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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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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스님 시사칼럼] 남 탓하지 말자

정민지 2023-08-23 09:03:38

▪︎ 출연: 대구 보현암 주지 선진스님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시사칼럼’ (2023년 8월 23일)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안녕하십니까? 대구 보현암 주지 선진입니다.

오늘은 ‘남 탓하지 말자’라는 제목으로 마음 나눠 보겠습니다.

 

세상 만물은 상호간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은하계를 포함한 전 우주는 그 안의 미세 입자 하나하나 와도 연결되어 있으므로 운명적 동질성입니다.

불교에서는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을 화엄의 세계라고 말합니다. 화엄 세계란 온갖 꽃들이 어우러져 장엄된 세계를 말합니다. 모든 꽃들이 저마다 제 모습을 지니고 있듯이, 황새는 황새대로 뱁새는 뱁새대로 제 각각 나름대로 온갖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상응부 경전에서는 여기 두 묶음의 갈대 단이 있다고 하자. 이 갈대 단들이 서로 의지하고 있을 때는 굳건히 서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두 개의 갈대 단 중 어느 하나만 치워도 그 갈대 단은 모두 쓰러지고 만다. 이와 같이 네가 있으므로 내가 있고, 내가 있으므로 네가 있는 것처럼 대결하려는 너와 내가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있는 너와 나의 존재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모든 것들은 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항상 무엇과 서로 말미암아 일어나서, 공존하며 변해가고 함께 의존하여 사라집니다. 그러므로 세상사 내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곤궁 할수록 남을 원망 하거나 탓하지 않아야 합니다.

 

후쿠시마 핵 폐수도 야당의 선동으로 어민들이 불안 해 한다. 양평 고속도로도, 온열환자 발생 등으로 준비 부족 비판이 제기된 새만금 세계잼버리 파행도, 전 정부에서 5년 동안 준비한 것이라며 말합니다. 나라의 지도자는 잘못되면 내 책임은 항상 그럴 듯한 핑계 속에 숨어 버리고, 언제나 전 정부 탓으로 돌립니다.

 

사람이 가장 하기 어려운 말은 남의 입장으로 돌아가 생각하고,  “내 탓입니다" 라고 말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세상사는 길흉이 생깁니다. 길흉은 천지인의 탓으로 지도자 한 사람의 탓이 아닙니다. 그러나 나라의 지도자는 몸을 낮출 줄 알아야 합니다. 덕 있는 지도자를 만나면 나라가 순하게 흘러갑니다. 내 탓입니다 이런 말을 분명히 할 수 있는 사람은 신뢰와 존경을 받을 만한 지도자입니다.

 

논어(論語)의 위령공편(衛靈公篇)편에 ‘군자는 남을 탓하지 않는다. 군자는 자신( 자己 )에게서 잘못을 찾는다. 소인은 남들에게서 잘못을 찾는다’고 말했습니다.

우리들은 항상 ‘저기’를 바라보고 '여기'를 직시하여 자신에게 몰입하지 못하고, 자신이 아닌 ‘저 것’을 탓하고 있습니다. 잘 되면 내 덕, 잘못되면 네 탓으로 돌려 싸워 이기려고 합니다. 진정 이기고자 한다면 남 탓하지 않고 침묵을 지킬 줄도 알아야합니다.

 

능가경에서는 마음이 생기면 온갖 대상의 경계가 생기고 마음이 없어지면 온갖 대상의 경계도 없어진다. 모든 세계는 마음이 만들어 놓은 것이고 모든 존재는 마음이 인식하는 그림자 일 뿐이다. 라고 말 합니다.

여는 야 탓, 야는 여 탓, 언론 탓, 정치 탓, 조상 탓, 남 탓으로 돌리는 모든 판단 분별이 모든 불행의 원인입니다. 이러한 생각과 감정 견해 판단 믿음은 그 근원인 마음에서 나옵니다. 마음이 고요하여 완전히 지금여기에 현존에 할 때 우리는 전체와 하나 된 완전한 영혼이 되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그대가 어떤 기분을 느낄 때 그것을 타인에게 투사하지 말고, 오직 그대의 중심에 자리를 잡고, 거기에 머무르라’고 말씀 하셨습니다.

모든 문제는 마음의 환영일 뿐입니다. 어떤 상황에서 반대나 증오의 감정이 생길 때, 그때 즉시 외부로 향할 것이 아니라, 내면의 중심으로 들어가 바깥세상을 탓하지 않을 때, 세상은 바뀌고 성장 할 수 있습니다. 인생 최대 예물은 관용입니다. 

이만 마치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