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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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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스님 시사칼럼] 봄을 기다리지 말고 봄을 맞이하자

정민지 2024-04-03 14:25:59

▪︎ 출연: 대구 보현암 주지 선진스님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시사칼럼’ (2024년 4월 3일)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안녕하십니까?대구 보현암 주지 선진(善眞)입니다.

오늘은 ‘봄을 기다리지 말고 봄을 맞이하자’라는 제목으로 마음 나눠 보도록 하겠습니다.

산하대지 만물이 소생하여 초록 옷을 입기 시작했습니다.

봄이 오면 온 땅에 새싹이 돋아나고 꽃들이 피어납니다.

기다리지 않아도 때가 되면 봄이 와 꽃이 피는 것처럼, 우리의 삶에도 꽃이 피어야 계절의 봄과 함께 인생에 봄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당나라 때 황벽희운(黃檗希運)선사는 ‘번뇌를 벗어나는 일은 예삿일 아니니 고삐를 단단히 잡고 한바탕 공부하라 추위가 한 번 뼈에 사무치지 않으면 어찌 코를 찌르는 매화 향기를 얻을 수 있으리오’ 라는 시를 읊었습니다.

매화 향기는 불성(신성, 영성)입니다. 

깨달음을 말합니다.

괴로움이 많은 인간 세계에서 내 마음대로 되지 않고, 끊임없는 경쟁과 투쟁의 연속 속에서 지혜롭게 살아가려면, 존재의 본성이 깨어나 바로 지금 여기 이 순간에 현존으로 생각의 세계에 빠지는 대신 생각이 멈추고, 마음이 침묵하여 편안히 이완하여 내면의 고요를 얻을 때, 높은 의식으로 명확하게 보고 이원성의 분리안에서 균형을 잡히게 하여 자유를 얻습니다.

불교에서는 우리가 사는 세상을 사바(娑婆)세계라고 말합니다. 

번역하면 감인(堪忍)으로 중생이 갖가지 고통을 참고 견뎌내야 하는 이 세상을 말합니다.

명심보감 입교 편에 일생의 계획은 어릴 때 있고, 일 년의 계획은 봄에 있고, 하루의 계획은 새벽에 있다. 어려서 배우지 않으면 늙어서 아는 것이 없고, 봄에 밭 갈지 않으면 가을에 바랄 것이 없으며, 새벽에 일어나지 않으면 그날에 하는 일이 없다고 했습니다. 

이처럼 봄이 오기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봄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는 고물가와 경기 침체로 서민경제는 침몰하고 있습니다. 

땀으로 공을 들이고 지혜롭게 매서운 추위를 잘 견디고 극복한다면 겨울을 이겨낸 희망의 봄이 오게 될 것입니다. 

인생의 일터에서 ‘내가 나를 구하면 얻을 것이요 내가 나를 버려두면 잃을 것이다’라는 맹자의 말처럼 자신과 싸우면서 스스로 극복하지 않고, 편안함만을 바란다면 삶의 봄은 오지 않을 것입니다.

삶의 길흉화복은 밖에 있지 않고 안에 있습니다. 

무엇이든 바뀌지 않는 것은 없습니다. 

상생이 있으면 상극도 있듯이,상극이 없으면 원활한 상생도 불가능합니다. 

서로 생(生)하는 상생은 우주의 균형을 유지해주고 서로 극(剋)하는 관계 상극은 조화와 균형을 유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일본 경영의 신으로 꼽히는 파나소닉 창업자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그는 한 인터뷰에서 자신의 성공 비결은 하늘로부터 받은 세 가지 축복 덕분이라고 답했습니다. 

세 가지 은혜란 가난하게 태어난 것, 허약하게 태어난 것, 배우지 못한 것을 뜻합니다.

가난하게 태어났기에 돈을 벌고 모으는 법을 배울 수 있었고, 허약하게 태어났기에 건강을 관리할 수 있었으며, 초등학교4학년을 중퇴했기 때문에 누구에게서도 배울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일반인들이 생각하기에는 복 없이 태어났다고 할 수밖에 없는 절망적인 환경에서 태어났는데도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그것을 오히려3가지 행운이라고 여기고 가혹한 운명을 사랑하고 성공의 발판으로 승화 시킨 사람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야보선사는 나뭇가지 잡는 것쯤 기이할 것 없으니 벼랑에서 손을 놓아야 비로소 대장부라고 했습니다. 

봄은 모두에게 오지만, 정원의 꽃으로 자라게도 하고 풀밭의 가시나무가 자라게도 합니다. 

봄을 기다리지 말고 각자 힘껏 자기만의 색깔로 내 안의 봄을 맞이하시기를 기원드리면서 이만 마치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