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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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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스님 시사칼럼] 지도자는 말을 삼가고 아껴야한다

정민지 2022-10-05 08:51:07

▪︎ 출연: 대구 보현암 주지 선진스님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시사칼럼 (2022년 10월 5일)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안녕하십니까? 대구 보현암 주지 선진(善眞)입니다.

오늘은 ‘지도자는 말을 삼가고 아껴야한다'라는 제목으로 마음 나눠보겠습니다.

 

밥을 먹을 땐 잘 씹어서 먹어야 자기 속이 편하고, 말을 할 땐 잘 씹어서 해야 듣는 이의 속이 편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요즘 윤 대통령이 외교행사장에서 욕설같은 비속어를 사용하여 논란거리가 되었습니다.

전직이 범죄자를 다뤄야하는 검사출신이라 그런지 평소 말이 거친 대통령으로서 언행실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습니다. 말실수를 했으면 솔직히 인정해 버리면 될 일을 해명으로 일관하니 사회 혼란만 더하여 욕 한 것 보다 거짓말이 더 나쁘다는 비판까지 듣게 되었습니다.

 

독일 철학자 하이데거는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고 역설했습니다. 언어는 일종의 사고입니다. 그 사람의 언어는 그 사람의 사고와 습관에서 나옵니다. 악의가 아니라 하더라도 잘못된 말투였다면 의도와 무관하게 잘못된 표현입니다. 정치 지도자의 언어는 국가의 기본이며 기초질서를 형성하므로 지도자의 언어가 혼란스러우면 당연히 사회는 혼란하고 국가가 무질서하게 돌아가게 됩니다.

 

말은 언제나 위험하여 한번 입으로 나와 들을 때 사람들은 각자 자기 자신의 경험을 통한 의미로 받아들입니다. 물고기가 언제나 입으로 낚이듯이 사람도 마찬가지로 입이 화를 불러들이는 원인이 되기 때문에 말은 가려서 하고 행동은 항상 조심해야 합니다.

공자님께서도 평생 선을 행하였더라도 말 한마디 실수로 그 선을 깨트리게 되어서 세치의 혓바닥이 여섯 자의 몸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한다고 말하셨습니다. 말이 많으면 실수가 많아지니 세 번 생각하고 한번 말하는 삼사일언(三思一言)을 실천하라고 강조하셨습니다.

 

불교에서는 경전을 독송할 때 먼저 정 구업 진언(淨口業眞言)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로 시작 합니다. 입으로 지은 업을 깨끗이 하는 참된 말로 참회한다는 의미입니다. 경전을 독송할 때 마다 정 구업진언을 하는 것은 우리들의 삶도 시간과 공간에 관계없이 일상생활 속 어떤 경우라도 입으로 험한 말과 막말을 하여 남을 비난하거나 속이는 업을 짓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정구업 진언은 공경 찬탄 축복의 언어를 실천 하라는 의미입니다.

 

법구경에서는 말 한마디 실수로 평생 쌓아온 신뢰(信賴)와 인격(人格)을 모두 다 잃어버린다. 자기의 혀를 제어(制御)하지 못해 많은 사람을 잃어버리고 또 여러 사람들로부터 원수가 된다고도 하였습니다.

 

이처럼 평균소득 3만 불 시대 경제대국에 걸 맞는 의식(意識)이 뒤따라 주지 않고 말의 믿음이 부족하면 불신이 판을 치게 될 것입니다.

말은 그 사람의 품격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어떤 사람은 바르게 마음을 써서 바르게 말을 하고 바르게 행동을 하면 그는 지은 업이 좋아져 많은 공덕을 이루며 지혜를 얻게 되어 그는 모든 두려움에서 벗어난다고 하셨습니다.

 

사회 지도자가 옳고 그런 것을 자의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하지 않아야 할 것을 하지 않는 무위의 일 처리를 하여 간섭하지 않는 불언(不言)의 지도력을 발휘해야 할 것입니다. 입을 수호하여 말을 아끼고, 진실을 말하고 들뜨지 않는 가르침과 의미를 설명한다면 사회는 저절로 교화되고 감미로운 세상으로 돌아가게 될 것입니다.

 

흔히들 말씨를 바꾸면 운명이 변하고, 그 사람이 쓰는 말씨를 보면 그의 미래를 알 수가 있다고 합니다.

생각이 일어나기 이전의 본성, 참나 각성하여, 알아차림 마음 챙김 한다면, 마음은 잘 다스려지며 모든 원결과 화(禍)의 문인 입을 잘 지켜서 구업은 선업으로 바뀌고 말에 떨어지거나 속지 않아 말 한마디 미묘한 향이 머무르게 되어 참 사람의 향기가 사방으로 널리 퍼지게 될 것입니다. 

이만 마치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