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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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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스님 시사칼럼] 부모의 은혜

정민지 2023-04-19 09:18:05

▪︎ 출연: 대구 보현암 주지 선진스님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시사칼럼 (2023년 4월 19일)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안녕하십니까? 대구 보현암 주지 선진(善眞)입니다.

오늘은 부모의 은혜에 대하여 라는 제목으로 마음 나눠 보겠습니다.

 

말라왕경(末羅王經)에 어떤 사람이 부처님께 여쭈었습니다. 

“어떤 것을 부모의 힘이라 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부모님으로부터 몸을 받고 젖을 먹여 길러 주신 은혜를 말한다. 혹 땅에서 부터 위로 28천(天)에 이르기까지 보배를 쌓아 그것을 모조리 사람들에게 보시한다 해도 부모님을 공양하는 것만 못하니, 이것이 부모의 힘이니라. 어떤 사람이 아버지를 왼쪽 어깨에 얹고 어머니를 오른쪽 어깨에 얹고서 천만 년 동안 의복ㆍ음식ㆍ평상ㆍ침구ㆍ병을 치료하는 의사와 약을 공급하고, 부모님이 어깨 위에서 대소변을 보게 한다 해도, 그 은혜는 오히려 갚을 수 없느니라. 부모님께서 무거운 은혜를 베풀어 길러 주셨던 시절을 알아 앞으로 보호하면서 시절을 놓치지 말고 공양하고 효순 해야 하느니라.”라고 말씀 하셨습니다.

 

요즘 들어 살아 계신 노부모와 자식 간에 효도계약서를 쓰는 시대라고 합니다. 부모가 자식에게 조건 없이 재산을 상속 시키고 결혼을 시켜 놓고 나니 자식이 부모를 봉양하지 않고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니까 소송에 이르는 일들도 자주 일어납니다.

효도 계약서라는 신 계약서에 한 달에 한번 외식 하기, 부모님이 좋아하시는 음식을 집에 와서 만들어야 되며, 월 잡비를 얼마 씩 주어야 된다는 등 이렇게 해서 이 계약을 어기면 물려주었던 재산을 되돌려 받는 이런 조건으로 효도계약서를 쓰고 그것을 대리해주는 법률 사무소도 많이 홍보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 사회 풍토가 과연 이렇게까지 되어야 하는지, 경쟁 사회의 틀 속에서 전통적 위계질서와 가치 체계가 거의 통째로 무너져 내린 것은 참으로 충격입니다.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핵심 가치인 효의 정신이 무너진 현실은 무조건 자식들만의 문제로만 보아서는 개선하기 힘들 것입니다. 도덕이 살아있는 교육도 우리 사회의 효행 정신도 부모도 더 성장해야 할 것입니다.

공동체 일원으로 사회 모든 구성원들이 자녀들에게 무조건 학력 위주 경쟁 방식으로서 일등만 대접 받고 살아남기를 바라며, 자녀에게 경쟁을 부추기는 부모는 더 이상 자식이 올바르게 성장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자기 성찰과 마음 챙김을 반복하여 좀 더 나은 부모 역할을 할 수 있어야겠습니다.

부모의 행실이 올바르면 그 자식의 행실도 올바를 것입니다. 자식이 부모를 믿고 따를 수 있는 지혜로운 부모들이 더 많이 나와서 우리 사회의 자녀들이 어릴 때부터 마음의 바탕이나 사람의 됨됨이 등의 도덕적인 덕성을 함양하는 교육풍토가 선행 되어야 할 것입니다.

 

증일 아함경에서는 ‘비구여, 마땅히 알라. 부모의 은혜는 깊어서 안고 기르며 수시로 보호하고 시절을 놓치지 않고 해와 달을 보게 한다. 이러한 일 때문에 은혜를 갚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는 마땅히 때를 놓치지 말고 부모를 공양하고 항상 효순해야 한다’는 부모의 은혜에 대한 보은을 설한 내용입니다.

부모와 자식 간의 윤리적 관계인 효(孝)는 인간이 가족공동체를 형성하여 삶을 꾸려 가는데 가장 기본적인 윤리적 규범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불법 문중의 효행은 대상이 나의 부모와 정신적 물질적 봉양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일체 중생이 나의 부모와 같다고 하여 모든 생명으로 확대시켰습니다.

부처님께서 부모를 사랑하는 사람은 남을 미워하지 않으며 부모를 공경하는 사람은 남을 얕보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이처럼 불교의 효사상이 동체대비 사상으로 실현될 때 사회적 가치가 발현될 것입니다.

부모가 일찍 돌아가셔서 효도를 할 기회가 없음을 한탄하지 말고 키우느라 고생한 부모의 은혜를 마음으로 생각하는 진정 사람다운 사람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만 마치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