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연: 대구한의대 한문화건축연구소 최영식 교수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아침칼럼’ (2023년 8월 11일)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안녕하십니까. 대구한의대학교 한문화건축연구소의 최영식 교수입니다. 

오늘은 경주남산 ‘신선암 마애보살 반가상’의 조각술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신선암 마애보살 반가상은 경주 남산 최고봉인 해발 494m의 ‘고위봉’ 남동쪽 암벽에 새겨져 있습니다. 암벽 30m가량 떨어진 곳에 칠불암이 내려다 보입니다.

마애불 앞 평탄지는 폭이 3.3m이고, 길이는 약 16m 정도인데 절벽 쪽에 경사지를 제외하면 실제 폭은 2m 밖에 안 됩니다.

마애불 앞부분은 원래 1.2m 폭 밖에 되지 않았는데 참배객들의 안전을 위하여 지금은 마애불 정면 절벽에 철재 구조물을 설치하여 공간을 넓혀놓았습니다.

경주 남산 신선암 마애보살 반가상의 암벽은 원래는 뒷면 바위와 한 덩어리였는데, 지금은 남쪽과 북쪽 두 덩어리로 나뉘어져 있고, 남쪽은 다시 세 덩어리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그 중 가장 남동쪽 모퉁이 바위 암벽에, 반가상을 새기기 위한 바탕면으로 삼았습니다.

마애불 암벽 바탕면은 상부보다 하부가 들어가 있는 경사면인데 그 하부의 깊이는 약 45㎝ 정도로, 옆에서 보면 8°정도의 기울기를 갖도록 바탕면을 깍아 내었고, 깍아낸 바탕면은 거칠게 쪼아서 반가상을 잘 돋보이게 하였습니다.

보살상은 보관 중앙에 화불이 새겨진 ‘삼산보관’을 쓰고 구름 위에 놓인 대좌에 반가부좌 자세로 앉아 왼손은 가슴 위에서 손바닥을 앞으로 향하여 엄지와 중지를 맞댄 ‘중품인’을 하고, 오른손은 왼손보다 낮게 꽃가지를 오른쪽 어깨 방향으로 들고 있는 자세를 취하고, 광배도 두광과 신광, 거신광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삼산보관을 쓴 것으로 보아 관세음보살로 추정되는   보살상의 앉은키는 1m 정도이고, 어깨폭은 60㎝, 무릎폭은 90㎝ 정도입니다.

보살상의 얼굴은 U자형으로 턱선이 둥글고 이마 폭보다 볼과 턱선 폭이 조금 더 넓습니다. 좌측 귀를 눈꼬리 쪽으로 약간 돌출시켜서 측면 얼굴선이 경직되어 보이지 않도록 하고, 돋을새김 조각으로 얼굴선이 측면에서부터 앞으로 나오게하여 시각적으로 갸름하게 보이도록 하였습니다.

보살상의 얼굴 폭은 20㎝, 턱부터 이마선까지 높이는 23.4㎝로, 귀를 제외하고 눈과 코와 입을 뚜렷하게 하였습니다.

특히 입의 윤곽은 두툼하지만 입술을 가늘게 처리하여 인중선이 강조되었고, 코끝도 묵직한 편이지만 콧대와 미간 폭을 줄이고 입가의 미소선과 광대 위의 눈가선은 오히려 얼굴의 풍만함을 느끼게 하였습니다.

눈은 3㎜ 정도 아주 작게 떠있도록 눈꼬리를 날카롭게 처리하여 인자함이 배어있고, 오른쪽 눈썹은 왼쪽 눈썹보다 17㎜ 정도 더 높습니다. 오른쪽 눈썹 높이에서 이마 가운데에 백호를 새겨 놓았는데, 백호는 직경 2㎝정도에 반 구형으로 3㎜정도 밖으로 돋게 하였습니다.

머리에는 보관을 쓰고, 이마 위로 2.7㎝정도 민머리인 ‘소발(素髮)’을 드러내놓고 삼산보관을 씌웠습니다. 

소발은 보관 위 정수리와 어깨 위와 귀 밑으로도 드러나 있습니다. 반면 바깥머리는 꽃송이처럼 둥글고 넓적하게 수발하여 양 어깨 위를 장식하고 있습니다.

어깨 넓이는 55.6㎝로 왼쪽 어깨선은 곧게 팔꿈치까지 이어지고, 오른쪽 어깨선은 약간 곡선형으로 넓어지며, 상체의 넓이는 60㎝정도입니다.

대좌 위에 앉아있는 보살상의 하체 폭은 약 90㎝ 이고, 높이는 22㎝로 풍만하게 조각되어 상하체가 균형 잡힌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왼발은 발바닥이 위를 향하고 발목까지 가사를 덮었고, 오른발은 대좌 아래로 내려, 발 앞 꿈치로 발돋움을 한 자세입니다. 겉옷은 무릎에 걸쳐지고 무릎아래 발목까지 정강이 부분은 속옷주름까지 표현되어 있습니다.

오늘은 경주 남산 신선암 마애보살반가상의 숨은 조각술에 대하여 알아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