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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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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문 스님의 시사칼럼] 어떤 시작이라야 할까?

문정용 2024-01-04 17:03:15

대구 상락선원 선원장 혜문스님
대구 상락선원 선원장 혜문스님

■ 대구BBS 라디오아침세상 시사칼럼

■ 대구 상락선원 선원장 혜문 스님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08:30∼09:00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봉덕동 상락선원장 비구 혜문입니다.

불자로 산다는 것은 부처님의 가르침에 확신을 갖고, 그 가르침대로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불자로 살아가는 일에는 분명한 목적을 두고 있는데, 그것은 행복한 삶을 실현하는 것에 있고, 그 행복의 실현은 금생의 행복과 내생의 행복, 그리고 궁극적인 행복으로 나누어서 부처님께서는 말씀해 주셨습니다.

부처님께서는 금생에 행복하려면 보시를 실천하고 계율을 준수할 것이며, 학문과 기술을 익혀 사회에 기여하면서 자신의 행복을 실현하라고 하셨고, 금생에 삶이 다하면 내생으로 삶이 이어지기 때문에 다음 생의 행복을 위해서도 보시와 지계를 강조하셨으며, 특히 출가자를 대상으로 궁극적인 행복을 실현하려면 ‘오욕락의 추구로 행복하고자 하는 욕망을 버리고 보시를 실천하고 계율을 준수하라고 하시면서, 여러 애욕에는 환난과 공허가 따르기 마련이기 때문에 애욕에서 벗어나면 큰 공덕으로 인해 완전한 행복의 문이 열릴 것이라고 가르치면서 그 길을 걸으라고 독촉하셨습니다.’

이런 가르침이 탄생하는 기원이 되는 사건이 있는데, 가늠할 수조차 없는 오랜 세월 전에 한 청년이 깊은 생각에 잠겨 있었으니, 그 사람은 바라문 출신의 ‘수메다’라는 청년이었습니다.

‘수메다’는 생각했습니다.
‘세상의 학문으로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은 많다. 하지만 그 즐거움들은 쉽게 부서지고 오래 지키기 어렵다. 사람들은 그 무엇으로도 늙음과 질병과 죽음을 피할 수 없다. 언제 닥칠지 모를 이 두렵고 무서운 현실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없을까?’

한발 물러나 생각해 보니 세상의 기쁨과 즐거움은 슬픔과 두려움을 감추고 있는 가면과 다를 바가 없음을 ‘수메다’는 보았습니다.

사람들은 화사한 웃음으로 세상을 살아가지만 실제로는 안이비설신의가 치성하여 여기에 물들어서 괴로움으로 신음하는데, 놀랍게도 사람들은 이 괴로움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사람들이 없더라는 것입니다. 
‘이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해 주는 가르침은 없을까? 괴로움이 있다면 그것을 벗어난 안온의 세계도 있을 것이다. 그 문은 어디에 있는가? 나는 그 문을 찾으러 길을 떠나야겠다.’

길을 떠나 험난한 여정을 이어가던 ‘수메다’가 어느 지역을 지날 때였습니다. 
그 지역 사람들은 많은 백성들과 국왕까지 합세하여 거리를 청소하고 화려하게 무대를 단장하고 있는데, 그것은 ‘디빵까라’라는 부처님을 맞이하기 위해서였던 것입니다.

부처님을 몰랐던 ‘수메다’는 부처님이 어떤 분이냐고 물었고, 부처님은 완전한 지혜와 덕성을 성취하신 분으로 가장 위대한 스승이시고, 모든 고통과 번민을 넘어서신 분이시고, 그분의 발길이 닿은 곳이면 모든 재앙과 질병이 사라지며 그분의 발밑에 예배하고 공양을 올리면 모든 소원이 다 이루어진다는 말을 듣게 됩니다.

우여곡절 끝에 ‘수메다’는 ‘디빵까라’ 부처님께 예배할 수 있게 되었고, 먼 훗날에 석가모니로 불리우는 부처님이 될 것이라는 수기를 받게 되었으며, 이에 ‘수메다’는 넘치는 희열을 감출 수가 없어서 이렇게 노래하였습니다.

부처님은 두 말씀하지 않으시네 / 승리자는 두 말씀하지 않으시네 / 부처님에게는 거짓이란 없으니 / 나는 반드시 부처님이 되리라 / 허공으로 던진 흙더미가 땅으로 떨어지듯 / 나는 반드시 부처님이 되리라 / 짙은 어둠이 끝나면 태양이 솟아오르듯 / 나는 반드시 부처님이 되리라 / 깊은 잠에서 깨어난 사자가 포효하듯 / 나는 반드시 부처님이 되리라 / 짊어진 무거운 짐을 벗어 버리듯 / 나는 반드시 부처님이 되리라.

이렇게 노래한 ‘수메다’는 가장 높고 바른 깨달음을 향한 보살의 길을 힘차게 걷기 시작하였습니다.

어떤 유명 연예인은 자연스럽게 다음 생으로 이어질 삶을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는데, 다음 생은 어떤 삶이 펼쳐질지 안타까움이 앞섭니다. 
2023년이 역사의 뒤안길로 물러나고 2024년이 힘차게 다가왔는데, 우리는 어떤 발걸음을 시작해야 할까요?
깊은 생각에 잠겨 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