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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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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스님 시사칼럼] 부끄러워하는 마음

정민지 2024-02-21 09:17:32

▪︎ 출연: 대구 보현암 주지 선진스님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시사칼럼’ (2024년 2월 21일)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안녕하십니까? 대구 보현암 주지 선진(善眞)입니다.

오늘은 ‘부끄러워하는 마음’을 제목으로 마음 나눠 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떤 사람이 조지 버나드 쇼(George Bernard Shaw)에게 물었습니다. 

“정치란 무엇인가?” 

“누가 산 꼭대기에 올라가느냐 하는 게임이다. 한 아이가 큰 쓰레기 더미 꼭대기 위로 올라가면, 나머지 아이들이 그의 자리를 빼앗으려고 하는 것 그것이 정치다”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이처럼 오늘날 사회 정치 지도층은 준법 정신(遵法精神)은 없고,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을 잃은 듯, 마치 블랙 코미디를 보는 듯합니다.

붓다 께서는 “진실로 스스로에게 부끄러워하는 마음, 진실로 남에게 부끄러워하는 마음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은, 설령 좋은 가문을 가지고 있더라도 미혹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이다. 어떤 사람이 부끄러운 일을 해놓고 부끄러워하지 않고, 잘못된 행동을 해놓고 반성하지 않는다면, 선근(善根)을 끊어 버려 나쁜 과보를 받게 된다. 불행의 시작이 여기서 비롯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옛 성현 들도 부끄러움을 아는 것(知恥)이 인간의 도리로 인간사에 있어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춘추 전국 시대(春秋戰國時代) 관중(管仲)은 ‘예(禮)·의(義)·염(廉)·치(恥)’를 일컬어 국가의4가지 기강(四維)이라고 말합니다. 

"예(禮)는 행동이 절도를 벗어나지 않는 것이요. 의(義)는 사상이 도덕적 표준에 부합하는 것이고, 염(廉)은 자기의 결점이나 잘못을 감추지 않는 것이요. 치(恥)는 체면을 차리고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으로 이 네 개가 끊어지면 나라가 망한다”고 했습니다.

공자는 "학문을 즐기는 것은 지혜에 가까워지는 것이며, 힘써 행하는 것은 인(仁)에 가까워지는 것이다. 부끄러움을 아는 것은 용기에 가까워지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맹자는 “사람은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없음을 부끄러워할 줄 안다면, 부끄러워할 일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선계경(善戒經)에 ‘부끄러워하는 데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본성에서 나오는 부끄러움이요, 둘째는 남으로 말미암아 생기는 부끄러움이다. 본성에서 나오는 부끄러움은 자신이 저지른 그릇된 일을 스스로 반성하고 거기서 올 나쁜 과보를 두려워해서 부끄러워하는 것이며, 남으로 말미암아 생기는 부끄러움은 자신이 지은 악(惡)을 남이 알까 두려워하여 부끄러워하는 것이다’라고 합니다.

유교경(遺敎經)에서는 ‘사람이 부끄러워할 줄 알아야 한다. 부끄러워할 줄은 아는 것은 옷을 입는 것과 같다. 온갖 치장 가운데서 부끄러움의 옷이 가장 으뜸가는 치장이다. 부끄러움은 칼과 같아서 사람의 그릇된 일을 제거한다. 늘 부끄러움을 지녀 잠시도 버리는 일이 없어야 한다. 만약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없다면 모든 공덕을 잃게 될 것이고, 부끄러워 할 줄 아는 사람은 선법(善法)을 지니거니와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사람은 금수(禽獸)와 다를 바가 없다’고 말합니다.

 

요즘은 떳떳하지 못한 불선업(不善業)중에, 들킨 죄와 찍힌 죄 2개 뿐이라는 유머도 있습니다. ‘나만 했는가? 잘못 한 게 없는데 들킨 게 죄일 뿐이다.’ 정쟁으로 서로 목숨을 걸고 저항하고 싸우며,없는 죄도 만들어서 모함합니다. 우리 자신들 또한 행실과 마음을 양심의 거울에 비춰보면 참으로 부끄럽고 민망하기 짝이 없습니다.

건강하고 정의롭고 성숙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예절과 의리 청렴과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 전제 조건으로, 개인적 차원의 노력 뿐만 아니라, 서로 믿고 신뢰하는 사회적 공감대 형성에 지위 고하를 떠나 노력해야 합니다.

시인 윤동주의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는 서시처럼 우리 모두 끊임없이 자신을 돌아보며 한 점 ‘부끄럼’없는 도덕적 삶을 살아가기를 발원하면서 이만 마치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