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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선진스님 시사칼럼]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 상세보기

[선진스님 시사칼럼]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

정민지 2023-05-03 13:20:17

▪︎ 출연: 대구 보현암 주지 선진스님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시사칼럼 (2023년 5월 3일)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안녕하십니까? 대구 보현암 주지 선진(善眞)입니다.

오늘은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을 제목으로 마음 나눠 보겠습니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도솔천에서 일체 중생을 구제하시기 위해 사바세계에 강림하시는 날을 기념하는 봉축 행사가 4월 초 8일입니다.

 

싯달 태자가 태어나자마자 사방으로 일곱 걸음을 걸었는데, 그 걸음마다 연꽃이 피어올랐고, 오른손은 하늘을 왼손은 땅을 가리키며, 천상천하 유아독존 삼계개고 아당안지(天上天下 唯我獨尊 三界皆苦 我當安之)라고 외쳤다고 합니다. 이는 우주 안에서 오직 나만이 높다. 삼계가 모두 괴로움이니 이제 내가 그들을 편안하게 하리라. 라는 말입니다.

 

석가모니가 태어나자마자 일곱 걸음을 걸으면서 하늘 위 하늘 아래 오직 내가 존귀하다. 라고 외쳤다는 탄생게는 무슨 삼류 소설 같은 소리를 했는가? 라는 의문이 들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종교의 경전을 기록하는 공통적인 방식으로 볼 때, 교주의 가르침을 탄생의 순간에 상징적으로 이미지화하는 것이 제일 첫 번째 방식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거기에 신이나 악마, 병 고침 ,기적 환상 등을 가미해 권위를 부여하는 것이 경전기록 방식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을 가리키는 ‘나’라는 존재는 석가모니 부처님이 홀로 거룩하다는 뜻이 아니라, 이 땅에 때어난 모든 존재와 사람은 모두가 존귀하고 평등한 존재이므로, 돈 지위 외모 종교 이념 지역 등으로 판단 하지 않고, 평등하게 보며 깨달은 존재로 보아 공경해야한다는 불교의 가르침을 단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은 붓다의 인간 존중 선언으로 평범했던 한 인간이 노력해서 이 세상에서 가장 존귀한 존재인 붓다가 될 수 있다는 인간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선언입니다.

 

불교의 가르침은 신도, 천국도, 지옥도 ,사람의 생각을 이미지화해서 형성시킨 관념일 뿐만 아니라, 생명의 주체인 실재로서의 자아는 없고, 모든 존재는 인연으로써 생긴 것이며, 고정적인 본성은 없다고 하는 무아(無我)를 말합니다.

 

나’라는 존재는 고정된 내가 없는 연기의 산물인 무아(無我)안에서 근본적으로 깨어 있을 때, 욕망이나 판단 두려움 없이 살아 갈수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상태로 사람들을 평등하게, 깨달은 존재로 봅니다.

 

유아(有我)인 줄 알면 더 큰 복을 바래서 남을 해칠 수밖에 없습니다. 무아(無我)인 줄 알면 욕심과 이기심을 버리고, 세상의 이익과 안락과 평화를 위해서 자기희생적인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참선 수행법을 세운 선종에서 운문문언(雲門文偃)선사는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 했다는 고타마 붓다를 두고, ‘내가 당시에 그 광경을 보았다면, 한 방에 때려죽이고 개에게 먹이로 주어서, 천하의 태평을 도모했을 것이다. 라고 말했습니다.

 

이것은 붓다의 탄생게를 화두로, 자신의 깨달음의 소재로 삼아 옛 선사들이 부처가 있는 곳도 그냥 지나가라는 말씀처럼,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여야, 부처가 되고 보살이 된다고 말로, 살불살조 기상으로 누구 흉내 내어 따라하지 말며, 주인으로서의 삶을 살아가라는 가르침입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은 모든 것과 모든 사람은 붓다, 신, 의식의 살아 있는 발현입니다. 자기의 몸과 생각, 감정이 자기라는 착각에서 깨어나야 자아 없는 과거, 미래 없음으로 이루어진 모든 관념의 너머에서 늘 이미 현존하는 상태로 편히 쉬게 될 것입니다.

 

우리를 슬프게 한 사람은 다른 사람이 아닌 자기 자신이며,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것도 자기 자신입니다. 내면에 있는 미지의 심연 속으로 나 자신을 알고, 자신으로부터 승리자가 되어, 자신을 섬으로 진리에 의존해서 거듭 태어나라는 가르침입니다. 이만 마치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