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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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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스님 시사칼럼] 생전예수재(生前豫修齋)

정민지 2023-03-22 09:33:24

▪︎ 출연: 대구 보현암 주지 선진스님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시사칼럼 (2023년 3월 22일)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안녕하십니까? 대구 보현암 주지 선진(善眞)입니다.

오늘은 생전예수재(生前豫修齋)를 제목으로 마음 나눠 보겠습니다.

오늘은 윤 2월이 시작하는 날입니다. 보통 윤달을 여벌 달, 공달,  덤 달이라고도 부릅니다. 윤달의 관습 역사는 확실하지 않으나, 동국세시기에 “풍속에 결혼하기에 좋고, 수의를 만드는 데 좋다. 모든 일을 꺼리지 않는다. 광주(廣州) 봉은사(奉恩寺)에서는 매양 윤달을 만나면 서울 장안의 여인들이 다투어 와서 불공을 드리며, 돈을 자리(榻)위에 놓는다. 그리하여 윤달이 다 가도록 끊이지 않는다. 이렇게 하면 극락세계를 간다고 하여 사방의 노인들이 분주히 달려오고 다투어 모인다. 서울과 외도(外道)의 여러 절에서도 대개 이러한 풍속이 있는데 지금도 영남지방에서는 윤달에 불공을 드리는 일이 많다고 하며, 경기도에서도 윤달에 세 번 절에 가면, 모든 액이 소멸되고 복이 온다고 하여, 부녀자들이 이름 있는 절들을 찾는다"고 기록 되어 있습니다.

 

윤달이 드는 해에는 사찰에서는 생전예수재(生前豫修齋)를 올리고, 삼사순례나 가사 불사를 봉행하기도 합니다.

생전예수재(生前預修齋)는 예수시왕생칠재(豫修十王生七齋)를 줄인 말로 풀어쓰면 살아있을 때, 다음 생의 복을 미리 닦는 의식이란 뜻으로 ‘예수’는 ‘미리 닦는다’는 말로, 살아생전에 스스로 기도를 하고, 공덕의 자량을 쌓아 다음 생을 준비 하는데 의미가 있습니다.

생전예수재(生前預修齋)는 일명 ‘생재(生齊)’라고도 불리고, 죽음을 미리 생각하며 삶을 돌아보는 기간으로, 자신을 위해 미리 올리는 자기 성찰을 위한 자력 천도재(薦度齋)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유교의 제는 돌아가신 분에게 음식을 공급하여 흠향케 하고, 이를 직계후손들이 나누어 음복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라면, 불교의 재(齋)는 재계란 뜻으로, 몸과 마음가짐을 깨끗이 하여, 삿된 것을 물리치고 지혜와 작용으로 공덕이 깃들게 하자는데 그 뜻이 있습니다.

 

예수재를 거행에 대해 지장경에서는 "만약 어떤 남자나 여인이 살아서 착한 일을 많이 하지 않고 도리어 죄를 짓고 임종 하면 그의 가까운 가족이나 먼 친척들이 아무리 훌륭한 천도의 공덕을 지어 영가를 위해 복되게 하더라도 7분의 1만 영가가 그 이익을 얻게 되고, 나머지 공덕은 재를 지내준 가족이나 산사람에게 더 큰 이익이 되어 돌아간다고 말합니다.

생전예수재(生前預修齋)는 올리기만 하면 선업을 쌓지 않고 불선업을 행한 사람도 극락왕생할 수 있는 ‘통행증’을 받는다는 ‘기복신앙’에 뜻이 있는 것이 아니라, 더욱 개인의 자성 혜광을 회복하는 마음 공부의 실참 정진력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그대로 구현하자는 적극적인 의식 입니다.

 

부처님께서도 온갖 유정으로서 발심하여, 장차 진리를 관찰하는 도(見諦)로 나아가려면 마땅히 먼저 청정한 계율에 안주하고, 문(聞)·사(思)·수(修)로써, 진리의 관찰(見諦)에 수순하는 청문(聽聞)을 섭수하고, 듣고 나서는 들은 법의 뜻(法義)을 부지런히 추구하며, 법의 뜻을 듣고 나서 전도됨이 없이 사유(思惟)해야 하니, 사유(思)하고 나서야 비로소 능히 선정(定)에 의지하여 수습(修習)할 수 있는 것이라 설파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예수재를 지내는 동안 자신의 입과 몸과 생각 삼업을 청정케 하고, 계율을 지키는 것 , 참는 것, 보시 행으로, 부지런히 경전을 독송하고, 선정과 지혜로 해탈을 얻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생전예수재의 본질을 제대로 잘 파악해서, 살아있을 때 부처님 가르침을 배우고, 불선업(不善業)을 짓지 않고, 선근 공덕 실천할 것을 강조하는 윤달에, 다시금 우리들의 삶을 되돌아보고 밝은 자성의 빛을 회복하는 마음공부에 불퇴전으로 정진하겠다는 결심을 새롭게 다져봐야 할 것입니다. 

이만마치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