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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최영식교수 아침칼럼] 경주 토함산 석굴암 본존불의 존명(尊名) 상세보기

[최영식교수 아침칼럼] 경주 토함산 석굴암 본존불의 존명(尊名)

정민지 2023-12-01 10:44:11

▪︎ 출연: 대구한의대 한문화건축연구소 최영식 교수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아침칼럼’ (2023년 12월 1일)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안녕하십니까? 문화재청 문화재 수리기술위원, 대구한의대학교 한문화건축연구소의 최영식 교수입니다.

오늘은 경주 토함산 석굴암 본존불의 존명(尊名)에 대하여 알아볼까 합니다.


석굴암 본존불은 오른손을 편 채로 결가부좌한 오른쪽 무릎 아래로 내려뜨린 형태의 항마촉지인 수인을 하고 있습니다. 항마촉지인 불상은 일반적으로 석가모니불이 취하고 있는 손의 형태로 알려져 있습니다. 초우 황수영 박사는 석굴암 본존이 '석가여래좌상'으로 불리게 된 계기는 일본인 학자들이 석굴암 본존불의 항마촉진인 수인만을 가지고 속단한 것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황수영 교수는 항마촉지인 수인은 석가여래좌상만 한정된 수인이 아니며 석굴암 본존을 석가라 전하는 기록이나 구조는 없다고 하면서 일본인들이 석굴암을 조사하기 이전에 사용된 '수광전(水光殿)' 편액과 구한말 수리를 기록한 '토함산 석굴 중수상량문(吐含山石窟重修上樑文)'이 석굴암 본존을 아미타불로 볼 수 있는 근거라고 하였습니다. '수광전(水光殿)'이란 바로 아미타불을 가리키는 '무량수불' 또는 '무량광불'에서 물'수(水)'자와 빛'광(光)'자를 따서 이름한 것이며, 이 수광전 편액이 석굴암 전실에 걸려 있었던 것으로 보았던 것입니다.

 

석굴암 본존불이 아미타불일 가능성이 높은 또 다른 이유로 항마촉지인을 하고 있는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의 본존불과 군위 삼존석굴의 본존불이 아미타불임에도 항마촉지인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였습니다. 경주 석굴암 본존불이 아미타불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은 11면 관음보살의 존재를 통해서도 주장되었습니다. 이것은 아미타불의 협시인 11면 관세음보살상이 석굴암의 본존불 뒤에 있는 것으로 보아 본존불은 아미타블일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삼불 김원룡 교수는 석굴암 본존불이 아미타불일 가능성이 높은 이유로 영주 부석사의 아미타불상과 같이 석굴암 본존불이 동향을 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고, 이기백 교수는 '대성효이세부모'에 나오는 석굴암 창건 설화가 전세 부모의 서방 극락정토 왕생을 기원하는 신앙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본존불이 아미타불일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를 긍정하였습니다.

석굴암 본존불이 아미타불일 가능성이 제기된 이후에도 석굴암 본존불을 석가모니불로 보아야 한다는 의견은 꾸준히 주장되었습니다. 석굴암 본존불을 석가모니불로 본 견해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시기 일제의 일본 학자들에 의해 처음 제기되었으며, 이후 역사학자 서여 민영규에 의해서도 제시되었습니다.
 

또한 경전에 근거하여 석굴암 본존불을 석가모니불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 바 있습니다. 석굴암 조성의 바탕이 된 경전은 관불산매해경(觀佛三昧海經)이며, 이 경전의 '관사위의품(觀四威儀品)'에는 석굴에 살던 독룡(毒龍)을 석가모니가 범천과 제석천, 금강역사, 십대제자를 시켜서 항복시키고 용황 등의 권속들을 교화하고 구제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석굴암에 배치된 불상군이 그 내용을 표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석굴암에는 법화(法華)와 화엄(華嚴)을 포함한 신인종사상(神印宗思想)이 융화되어 있다고도 하고, 석굴암의 창건주인 김대성이 처음에는 유가종(瑜伽宗)과 인연을 맺었지만 후에 화엄종과 결탁되는 사실을 볼 때, 불국사는 의상계의 화엄사상이 반영되었고, 석굴암에는 유가밀교사상이 반영되었다고도 합니다.


근래의 연구 성과로는 석굴암 본존불을 아미타불이나 석가블로 단정 지을 수 없고, 더 높은 차원에서 교리 통합론을 가리키는 원융(圓融)적 성격의 불상으로 파악해야 한다는 의견이 개진된 바 있습니다. 이는 석굴암 본존불상은 역사적으로 실존했던 석가모니불의 성격과 더불어 문수보살상, 보현보살상과 삼존을 이루는 화엄경의 법신인 비로자나불의 성격, 그리고 11면 관음보살상과 동적을 이루는 아미타불의 성격을 모두 원융하고 있다고 본 겁니다.
오늘은 석굴암 본존불의 존명에 대하여 알아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