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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정부의 북한산 관통 결정에 대한 불교단체 성명서

환경지키 2003-12-24 22:44:53

<노무현정부의 북한산 관통 결정에 대한 불교단체 성명서> 
<A name=#1539672733></A><IMG height=60 src="http://www.dgbbs.co.kr/community/PICB0F0.gif" width=554> 
파사현정으로 국립공원 파괴 정권을 심판할 것이다 
 
‘관통’ 결코 받아들이지 않는다. 엄중히 책임 물을 것이다 
북한산 국립공원은 아름다움으로 길이 남을 것이다 
 
 기어이 노무현정권은 오늘 ‘반환경 반불교’ 정부임을 자백했다. 아름다운 북한산 국립공원과 수행환경의 보존, 서울북부지역 주민들의 맑은 공기를 마실 권리를 거부했다. 우리는 오늘을 똑똑히 기억할 것이다. 오늘은 북한산 국립공원이 허물어지는 날이며, 부처를 이루고자 일신의 안위를 버리고 수행하는 눈푸른 납자들의 거룩한 도량이 짓밟힌 치욕의 날이다. 
 
 파사현정(破邪顯正)이 우리의 나아갈 길임을 선언한다. 산천을 허물어뜨리고 수행환경을 부수는 일이 곧 삿됨이다. 수행자 앞에서 한 입으로 두 말함도 삿됨이다. 삿된 줄도 모르고 마치 승리자인양 겸허함을 모르는 것도 삿됨이니, 삿됨은 부수고 부수어야 한다. 노무현정권에게 과보는 오래지 않아 나타날 터이니, 파사현정이 우리의 도리임을 행으로써 드러낼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 
 
 국립공원의 자연생태와 문화유산을 고스란히 물려받아야 할 미래세대에게 끝내 파괴된 산천을 물려주게 됨이 참으로 부끄럽다. 선조사님과 불자님들의 피와 땀으로 일군 선불장(選佛場)을 개발의 제물로 내줄 수밖에 없는 우리들의 책임 없음에 얼굴을 들 수 없다. 큰 죄업을 쌓고 말았다. 차라리 목숨을 던져 도량과 함께 스러지지 못하는 멈칫거림이 참담하다. 국립공원과 도량을 지키고자 했던 우리의 결의가 금강석처럼 굳지 못해 거짓말하는 대통령과 개발만능으로 무장한 저들을 절복시키지 못한 지혜 없음을 한탄한다. 
 
 우리들의 숱한 결의와 다짐은 무엇이었나. 원로회의 유시, 교구본사주지스님들과 중앙종회의 결의와 호소는 무엇이었나. 결의를 붙들고 밀고 나아갈 진정성이 개발자들의 이윤추구 욕망보다도 못한 것이었던가. 이제 스스로에게 한치의 거짓도 용납치 말고 묻고 답하자. 산을 도량으로 여기는가. 산을 나의 몸으로 여기는가. 그리하여 산이 아프니 나도 아픈가. 
 
 치욕의 날에 바라본 우리의 모습은 가진 것이 너무 많아 누추하다. 산이 무너지고 물길이 끊겨 지수화풍(地水火風)이 깊은 신음에 잠겨있음에도 내 몸 뉘일 처소는 너무 넓고 따뜻하고, 수행인의 치열함과 격렬함과 서늘한 기운을 간 데 없이 잃었으니, 나날이 쌓이는 건 육신을 감싸는 물질의 부피와 죄업이다. 이런 연유로 뭇생명과 중생이 고통스러워 몸부림쳐도 내 살갗에 바늘 꽂히지 않으니 아늑함을 더불어 희롱할 뿐이다. 
 
 종정예하를 모시는 법도가 흔들려버린 점에 대해 시비하지 않을 수 없다. 종정예하는 한국불교의 최고 어른이시며, 진리의 상징이다. 도대체 누가 청와대와 협의해 3배는 고사하고 1배도 받지 못한 방문이 이루어졌는지 그 전말을 밝혀야 한다. 노 대통령의 해인사 방문 계획을 총무원조차 하루 전에야 알았다고 한다. 문화재 유지․보수비를 타내기 위해 거금 1억원을 로비자금으로 뿌린 파렴치한 사건과 1천억원 규모의 동판 대장경 제작 사업과 무관치 않다는 의혹에 대해 해인사 종무소와 총무원은 해명해야 하고, 종정예하와 종도 앞에 깊이 참회할 것을 촉구한다. 
 
 우리는 ‘관통’을 결코 받아들이지 않는다. 청와대와 총무원이 어쩔 수 없다는 식의 현실논리를 내세우며 뒷거래하듯 진행한 담합 행위에 대해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엄중히 그 책임을 물을 것이다. 
 
 자연환경과 수행환경을 지키고 가꾸려는 우리의 의지와 결의는 결코 작아지지 않는다. 허울좋은 개발의 이름으로 짓밟혔지만, 북한산 국립공원은 아름다움으로 길이 남을 것이다. 오늘 우리는 분심과 부끄러움으로 환경보살의 서원을 다시금 굳건히 한다. 연기와 자비를 가르치신 석가모니 부처님을 큰 자랑으로 여기며, 사부대중의 경책을 자양분 삼아 더욱 정진할 것임을 삼가 머리숙여 모든 부처님과 보살님전에 고한다. 
 
불기 2547(2003)년 12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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