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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혜문 스님의 시사칼럼] 부처님 법을 전합시다. 상세보기

[혜문 스님의 시사칼럼] 부처님 법을 전합시다.

문정용 2023-12-06 17:41:23

대구 상락선원 선원장 혜문스님
대구 상락선원 선원장 혜문스님

 

■ 대구BBS 라디오아침세상 시사칼럼

 

■ 대구 상락선원 선원장 혜문 스님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08:30∼09:00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봉덕동 상락선원장 비구 혜문입니다. 

 

평화롭고 안락한 나라에 화려하고 웅장하기도 한 궁궐에는 세상에서 남 부러울 게 하나 없는 태자와 태자비가 살고 있었습니다. 

 

세 개의 궁전을 지어 놓고 우기와 여름철과 겨울철에 각각 머물면서 산해진미를 먹었고, 언제나 아름다운 선율이 흘렀으며, 춤추고 노래하는 일이 끊어지지 않았습니다. 

 

겨울철이 끝나갈 무렵 태자는 궁궐의 위용을 과시하며 꽃피는 동산으로 나들이를 갔을 때, 갑자기 말들이 놀라는 바람에 마차가 크게 흔들렸고 태자는 마차에서 떨어질 뻔하였습니다. 

길거리에 나타난 노인은 헝클어진 하얀 머리칼에 거무죽죽한 얼굴이며 허리가 굽어 지팡이에 의지한 채, 제대로 걷지도 못하면서 숨을 헐떡이며 겨우 걷고 있었던 것입니다.

태자는 물었습니다. 

“무슨 일이냐?” 

“길을 건너던 노인이 재빠르게 길을 건너지 못해서 생긴 일입니다.”

태자가 밖을 바라보며 노인과 눈이 마주쳤고, 초점을 잃어버린 노인의 눈동자는 퀭하니 힘이 없었습니다. 

 

궁궐로 돌아온 태자는 생각에 잠겼습니다. 

‘늙는다는 것은 참으로 서글픈 일이로구나, 생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니 다들 조롱하고 싫어하는구나, 사람으로 태어난 이상 그 누구도 늙음을 피할 수가 없다. 나도 저렇게 초라하게 늙어가며 사람들의 조롱과 혐오를 피할 수 없으리라. 내가 화려한 마차에서 젊음을 과시하며 저 노인을 업신여기면서 비웃을 수 있겠는가?’

 

다음날은 병든 사람이 섬뜩한 몰골을 하고 거적때기에 고통스러운 몸을 뒤척이고 있음을 보고, ‘저 사람인들 저 아픔을 어디 상상이나 했을까? 저 사람 역시 지난날엔 나처럼 젊고 건강했으리라, 찬란한 미래를 꿈꾸고,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으리라.’ 

또 다른 날에는 장례 행렬을 만났는데, 유족들은 죽은 자의 옷자락을 붙들고 하늘이 무너져라 울부짖고 있었지만, 한 번 떠나간 사람을 다시는 살아서 볼 수 없고, 부귀와 권세를 누리며 살던 사람이 죽음 앞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음을 실감해야 했습니다. 

‘슬픈 일이다. 죽음을 피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내가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모두가 저렇게 떠나리라. 나 역시 내일도 오늘처럼 살아 있으리라 는 장담을 할 수 있을까?’

 

다시 궁궐로 돌아온 태자는 번민에 휩싸여 부왕인 아버지를 뵈옵고 출가의 뜻을 밝혔습니다. 

“아버지 저는 수행자의 길을 가고 싶습니다.”

평소에 태자를 눈여겨본 아버지는 어느 정도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드디어 올 것이 오고야 말았구나’

 

그래서 아버지는 태자를 설득하며 만류하기 시작합니다. 

“태자야, 제발 마음을 돌려라. 이 나라와 이 가문을 생각해 다오, 너의 소원은 무엇이든지 다 들어줄 터이니 출가하겠다는 말은 말아다오.”

 

태자는 말합니다. 

“그렇다면, 저의 네 가지 소원을 들어주신다면 저는 출가하지 않겠습니다. 아버지, 영원히 젊음을 유지하며 늙지 않게 해주시고, 건강하여 병들지 않게 해주시고, 죽지 않고 영원히 살게 해주시고, 사랑하는 사람과 영원히 이별하지 않게 해 주십시오, 그러면 저는 출가하지 않겠사옵니다.”

이 싯달타 태자는 훗날 출가하여 수행을 통해 깨달음은 성취하고 인류의 영원한 스승이신 부처님이 되셨습니다. 

 

이 물음에 대한 아버지의 대답은 무엇이었으며, 이 네 가지를 성취할 수 있는 길은 과연 있기나 하는 것일까요?

 

엊그제, 불교계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며 ‘부처님 법을 전하자’고 외치시던 스님께서 ‘생사가 없다 하나, 생사 없는 곳이 없구나. 더 이상 구할 것이 없으니, 인연 또한 사라지는구나!’라는 열반송을 남기고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부처님 법을 통해 생사를 벗어나는 일에는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지 다음에 한 번 더 살펴 보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