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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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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문 스님의 시사칼럼] 정초 산림기도에 대해서

문정용 2023-02-01 09:16:38

혜문스님.
대구상락선원 선원장 혜문 스님

■ 대구BBS 라디오아침세상 시사칼럼

 

■ 대구 상락선원 선원장 혜문 스님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08:30∼09:00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봉덕동 상락선원장 비구 혜문입니다. 

 

긴긴 겨울이 지나가고 어느새 봄이 열리는 시간이 차츰 다가오고 있습니다. 

봄은 무엇이든지 원하는 대로 싹을 피우고 원하는 대로 꽃이 필 것만 같은 때라서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기대를 가져다 주는 계절이라고 하겠습니다.

 

여러분께서는 올 봄에 무엇을 심고 가꾸실 것입니까?

부디 원하는 것을 심으시고 원하는 만큼 꽃을 피워 원하시는 만큼 거두어들이시길 바라면서 오늘은 봄을 여는 기도, 한 해를 시작하는 정초 산림기도 정진에 대해 생각해 볼까 합니다.

 

산림기도의 산림은 ‘최절인아산’ 하여 ‘장량공덕림’이라는 문구에서 뫼‘산’자와 수풀‘림’자를 따와서 ‘나만 잘 살겠다는 자만심을 꺾어 버리고, 길이 공덕의 숲을 기르자’는 의미가 산림기도 정진이 되겠습니다.

 

정초에 올리는 산림기도 정진을 흔히 삼재소멸 기도라고도 하지만 이를 다른 말로 표현한다면 화를 멀리하고 복을 부르는 기도 정진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능엄경》에 보면 

"아난아, 세상에는 두 가지 종류의 사람들이 있으니 하나는 믿음을 가진 사람이요, 또 하나는 믿음을 갖지 않은 사람이니라.

믿음이 없는 사람은 항상 모든 일에 불안하고 초조하며 욕심이 많고 화를 잘 내느니라." 라고 하는 부처님의 말씀이 있고, 

 

또 《아함경》에는 어떤 사람이 부처님께서 이런 질문을 하는 대목도 있습니다.

"부처님 저는 평범한 가정을 꾸려 나가는 사람입니다.

제게 현세와 내세에서 행복을 가져다 줄 좋은 가르침을 베풀어 주십시요.

이에 부처님께서는 다음과 같은 네 가지 방법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첫째, 자신이 가진 직업 속에서 최선을 다하여 최대한의 능력을 발휘하고, 둘째, 정당하게 벌어들인 것을 소중히 간직해야 하고, 셋째, 성실하고 덕망이 있으면서 자신을 바른길로 이끌어 줄 친구가 있어야 하며, 넷째, 분수에 맞게 생활해야 하느니라.“라고 하셨습니다.

여기서 '행복하게 잘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돈이 많은 것일까요? 큰 집에서 사는 것일까요? 지위가 높아지는 것일까요? 잘 산다는 것은 아마도 가장 평탄하고 안전하고 이상적인 고귀한 삶일 것입니다.

 

사람이 지니고 있는 욕심에는 끝이 없습니다.

10평짜리 주택에 사는 사람은 20평을 그리워하고, 20평에 사는 사람은 40평을 그리워하고, 40평에 사는 사람은 80평에 살기를 갈망합니다.

끝없이 더 가지고 더 지위가 높아지기를 갈구합니다.

 

원화소복(遠禍召福), 즉 화를 면하고 복을 구하고자 하는 염원이 산림기도 정진인데, 그 염원이 도를 넘으면 복을 내치고 화를 불러옵니다. 

 

요즘 세상에서 평범한 시민은 꿈도 꾸지 못할 높은 지위에서 온갖 부귀영화를 누리는 사람들이 더 크고 더 많은 것을 구하려는 욕심을 버리지 못해 세상을 시끄럽게 하고 있습니다. 

 

베풀지도 않고 무조건 받아 챙기려고만 하는 행위는 그야말로 도적과 다를 바 없는 삶입니다.

 

인과응보로 태어난 중생은 선한 인연을 많이 맺고, 보시 공덕을 많이 짓고, 훌륭한 지위를 획득하도록 원력을 세워 부지런히 선근 복덕을 심는다면 태어나는 곳마다 모든 사람들에게 환영 받고 존경 받으며, 많은 사람을 지휘하고 교화할 수 있는 귀한 몸이 될 수 있습니다.

 

계묘년의 시작을 알리는 산림기도 정진은 오는 2월 5일 정월 대보름날까지 가능하오니, 정초에 첫 단추를 잘 꿰는 산림기도 정진을 하여 화를 불러올 싹은 미리 제거하고, 복을 가져올 새싹은 잘 가꾸는 산림기도 정진을 하십시오. 자업자득 자작자수라고 하였습니다.

복은 스스로 짓는 자에게 따르는 법이지 무조건 달라고 요구한다고 해서 누군가가 쥐어 주는 것이 아닙니다.

 

부디 부처님의 가르침에 대한 바른 믿음을 가지고 자만하지 말고 공덕을 쌓아서 스스로 행복을 가꿔가는 나날이 되시기를 바랄 뿐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