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으로 바로가기

칼럼

[선진스님 시사칼럼] 중생이 아프면 나도 아프고, 중생이 즐거우면 나도 즐겁다 상세보기

[선진스님 시사칼럼] 중생이 아프면 나도 아프고, 중생이 즐거우면 나도 즐겁다

정민지 2023-07-12 10:45:06

▪︎ 출연: 대구 보현암 주지 선진스님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시사칼럼’ (2023년 7월 12일)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안녕하십니까? 대구 보현암 주지 선진(善眞)입니다.

오늘은 ‘중생이 아프면 나도 아프고, 중생이 즐거우면 나도 즐겁다’ 라는 제목으로 마음 나눠 보겠습니다.

 

삼라만상은 마치 그물처럼 서로 얼기설기 연결되어 있습니다. 은하계를 포함한 전 우주는 그 안의 미세 입자 하나하나 와도 연결 되어 있어, 삼라만상은 운명적 동질성입니다. 영국 시인 테니슨은 한 송이 꽃을 꺾기만 해도 머나먼 곳의 별들이 놀란다. 라고 노래했습니다. 존재 계는 하나이므로 나눌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하나의 전체일 뿐입니다.

불교에서는 인간과 세계에 대해 인드라망의 비유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인드라망은 인연생기(因緣生起)의 세계관을 나타내며 중중무진(重重無盡)을 표현합니다. 중중무진은 우주의 만물이 끝없는 시공간 속에서 서로의 원인이 되며, 대립을 초월하여 하나로 융합하는 세계관을 말합니다.

 

우주라는 공간은 나를 포함한 모든 사물의 의식이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독자적 독립적으로 존재한다고 착각하지만, 실재는 정반대로 결코 홀로 존재 할 수 없습니다.

우리의 의식 또한 그물 에너지 장으로 전체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일으키는 한 생각과 감정이 얼마나 큰 파장을 일으키는지 알 수 있습니다.

우리들은 찰라찰라에 내 생각을 부정으로 내 삶과 우주를 뒤덮을 것인가, 아니면 긍정으로 내 삶과 우주를 뒤덮을 것인가. 부정이냐 긍정이냐 감정을 올바르게 선택하면서 깨어있음으로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의상 대사는 법성게에서 하나 안에 모든 게 담겨 있고 모든 것 안에 하나가 담겨 있다. 한 점의 티끌에 우주가 담겨 있고 모든 티끌이 다 그와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불교의 연기법(緣起法)을 이해하면, 항상 전체 가운데 하나의 유기체적인 나와 타자 자연과 교감하며 내가 어떤 존재인가를 생각하면서삶을 살아 갈 수 있습니다. 전체가운데 하나인 존재를 경험하고 알아차리면 우리들의 삶은 관대해지고 겸허해 질 것입니다.

 

요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임박 등 뉴스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면서 소비 시장 불안감이 조성되어 개인 소비자들이 여기에 영향을 받으면서 사재기가 심해졌습니다.

국내 일각의 소금 사재기는 바람직하지 않지만, 오염수 불안· 피해 우려가 커져가는 가운데 시민들만 탓할 수는 없습니다. 한국 정부도 방사능 오염수에 대한 객관적이고 명확한 정보 제공 없이 국민 불안감을 괴담 취급해서는 안 됩니다. 도쿄전력이 오염수 방류를 보류하는 것이 옳다 라는 공식 반대 입장을 내고, 방류 강행에 대비한 피해 보전 대책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

이럴 때 일수록 우리들은 소비자들의 불안 심리를 노리는 지금 이 상황에 휩쓸리지 않고, 중중무진 연기의 법칙을 깨닫아 어떻게 살아야 서로서로 이득이 되는가? 함께 잘사는 대동사회로 가기위해서 당장의 이기적인 선택을 보류하고 중생이 아프면 나도 아프다는 대비심을 선택해야 합니다. 단적으로 보면 대비심 이타심이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결국 나를 위해서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유마경에서는 모든 중생들이 병에 걸려 있으므로 나도 병들어 있다. 만일 모든 중생들의 병이 나으면, 그때 내 병도 나을 것이다. 라고 말합니다. 중생의 병은 어리석음과 탐욕과 성내는 마음으로부터 내 병이 생겼습니다.

나와 물, 불, 바람, 공기 자연이 나와 평등하여 둘이 아니라는 불이정신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나와 내 가족 만 잘 살겠다는 이기적 마음을 버리고 중생이 아프면 나도 아프다. 너의 아픔이 나의 아픔이라는 동체대비의 정신을 실천하기 위해 다함께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이만 마치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