. 그러면 한 90명이 들어옵니다. 그 럼 어떻게 해야 되겠어요? 할 수 없이 시험이라는 걸 치르게 되고 뭐 몇 회 뭐 자기는 몇수생이다. 막 이런 스님들이 많았거든요. 2수 3수를 해서 아마 학교에서 대학교에서도 재수하기 싫어서 왔더니 운문사서도 3수했다고 추억처럼 그렇게 말하는 건 정말 옛날 얘기예요. 그래서 졸업생이 한 50~60명씩 한 해에 50명 이 정도였는데 
올해는 승가대학이 60회로 15명이 졸업을 하고요. 승가대학원은 12회로 2명이 졸업을 하게 됩니다.

 

△박명한 방송부장: 예전보다 정말 많이 줄었군요.

 

▲일진 스님: 옛날 얘기예요.

 

△박명한 방송부장: 일진스님께서는 운문사 회주 명성스님의 첫 전강제자이신데요. 현대 한국 불교계에서 비구니 강백으로부터 전강을 받은 첫 비구니 강사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한국불교의 미래에 대해 고민이 크실 것 같습니다. 
불자수와 출가자 수가 계속 줄고 있는데요.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시고, 불교계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일진 스님: 여성 출가 감소의 원인이라면 세상이 그만큼 다양해졌고 생활이 편리하고 무엇보다도 옛날에 비하여 더 많은 일거리를 선택할 수 있는 사회변화도 한 원인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어떤 노력보다도 노력 이전에 자연스럽고 평안한 일상적 삶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평소의 생활을 통해서 수행자 각자의 자기 분상에서 살고 있는 모습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선객으로의 삶, 포교, 법사로서, 교학자로서의 각각 자기분야의 수행과 삶이 얼마나 행복하고 만족한 삶으로 생활화 되었을 때 결국 불교적 삶으로 확장 되는것이지 특별히 해야 할 노력이 있을까요?

 

△박명한 방송부장: 그러니까 스님 말씀은 불교 구성원 모두가 자기 역할을 제대로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이렇게 보시는지..

 

▲일진 스님: 또 들여다보면 행복해 보이거든요. 그러면 출가자도 더 희망자가 많을 수도 있고요.

 

△박명한 방송부장: 네 알겠습니다. 스님, 국내에 여러 승가 교육기관이 있습니다만 운문사의 승가교육은 어디에 중점을 두고 계십니까?

 

▲일진 스님: 운문사에서의 승가교육은 학자나 전문가를 양성하는 곳이 아니라 수행자의 기초자질을 익히는 기본교육도량입니다. 평생 받아 쓸수 있는 기량을 익히기 위해서 가람수호, 의식, 사찰의 大, 小 소임 등을 두루 경험하면서 졸업후 어느 도량에서 무엇을 하던 수행자의 삶에 부족함이 없도록 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박명한 방송부장: 네 알겠습니다. 스님께서는 현재 운문사승가대학 보현율원 율주로 계시는데요. 불교 신행에서 계율이 갖는 중요성은 무엇입니까?

 

▲일진 스님: 계는 門과 같아서 닫고 열 수 있습니다. 
부처님의 탄력성 있는 가르침대로 사는 것입니다. 불교 신행에서의 계율 뿐 아니라 일반 사회에서도 정해진 규칙이나 약속 원칙을 지키는 것은 사회적 안정을 유지하게 됩니다. 
불교 신행에서의 계율도 같은 의미로 봅니다. 계율을 수지하여 일상생활 속에 잘 지켜나가는 것은 화합 대중의 근본이고 공동수행체의 중심이면서 개개인에게는 평안함과 안정을 갖게 되는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박명한 방송부장: 스님 그러면 계율을 어디까지 지켜야 하는지 이것도 좀 문제가 될 것 같은데 스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일진 스님: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매우 정말 탄력성 있는 계율교육이라고 생각이 들어요.계율은 여기까지 되고 여기까지는 안 되고 물론 계율에 우리들이 직접 의식적으로 받아지는 수지하는 계율이 있고요.이건 우리 생활 속에 개체가 성립이 되면 그냥 자연스러운 생활입니다. 매우 자유로운 것이죠. 계율은 얽매이는 것이 아니라 자유로운 것이기 때문에 이건 지켜야 되고 여기까지는 안 되고 이런 건 저는 잘 모르겠어요.

 

△박명한 방송부장: 불교뿐 아니라 모든 종교는 시대의 아픔을 같이 하고 해소하는데 앞장서야 할텐데요. 지금 우리 불교 종단과 불자에게 주어진 시대적 역할은 무엇일까요?

 

▲일진 스님: 글쎄요. 시대적 역할, 시대의 아픔, 거대한 문제 앞에서 문득 떠올려지는 부처님의 가르침 중, 사성제나 육바라밀 같은 기본적인 교리를 생각하게 됩니다. 
왜 이렇게 어렵고 고통스러운 것인지?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를 생각하게 되죠. 저는 일단 대승불교 수행 중심인 육바라밀의 덕목을 적극 생활 속에 실천하는 일이라고 봅니다. 
필요한 곳, 적재적소에 그것이 물질이었던, 정신적인 것이든 자신의 힘에 따라 베풀어야 합니다, 그림 그리는 화가는 그림으로 음악하는 분은 음악으로 각각 자신의 기량을 베풀 때 이것이 사회를 풍부하게 풍족하게 하는 것이 아닐까 
특히 우리 불자가 보시바라미를 곳곳에서 실천한다면 좀 더 편안하고 풍요로운 그런 사회가 되지 않을까 그런 망상을 해봅니다.

