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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혜문 스님의 시사칼럼] 희대의 살일마 앙굴리말라 2 상세보기

[혜문 스님의 시사칼럼] 희대의 살일마 앙굴리말라 2

문정용 2023-08-30 15:48:33

대구 상락선원 선원장 혜문스님
대구 상락선원 선원장 혜문스님

■ 대구BBS 라디오아침세상 시사칼럼

 

■ 대구 상락선원 선원장 혜문 스님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08:30∼09:00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봉덕동 상락선원장 비구 혜문입니다. 

 

너무도 순수하고 착하다는 의미의 ‘아힘사카’는 아무런 영문도 모른 채 주위의 시샘과 모함으로 인해 한순간에 ‘사람의 손가락으로 목걸이를 만든다’는 뜻의 ‘앙굴리말라’라는 이름이 붙여지게 된 이야기는 지난번에 말씀드렸습니다. 

 

스승이라는 사람이 제자에게 행한 잘못된 복수의 시샘으로 인해 99명을 죽여 손가락으로 목걸이를 만들어가던 ‘앙굴리말라’는 마지막으로 부처님을 죽이려고 하였으나, “나는 이미 멈추었노라, 이제 멈추어야 할 사람은 바로 그대이니라.”라는 가르침에 정신을 차린 ‘앙굴리말라’는 즉시에 부처님의 제자가 되어 부처님을 따라 승원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순식간에 벌어진 희대의 살인극은 당시 코살라국의 파세나디 대왕에게 알려지자 부처님을 보호하고 ‘앙굴리말라’를 제압하기 위하여 즉시 군대를 파견하여 부처님이 계시는 승원에 도착하게 됩니다. 

 

대왕은 부처님을 뵈옵고 부처님과 승원을 보호하고 ‘앙굴리말라’를 잡으려 왔노라고 아뢰었는데, 부처님은 이렇게 물으셨습니다. 

“대왕이시여

만약에 ‘앙굴리말라’가 지난 잘못을 정말로 뉘우치면서 누구도 해치지 않는 수행자로 살기 위해 출가하였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부처님의 위신력을 잘 알고 있는 대왕의 대답은

“부처님이시여

만약에 ‘앙굴리말라’가 부처님의 제자가 되어 수행의 길을 걷는다면 저는 차별없이 수행자에게 올리는 공양을 아끼지 않겠나이다.”

 

다시 부처님은

“대왕이시여

바로 저곳에 앉아 있는 수행자가 ‘앙굴리말라’, 즉 ‘아힘사카’ 입니다.”

 

깜짝 놀란 대왕은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하고 즉시에 공양을 올리려 했지만, 자신의 크나큰 과오를 깨달은 ‘앙굴리말라’는 ‘지금 가진 것으로도 충분하다’면서 정중히 대왕의 공양을 거절합니다. 

이에 대왕은 부처님을 이렇게 찬탄하였습니다. 

“부처님이시여 참으로 훌륭하십니다. 

부처님께서는 실로 정복하지 못할 자를 정복하시었고, 다스릴 수 없는 자를 다스리었으며, 난폭한 자를 조용히 만드셨고, 사나운 불과 같아서 꺼버릴 수 없는 자를 꺼버리셨으며, 저희로서는 창과 칼로도 다스릴 수 없는 자를 잘 다스리셨습니다. 부처님이시여, 참으로 위대하시고 거룩하십니다.”

 

잘못된 생각과 잘못된 판단으로 흉폭하게 날뛰어 마구잡이로 사람을 죽였던 ‘앙굴리말라’를 본래의 평정한 마음으로 되돌리신 부처님의 위신력을 찬탄하는 말을 남기고, 파세나디 대왕은 안심하면서 궁으로 되돌아 가게 됩니다. 

 

새로운 스승인 부처님을 만나 출가의 길을 걷게 된 ‘앙굴리말라’는 철저하게 승가의 법도에 따라 생활할 것을 다짐하고, 음식 먹을 때가 되어 탁발에 나서고자 하였으나 부처님께서는 조용히 만류하셨습니다. 

 

“‘앙굴리말라’여 그대가 탁발에 나서기에는 아직 때가 이르다. 당분간 조용히 지내며 다른 비구가 탁발해 온 것에 의지하도록 하여라.”

그러나 ‘앙굴리말라’는 승가의 법도를 어길 수 없고, 이제는 다른 비구들에게 피해를 줄 수 없다면서 한 끼를 해결하기 위해 스스로 탁발에 나서게 됩니다. 

 

탁발에 나선 ‘앙굴리말라’를 알아본 마을 사람들 일부는 끔찍한 피해를 당한 분노를 참을 수 없어 출가한 ‘앙굴리말라’에게 돌 팔매질을 하게 됩니다. 

평소 같으면 장정 백여 명이 달려들어도 꿈쩍도 하지 않고 맞서 싸우는 사람인데, ‘앙굴리말라’는 그 돌팔매를 고스란히 맞았고, 탁발 시간이 끝나 피투성이가 된 채로 부처님 곁으로 겨우 되돌아와서 쓰러지자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수행자 ‘앙굴리말라’여! ‘지금 그대의 심정이 어떠한가?’ 라고 물으시고, ‘그대는 인내하라, 그대는 인내하라. 그대가 지은 악업으로 인해 수천 년을 지옥의 과보를 받을 것을 지금 다 받고 있느니라’.”

이 말씀을 듣고 ‘앙굴리말라’는 조용히 숨을 거두었다고 경전에 전해집니다. 

 

요즘 좌절감과 열등감으로 인해 묻지마 살인을 저지르고, 심지어 살인 예고 글을 태연히 올리고 있는데, 이런 상황을 어떻게 계도해야 할지 불교적 입장에서 다음 시간에 한 번 더 살펴보고자 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