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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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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문 스님의 시사칼럼] 질투심이 낳은 결과

문정용 2022-11-24 10:05:35

대구 상락선원 선원장 혜문 스님
대구 상락선원 선원장 혜문 스님

■ 대구BBS 라디오아침세상 시사칼럼

 

■ 대구 상락선원 선원장 혜문 스님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08:30∼09:00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봉덕동 상락선원장 비구 혜문입니다. 

 

생명 존중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우리는 세월호 침몰 사고를 겪었고, 그 아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태원 참사가 벌어졌습니다.

소중한 생명들이 순식간에 사라진 안타까운 일입니다.

 

생명을 존중하라는 것은 부처님 가르침에 잘 나타나 있는데, 부처님 재세 시에 꼬살라국의 빠세나디왕은 가난한 꽃집의 딸이지만 매우 현명한 말리까 여인을 왕비로 맞이하여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던 중에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말리까는 내가 왕비로 삼아 호사스러운 궁중 생활을 하도록 했으니 분명히 나를 제일 소중하게 여길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물었습니다.

 

‘말리까 왕비여 그대는 세상에서 누구를 제일 사랑하는가?’

갑작스런 대왕의 질문에 당황한 왕비는 생각했습니다.

‘아! 대왕께서 어떤 대답을 원하는지 알겠으나 나는 진실을 말해야 한다. ’하고, ‘예 대왕이시여 저는 제 자신을 제일 사랑합니다’ 라고 대답하자 순간적으로 대왕은 질투심이 일었으나 이내 생각을 바꾸어 ‘역시 말리까 왕비는 나에게 잘 보이려고 거짓말을 하지 않는 현명한 사람이구나’ 

 

이후에 대왕은 왕비와 함께 부처님을 찾아 뵙고 이 일에 대해 말씀을 드렸더니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대왕이시여, 생명을 가진 존재는 자기 자신의 생명을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법입니다. 그러므로 남의 생명을 함부로 해치거나 괴롭혀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이 가르침이 불자들이 지켜야 할 계율 가운데 첫 번째인 불살생계에 해당합니다.

또한 바이블에 의하면 창조주에 의해 최초로 인간이 된 아담과 이브는 두 아들을 두게 되는데, 큰아들 카인은 농삿일을 하고 작은아들인 아벨은 양치기를 하여 생계를 꾸려갑니다.

어느 날 창조주에게 제사를 드리기 위해 각자 제물을 바치는데 창조주는 어떤 이유인지 큰아들 제물은 받지 않고 작은아들 제물만 받았다고 합니다. 이에 질투심을 느낀 형인 카인은 동생인 아벨을 유인하여 돌로 내리쳐서 죽였고, 인류 최초의 살인자가 되었으며, 이를 알게 된 창조주는 카인을 내쫓아서 방랑자가 되어 떠돌이 신세가 되도록 하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질투의 마음은 누구나 생겨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마음을 어떻게 다스려 반응하는가에 대해서 결과는 달라집니다.

 

얼마 전 천주교계의 서품을 받은 두 신부가 SNS에 올린 글이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데, 누구보다도 생명을 존중하고, 생명 존중을 가르쳐야 하는 위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슨 일 때문에 질투심이 생겼는지는 몰라도 현직 대통령 전용기가 추락하기를 누군가에게 염원하고 기도하는 경악할 짓을 했습니다.

 

어느 누군가가 이 두 사람을 두고 하늘님께 염원하고 기도하기를 ‘두 사람은 지금 껏 인류에 공헌 한 바가 커서 천국에 갈 충분한 자격이 있으니 이 기도를 들으시는 즉시 천국으로 데려가길 비나이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비나이다’라고 기도한다면 두 사람은 과연 좋아할까요? 

 

지난 2007년에도 부산에서 개신교계 청년들이 모여 범어사와 삼광사가 무너지게 해달라고 자신들이 믿는 신에게 기도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도대체 왜 이럴까요?

문화와 종교는 서로 차이가 나고 다만 다를 뿐인데, 자기 것 이외에는 틀렸다고 여기는 어리석은 생각에서 나온 어처구니 없는 망언들입니다. 

그런 기도를 들어주는 신이 정말로 있다면 그런 사악한 신은 믿을 가치가 전혀 없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