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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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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스님 시사칼럼] 훌륭한 지도자는 나누는 일을 하지 않는다

정민지 2023-11-15 09:59:31

▪︎ 출연: 대구 보현암 주지 선진스님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시사칼럼’ (2023년 11월 15일)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안녕하십니까? 대구 보현암 주지 선진(善眞)입니다.

오늘은 훌륭한 지도자는 나누는 일을 하지 않는다. 라는 제목으로 마음 나눠 보겠습니다.

 

도로변의 한 잎 두 잎 바람에 떨어지는 낙엽도 하나의 나무 뿌리에서 뻗어 나와 수많은 잎들처럼 무성하게 자라나지만, 다시 본래의 뿌리로 되돌아가는 것처럼, 우리 인간도 하나 인 의식에서 갈라져 나와 각자 분리된 의식으로 살아가지만, 생명의 본질은 하나의 의식 뿐 입니다.

하나 인 생명으로 모든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으므로 나눌 수 없는 역동적인 순환 관계 속에서 서로 교섭하고 융합하면서 성장하는 상보적 관계로 살아가야 합니다.

만물이 상호 의존적이기 때문에 홀로 독립적이어서도 아니 됩니다. 양 극단이 극단이 아닌, 바로 그 중간 삶이 균형을 이루어 나가는 곳에 상호 의존이 있습니다.

 

인간의 마음은 하나에 반대하여 다른 하나를 선택하려 합니다. 항상 존재를 두 부분으로 나누어 선택함으로써 이원성이 발생하여 갈등과 분열 유발 시킵니다.

특히 우리 사회 정치에서의 이분법은 더욱 심각한 문제입니다. 보수와 진보, 좌파와 우파 등을 대립 시켜 사회적 양극화를 가속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와 이념이나 정치 성향을 따라 차별화되고, 서로 다른 집단 간의 편견과 분쟁이 생겨나게 만듭니다.

좌우 흑백논리로 서로 대립하고 영원히 평행선을 달릴 수밖에 없는 지금 의 정치적인 상황과 정당들을 지지하는 사람들도 양극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신문 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45% 정도가 작년 이태원 참사로 심리적 트라우마를 경험했다고 합니다.

얼마 전 윤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 추도식에 민주당에서 주관하는 정치 집회이기 때문에 사실상 가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놔, 야당은 참석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대통령은 결국 가지 않았습니다.

재난은 생존자의 책임이 있는 것도 아니고, 사랑하는 가족과 자식을 잃었는데 정작 책임이 있는 사람들은 그 책임을 회피하고, 사회 지도층들이 이념 성향을 나타내거나 사안에 대해 특정한 입장을 갖는 것은 정치적인 프레임에 갇힌 편협성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사회 지도자는 나의 생각과 나의 견해가 무조건 옳다는 아집, 독선으로는 결코 사회 통합을 이뤄낼 수 없습니다.

 

모든 것은 연기적 관계 속에서 서로 연결되어 다른 것과 함께 존재하므로 세상을 보고 싶은 대로 보는 사람과 세상을 보이는 대로 보는 사람은 차이가 있습니다. 보는 모든 것은 보는 자의 관점에 따라 채색되고, 어떤 위치에서 보느냐 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은 하나의 본질로 충만해 있습니다. 존재계는 이중성을 넘어서 하나 입니다. 그러나 인간만이 '이것은 옳은 것이고 저것은 옳지 않은 것이다' 라는 식으로 모든 분별을 만들어 냅니다.

자기 자신과 생각과 감정, 몸을 동일시하면 보이지 않는 장막이 생겨 고정관념에 사로잡히고, 자기 나름의 판단과 분별력으로 통합 대신 세상과의 장벽을 만들어 갈라 치기로 여러 관계와의 단절 또는 왜곡으로 진정한 관계를 이루지 못하게 됩니다.

물질화된 경쟁과 퇴락 존재들의 고향 상실의 시대에, 지금 여기 현존 안에서 근본적으로 깨어나, 의식의 대전환으로 본질을 바로 보고 바로 알면, 이전에는 보지 못한 시야가 눈에 들어와, 자기 자신을 비춰 보게 되어, 나와 남이라는 개별성으로 나누거나 쪼개지 않고, 전체성인 생명력과 하나가 될 것입니다. 

이만 마치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