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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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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문 스님의 시사칼럼] 공격성을 가진 인간

문정용 2022-12-22 08:32:03

대구 상락선원 선원장 혜문 스님
대구 상락선원 선원장 혜문 스님

■ 대구BBS 라디오아침세상 시사칼럼

 

■ 대구 상락선원 선원장 혜문 스님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08:30∼09:00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봉덕동 상락선원장 비구 혜문입니다. 

 

저는 한 달에 한 번, 청송 경북북부교도소에 법회를 진행하러 갑니다. 

약 100여 명의 재소자와 만나고 오는데, ‘왜 그들과 이런 장소에서 만나게 되는 것일까’를 궁금히 여기다가 인간의 공격성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사회생물학자들은 동물의 공격성은 생존을 위한 본능적인 것이며, 나아가서는 종족보전의 중요한 기능을 차지한다고 말합니다.

인간도 진화의 과정에서 포식자들에게 대항하여 살아남으려고 했던 근성이 공격성으로 남아 있고, 인지 능력이 동물들보다 뛰어난 이유로 공격성을 폭력으로 드러내는 행위를 자제하는 힘이 발달해 있다고는 하지만 인간 사회에서 폭력은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습니다. 

 

인간은 보다 안전하게 생활하기 위해 자신의 영역에서 생명을 지키려고 자신의 주위를 담장으로 두루고, 아파트라는 콘크리트 벽 속에 숨어 강철판으로 출입문을 봉쇄하고 잠을 청합니다.

 

또한 뜻에 맞는 사람들끼리 집단을 이루고 국경을 설정하여 놓고 그 안에서 지도자를 뽑고 사교성을 길러 서로의 안전을 확보합니다. 

 

이런 과정에서 자신의 이익을 위한 폭력행위로 상대방의 안전을 위협하는 형태는 기능이 단순한 동물적 행동이라고 하며, 이런 폭력에 대항하는 세력으로서 인간은 서로 단합하고 뭉쳐서 법이라는 테두리로 폭력행위자를 처벌하고 위협하는 등의 방식으로 공격성을 사용하는 것이지요.

 

물리적인 폭력으로 자신의 이익만을 챙기려다가 이에 대항하는 세력에 의해 법 집행이라는 공격성에 의해 구금되어 있는 사람들이 재소자가 아닐까요?

 

불교에서는 폭력으로 인한 폐해를 잘 알기에 어떠한 경우라도 폭력을 행사 해서는 안 된다고 가르쳐 왔습니다. 

 

그런데, 출가집단과 수행환경에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제자가 부처님께 공격행동을 했던 사례가 있었습니다. 

부처님의 젊은 제자인 데바닷타는 뛰어난 말솜씨와 신통력으로 많은 승려들의 신임을 얻고 당시 빔비사라왕의 아들 아자타사투의 환심을 사서 수많은 재물을 챙기는 탐욕과 교만에 빠져 급기야 ‘이제 부처님께서는 늙었으니 교단의 통솔권을 통째로 넘겨 달라’고 요청하기에 이릅니다. 

 

데바닷타의 이런 망나니 행각을 잘 아시는 부처님께서는 그 요청에 대해 일언지하에 거절하자 앙심을 품고 공격성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암살자를 보내어 부처님을 살해하려 하였으나, 암살자는 부처님의 덕화에 감화되어 출가해 제자가 되었고, 코끼리에게 술을 먹여 부처님께 달려들도록 하였으나, 부처님 앞에 선 코끼리는 순한 양이 되어 버리자, 드디어 자신이 직접 나서서 높은 곳에 올라 지나가는 부처님을 향해 큰 바위를 굴렸지만 이마저도 모래알처럼 산산조각이 나서 실패하였고, 다만 작은 조각 하나가 튀어 부처님의 발가락에 상처를 입혔으니 이것이 부처님 생전에 육체에 상처를 입은 유일한 사례로 남게 됩니다. 

 

마지막에는 자신의 손톱에 독을 발라 부처님을 할퀴어 죽이려고 시도했으나 그 독이 자신의 몸에 먼저 퍼져 고통스럽게 죽었다고 합니다.

 

지금도 인간의 공격성은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폭력성이 강한 영화를 본다든지, 상대방이나 적을 설정해 두고 죽이는 게임을 즐겨 하는 것들을 꼽을 수 있습니다.

 

심지어는 원통형 링 위에서는 인간들끼리 서로 치고받고 싸우는 격투기가 인기를 끄는 이유도 인간의 공격성을 잘 드러내는 현상이라고 말합니다. 

 

이 가운데서 대단히 평화적인 공격 행위는 스포츠를 통해서라고 하는데, 서로에게 해를 입히지 않고 선의의 경쟁으로 인해 공격성을 해소하는 것인데,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지난 카타르 월드컵 경기에 열광했던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잠재 되어 있는 공격성이 풀렸기를 기대하고, 언젠가 폭력적 재소자가 없는 교도소에 백기가 걸릴 날을 상상해 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