 

△박명한 방송부장: 사회 이슈에 대해서도 몇가지 여쭤보겠습니다. 최근 남녀간, 계층간, 세대간, 이념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스님께서 해법을 제시해 주신다면?

 

▲일진 스님: 굉장히 어려운 일이네요, 해법이 있을까요?
제가 한때는 “성차별하는 불교” 그런 책도 많이 읽고, “불가에서 여성을 열등한가?” 논문도 써보고 이런저런 망상도 많이 해보기도 했습니다. 해법이란, 법 앞에 만인은 평등하다는 진리를 명심하고 그냥, 자기답게 사는 것입니다. 
“안민가”에도 있죠. 임금답게, 신하답게, 백성답게, 종교인은 종교인으로, 지도자는 지도자답게, 학생은 학생답게 각자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하고 서로의 다른점, 특성까지도 존중하고 배려하는 삶이 최상의 해법이라고 봅니다.

 

△박명한 방송부장: 알겠습니다. 그리고 올해는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집니다.
올바른 정치인의 덕목은 무엇이고, 국민들이 어떤 선택을 해야할지에 대해서도 말씀 부탁드립니다.

 

▲일진 스님: 정치는 참 저는 잘 모르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늘 기도는 하죠. 그렇게 제가 하는 일은 산에서 이렇게 늘 정말 나라가 편안하기를 기도하는데요. 정말 올바른 정치인의 덕목은 무엇보다도 국민들과의 소통과 본인이 약속한 사항들을 철저히 실천하여 어려운 환경에서 열심히 살고있는 국민들을 속속들이 보살피고 그들의 입장에서 나라살림을 원만히 해나가는 일입니다.

 

△박명한 방송부장: 네 알겠습니다. 스님은 올 한 해 출가자로서 또 우문사의 소임자로서 어떤 소망을 갖고 계십니까?

 

▲일진 스님: 그냥 저는 처음부터 중간도 마지막까지도 정말 저답게 살고 싶은 거예요.그래서 제가 이 우문사 안에서 우리 학인 스님들하고 함께 살 때는 학인 스님들이 정말 잘 하고 있지 나도 또 우리 학인 스님과 한 대중의 한 일원으로 스님들 베풀 수 있는 일 보살필 수 있는 일들을 학교에서 대중생활을 잘하는 겁니다.여기는 잘 아시다시피 공동체 수행이고 기본 교육을 하는 도량이기 때문에 제가 스스로 규칙을 안 지키거나 제가 스스로 그것을 어길 때는 전체가 다 화합이 돼요.그래서 학인들과 함께 저도 학인이라 하고 올해 새로 태어난 학인이라 생각하고 정말 규칙을 잘 지키고 또 우리 학인 선생들하고 화합하면서 또 제가 맡은 역할을 성실히 해나가는 그것을 해나가려면 건강해야 되죠.그래서 건강하고 정말 행복하고 그래서 깨달음으로 가는 그런 수행자가 되고 싶습니다.

 

△박명한 방송부장: 이제 주어진 시간이 다되어 가고 있습니다. 끝으로 우리 불자와 청취자들이 올 한해 의지하고 살아갈 수 있는 좋은 법문, 짧게나마 부탁드리겠습니다.

 

▲일진 스님: 법무는 짧게 하는 게 아닌데 어떻하죠?

 

△박명한 방송부장: 길게 하셔도 됩니다. 스님

 

▲일진 스님: 저는 문득 뭐 인연 있는 도량에서 한 번씩 강연이든지 법문이든지 어떤 형식으로든 불자님들을 만나게 되는데요. 그때마다 저 자신을 포함해서 항상 정리하고 싶고 명심하고 싶은 것이 제대로 발심하자입니다.정말 제대로 발심은 진발심 참으로 나는 어떤 마음을 어떤 한 생각을 일으키고 있는가 살펴보는 것입니다. 그건 공식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에요. 다만 무상을 생각했을 때 제대로 발심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덧없는 세상에 살고 있는 나는 정말 마음을 열고 나의 환경과 내가 할 일을 살펴봐야 되죠.발심의 요건은 발보리심 즉 자비심을 내는 것입니다. 늘 자신의 허물에 대해서 꺼림직하게 남겨둘 일이 아니라 그 허물을 딛고 일어설 수 있어야 합니다.그래서 내가 다시 남에게 그 덕을 베풀어야 합니다. 덕을 베푸는 보살행을 하면 좀 꺼름직하고 무거웠던 찜찜했던 그런 짐은 자동적으로 가벼워집니다. 그래서 저는 올해 새해에 저 자신을 포함해서 새해에 우리 불자님들 그리고 밖에 모든 사는 우리 모두가 좀 더 가볍고 좀 더 단순하게 그렇게 사는 행복한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박명한 방송부장: 스님 바쁘신데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일진 스님: 성불하십시오. 감사합니다.

 

△박명한 방송부장: 네 , 2024년 첫 파워인터뷰, 지금까지 운문사승가대학 보현율원 율주이신 일진 스님과 말씀 나눠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