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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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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스님 시사칼럼] 말을 따라가지 말고 본질을 보라

정민지 2023-11-29 13:47:24

▪︎ 출연: 대구 보현암 주지 선진스님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시사칼럼’ (2023년 11월 29일)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안녕하십니까? 대구 보현암 주지 선진(善眞)입니다.

오늘은 ‘말을 따라가지 말고 본질을 보라’라는 제목으로 마음 나눠 보겠습니다.

 

초발심자경문에 ‘입은 화의 문이니 반드시 엄격히 지켜야 하고, 몸은 재앙의 근본이니 가벼이 움직이지 말아야 한다. ​자주 나는 새는 그물에 걸리기 쉽고 경망스럽게 달아나는 짐승은 화살에 맞을 위험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회 지도자의 경우 말 한마디가 파급력이 커서 한두 줄 이야기한 것이 중의적 해석으로 각종 오해를 받아 욕을 먹고 파장이 일어나는 경우도 더러 있습니다.

세상을 보는 눈은 말과 글로 시작 되는 데, 듣는 자의 몫이지만 같은 사안을 두고도 현상은 복잡해져 정치 성향에 따라 앞서 판단 평가해 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선호도에 따라 누가 말하는 가에 따라 달리 해석 하고, 왜곡 사실을 기록하고 방송이 다르고 표정이 다르고 보고 잘못 받아 드리는 경우가 다릅니다. 고정관념에 의해 본질을 보지 못하고 오해하거나 확증편향으로 고착화하여 극단화하기도 합니다.

최근 인요한 혁신위원장에게 영어로 말을 걸어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던 이준석 전 국민의 힘 대표가 영어로 소통을 시도했다는 이유로 racist(인종차별주의자) 의도로 몰아가 논란이 됐습니다.

본인이 영어로 이야기한 것은 바이링구얼(bilingual·이중언어)이고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영어로 표현했다는 입장을 내 놨음에도 옳고 그름을 판단하여 밝히거나 잘못된 점을 논리적으로 비판하는 사람보다는 감정적으로 비난하는 사람이 너무 많은 듯합니다.

 

진정한 관계는 존재에 대해 마음이 청정하여 의식이 깨어 있을 때에만 가능합니다. 말을 따라가 문제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그 너머 본질을 꿰뚫어 볼 줄 알아야, 타인의 말에 집착하지 않고, 자유로워질 것입니다. 깨어있지 않을 때는 스크린 너머에 있는 상대방의 진정한 참모습을 느낄 수 없게 됩니다.

불교에서는 마음(心)을 심의식(心意識)이라 말합니다. 쌓고 일으키는 능력, 사량, 요별 하는 마음으로 신체의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신체감각(촉각), 의식이 수시로 그 대상 형색, 소리, 냄새, 향기, 맛, 피부자극, 사건 현상 등 생각의 대상을 접할 때마다 우리들 의식 세계 안에서 일어나고 소멸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감각기관이 영원하지 않고 생겨났다 언젠가는 소멸되므로 무상한 것입니다. 무상한 것은 괴로움입니다. 그러므로 감각적 집착과 즐거움을 싫어하고, 그것으로부터 떠나보내야 만이 마음이 청정해져 삼매에 들 수 있습니다.

육안은 알음알이(識)를 조건으로 정신물질(名色)이 생겨나 세상을 이원적으로 분리시킵니다. 육체의 두 눈 사이에 빈공간이 있는데 제 3의 눈입니다. 육안으로 보지 않고 제 3의 눈을 통해 바라보면 단지 바라보기만 하고 알 때는 알기만할 뿐입니다.

 

법구경에서는 ‘몸을 조심하고 입을 조심하여 나쁜 행동 거친 말이 나오지 않도록 보호하는 것이 착한 일이다. 좋은 뜻을 가져 이것이 실천되도록 보호하는 것이 착한 일이다. 착한 일을 하면 모든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존재에 대해 깨어 있으려면, 마음을 따라가지 않고 바로 돌이키면 세상에 집착하지 않고 마음 챙기고 알아차리면 서로 상호보안 적 관계로 전존재를 갈등 없이 볼 것입니다.

대지도론(大智度論)에 진실한 말을 하는 사람은 보시, 지계, 학문, 다문을 빌리지 않고도 오직 진실한 말을 하는 그것만으로도 끝없는 복을 짓는다고 했습니다. 

이만 마치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