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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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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스님 시사칼럼] 견리망의 (見利忘義), 눈앞에 이익이 보이면 의리를 저버린다

정민지 2023-12-27 11:07:45

▪︎ 출연: 대구 보현암 주지 선진스님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시사칼럼’ (2023년 12월 27일)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안녕하십니까? 대구 보현암 주지 선진(善眞)입니다.

오늘은 ‘견리망의 (見利忘義), 눈앞에 이익이 보이면 의리를 저버린다’라는 제목으로 마음 나눠 보겠습니다.

 

올 한해도 저물어 가고 새해가 밝아 오고 있습니다. 

현상적으로 보면 시공간 속에 사는 우리들이 해가 바뀌고 새해가 밝아오는 듯하지만, 본질로 보면 가고 오는 것이 없이 항상 있는 그대로 여여 할 뿐입니다.

한해의 시작은 꿈과 계획으로 가득해야 하겠지만 요즘 우리사회는 세계적으로 고소득 사회가 되었으나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3고(三苦) 현상의 장기화로 서민 저소득층 삶은 더욱 팍팍해져 한층 더 어렵게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어려운 때에 정치인을 빗대기 좋은 말로 전국 대학교수들이 ‘이로움을 보자 의로움을 잊는다’ 라는 뜻의 '견리망의(見利忘義)’를 올해의 사자성어로 정했다고 합니다.

정치 지도층들이 이익 앞에 떳떳하지 못하고 나라 전체가 각자도생 의 싸움판이 되었다고 비판하는 뜻에서 선택했다고 합니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동업중생으로써 정치인에게만 마땅히 비난받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정당이 자신을 대변하는지 모르고 투표를 하는 사람에게도 책임이 있기 때문에 누구를 탓할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견리망의(見利忘義) 고사는 장자가 조릉(雕陵)의 정원에 갔다가 얻은 깨달음에서 나온 말입니다. 

조릉의 정원으로 사냥을 나간 장자가 날아와 앉아 있는 큰 새 한 마리를 발견했습니다. 장자는 새를 향해 활을 쏘려했지만 이상하게도 새는 전혀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자세히 보니 그 큰 새는 제비를 노리고 있었고, 제비는 또 제비대로 나무 그늘의 매미를 노리고 있었습니다. 물론 매미는 제비가 자신을 노리고 있는 줄도 모르고 울어대고 있었습니다.

장자가 기괴하게 생긴 까치가 탐나 이를 잡으러 새총을 들어 겨냥하는데 까치가 움직임이 없어 자세히 보니 까치는 사마귀를 노리고 있었고, 사마귀는 매미를 노리고 있었으며, 매미는 시원한 그늘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까치와 사마귀, 매미는 모두 당장 눈앞의 이익에 마음이 빼앗겨 자신에게 다가오는 위험을 모르고 있었다"고 적었습니다. 

장자가 '세상의 이치가 바로 이런 것이구나'하고 깨달음을 얻었다고 생각하는 순간 정원사가 다가와 '이 정원에 함부로 들어와서는 안 된다'고 책망했습니다.

이처럼 우리들도 눈앞의 이익에 마음을 빼앗겨서 지금 자기에게 어떤 위험이 닥치고 있는지를 모르고 있습니다.

장자의 글을 통해 우리들은 세상을 탓하기에 앞서 자신의 태도와 행동에 스스로 깨어나 준엄히 새겨보고 돌이켜야 하겠습니다. 

견리망의가 우리의 일상생활과 가치관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므로 각자 스스로 깨어나 반야지혜를 드러내어 무명을 타파하여 자신을 바로 보아 변화된 삶을 살아가라는 비유입니다.

 

인간의 삶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늘 합리화하고 곤경에서 벗어날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소인은 이익이 생기지 않으면 선(善)을 포기하며, 상하지 않으면 악(惡)을 계속합니다. 그러나 걸림 없는 참사람(菩薩)은 선도 악도 생각하지 않고 마음과 바깥 경계를 함께 버려 아무 거리낌 없이 자유자재로 살아갑니다.

부처님께서는 인간은 결코 그의 신분에 의해서 비천해지거나 고귀해지지는 않는다. 인간을 비천하고 고귀하게 만드는 것은 신분이 아니라 그 자신의 행위다. 라고 말씀 하셨습니다.

자신의 이익 앞에 정의를 저버리는 견리망의(見利忘義)를 이익을 보면 의로움을 생각하는 견리사의(見利思義)로 바꿔 진리를 살펴 도덕의 빛에서 떠나지 않고, 인의(仁義)에 따라 살아가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이만 마치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