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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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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문 스님의 시사칼럼] 욕망과 욕탐을 넘어 원력으로

문정용 2023-02-15 09:23:20

대구 상락선원 선원장 혜문스님
대구 상락선원 선원장 혜문스님

■ 대구BBS 라디오아침세상 시사칼럼

 

■ 대구 상락선원 선원장 혜문 스님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08:30∼09:00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봉덕동 상락선원장 비구 혜문입니다. 

 

불교적 시각에서 세상을 살아가는 인간을 다음과 같은 두 종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재가자로 살아가는 삶과 출가자로 살아가는 삶이 그것입니다. 

 

이 두 유형에서 재가자의 삶의 방향은 욕망의 충족에 그 무게를 두고, 출가자의 삶의 방향은 욕망을 제어하고 없애 버리는데 집중합니다. 

 

재가자의 욕망 또는 욕탐은 오욕락이라고 하여 식욕, 성욕, 수면욕, 재물욕, 명예욕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욕망 또는 욕탐이라는 단어 자체가 나쁘고 부정적인 말이어서 권장되어지지 않는 말로 와닿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나 엄밀히 따져 보면 욕망 또는 욕탐 없이는 생명을 이어갈 수 없습니다. 

 

만약에 식욕이 없다면, 그 생명체는 육체를 유지할 영양소가 부족하여 말라 죽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성욕이 유발되지 않는다면 어떤 생명체든 그 종족을 보전하지 못하고 멸종되어 버릴 것입니다. 

수면욕이 사라진다면 신체에 쌓이는 피로 독소가 분해되지 못하여 정신분열이 생기거나 각종 질병과 스트레스로 인해 정상적인 생명을 이어가기 힘들 것입니다.

재물욕이 없다면 삶이 빈한해지고 풍족한 미래를 보장 받을 수 없게 될 것이고, 명예욕이 발동하지 않으면 정의로운 사회 공동체를 형성하여 조화롭고 질서 있게 이끌어 갈 수 있는 지도자가 없어서 사회는 온통 혼란에 빠져 인류는 파멸에 이를 것입니다. 

 

이렇듯 욕망과 욕탐이 좋지 못한 부정적인 의미로 다가오는 게 일반적이지만 삶을 살아갈 때 의욕적이고 진취적인 자세로 임하는데 있어서는 반드시 필요한 요소들입니다. 

다만, 이것을 너무 지나치게 추구하게 되니 나쁜 것으로 변해버리는 것이지요.

 

욕망과 욕탐은 생명체를 유지 존속하게 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데, 이것을 더욱 승화시켜서 지혜롭게 활용하는 욕망과 욕탐의 힘을 원력이라고 말합니다. 

식욕은 적절한 먹거리를 섭취하여 건강한 신체를 길러, 불쌍한 사람과 위험에 처한 사람을 도와주고 구해주는 일을 하게 하고, 성욕은 건전한 성생활로 인류를 행복으로 이끌고 고해 중생을 구제할 인재를 생산하는 일이 되게 하고, 수면욕은 안전하고 편안한 잠자리를 활용함으로 인해 사회에 기여 할 정신 건강을 지키는 일로 삼으며, 재물욕은 정당한 방법으로 많은 재물을 쌓아 세상의 가난을 없애주는 일이 되게 하고, 명예욕은 고결한 품격으로 명예를 쌓아 덕망 있는 지도자로서 인류를 평화와 화합과 안정으로 이끄는 일의 바탕이 되게끔 하는 원력으로 승화시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출가자는 식욕으로 인한 욕탐을 제어하고자 주어지는 대로 먹거리를 해결하는 탁발에 의존하고, 성욕을 완전히 끊음으로써 생로병사로 윤회하는 삶의 원천을 근본적으로 제거하고, 수면욕을 조절함으로 인해 수행의 길에서 끊이지 않는 정진력을 잃지 않고, 재물욕으로 인한 방탕을 막으려고 무소유 정신으로 살아가며, 닭벼슬 보다 못하다는 출가자의 명예를 헌 신 버리듯 버리고 탐하지 않아 깨달음의 길로 가겠다는 삶을 사는 것이 출가자의 원력적 삶입니다. 

 

시사칼럼을 쓰는 입장에서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없는데, 요즘 정치 난봉꾼들이 해대는 모양새를 보려니 아수라계 중생들을 보는 듯하여 눈살이 저절로 찌푸려집니다. 

민생을 챙겨야 한다고 하면서 상대방 끌어내리기 싸움에만 급급하고, 서민들은 상상도 못 할 액수의 돈뭉치가 의혹으로 떠올라 서민들을 주눅들게 하고 있습니다. 

이런 모든 것들은 삶을 이어가는 원천이 되는 욕망과 욕탐을 원력으로 승화시키지 못한 어리석음 때문일 것입니다. 

 

<법구경>의 가르침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악의 열매가 맺히기 전에는 악한 자도 복을 만난다.

그러나 악의 열매가 익었을 때, 악한 자는 재난을 당한다. 

선의 열매가 맺히기 전에는 선한 이도 이따금 재난을 만난다. 

그러나 선의 열매가 익었을 때, 선한 사람은 반드시 복을 받는다. 

 

요즘 세상을 시끄럽게 하는 모든 의혹들이 반드시 투명하게 밝혀지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