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으로 바로가기

칼럼

[최영식교수 아침칼럼] 극락왕생의 염원을 담은 수구다라니 상세보기

[최영식교수 아침칼럼] 극락왕생의 염원을 담은 수구다라니

정민지 2023-08-25 17:58:37

▪︎ 출연: 대구한의대 한문화건축연구소 최영식 교수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아침칼럼’ (2023년 8월 24일)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안녕하십니까. 문화재수리기술위원, 대구한의대학교 한문화건축연구소의 최영식 교수입니다. 

오늘은 ‘수구다라니’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반적으로 불상 안에서 복장유물을 수습할 때 제일 많이 나오는 것이 ‘다라니’입니다. ‘다라니’는 ‘옴마니반메훔’이나 ‘수리수리 마수리’처럼 소원을 성취하기 위해 외우는 불교 주문을 말하는데, 대체로 악을 없애고 복을 빌 때나, 죽은 이의 명복을 빌 때, 또는 불보살을 공양하거나 참회할 때에 주문을 외는 형식으로 이용됩니다.

 

다라니의 종류는 매우 다양합니다. 노랫가락처럼 입으로 외우는 것도 있고, 다라니 구절을 종이에 적어서 부착하거나 돌에 새기는 등 눈으로 볼 수 있는 ‘물질’로 만든 것도 있습니다.

물질로 만든 다라니는 호신용으로 몸에 소지하거나 무덤에 묻었으며, 불상이나 탑 내부와 같은 성스러운 장소에 넣어 두기도 했습니다.

‘수구다라니’는 물질 다라니 중의 하나로, ‘수구’는 중생이 소원을 구하면 성취한다는 뜻입니다. 수구다라니를 만드는 방법은 비단이나 종이에 다라니 주문을 비롯하여 불교의 신이나, 꽃이 꽂힌 리본 달린 병이나, 나팔 등을 그리는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수구다라니를 지니고 있는 사람은 지은 죄가 사라지며, 죽어서 극락왕생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수구다라니 기원은 천100년 전의 통일신라시대 수구다라니 신앙기록과 유물이 나온 바 있어, 그 기원이 통일신라시대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지금까지 그 시기로 특정할 수 있는 유물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수구다라니의 제작 시기가 확실한 것 중 가장 이른 것은 보물 제1507호로 지정된 광주 자운사 대웅전에 봉안되어 있는 고려 후기 목조아미타여래 좌상 복장유물에서 나온 것으로 1184년 고려시대에 제작한 ‘수구다라니’입니다.

 

중국에서는 수구다라니가 우리나라보다 더 앞선 당나라(618~907) 초기부터 만들어졌는데, 중국 당나라의 수구다라니는 중앙에 그림을 그리고, 그 주위에 다라니를 서사하고, 가장자리에 밀교 법구를 그린 형태입니다.

이러한 당나라의 수구다라니는 주로 무덤 유적에서 발견되는데, 그 대표적인 것은 중국의 중남부에 위치한 사천성(四川省)의 무덤에서 발견된 것입니다.

사천성 무덤에서 출토된 수구다라니는 발견 당시 시신이 착용한 팔찌 속에 돌돌 말린 채 들어 있었는데, 이것은 수구다라니를 지니면 극락왕생할 수 있다는 효험을 믿고, 죽은 자에게 수구다라니가 들어 있는 팔찌를 착용시킨 것으로 생각됩니다.

다른 당나라 시대의 무덤에서도 목걸이나 팔찌 등의 장신구에서 수구다라니가 발견되는 것으로 보아 당시 장례 풍습에 수구다라니를 넣는 행위가 크게 유행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오늘은 극락왕생의 염원을 담은 수구다라니에 대하여 알아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