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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혜문 스님의 시사칼럼] 생을 마감하는 과정에서 상세보기

[혜문 스님의 시사칼럼] 생을 마감하는 과정에서

문정용 2022-08-03 14:55:42

대구 상락선원 선원장 혜문스님
대구 상락선원 선원장 혜문스님

■ 대구BBS 라디오아침세상 시사칼럼

 

■ 대구 상락선원 선원장 혜문 스님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08:30∼09:00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봉덕동 상락선원장 비구 혜문입니다. 

 

몇 해 전, 서울 동국대학교에서 학사 학위를 받고자 학점을 따야 했을 때, 사회복지학 과목을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하여 사회복지사 2급을 거쳐 요양보호사 자격 취득을 위한 공부도 하게 되었답니다.

 

우리나라가 실시하고 있는 사회복지는 인간이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여러 가지 욕구와 사회문제 및 각종 위험 요소들을 해결하여 더 높은 삶의 질을 도모하려는 전문적 노력과 관련된 사회제도인데,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에서 요양보호 업무는 65세 이상 노인 또는 노인성 질병을 가진 사람에게 계획적이고 전문적인 요양보호서비스를 제공하여 장기요양 대상자들의 신체기능 증진 및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여 안락한 노후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요양보호사의 역할과 그분들이 상대하는 대상자분들에 대해서 잘 알고 계시리라 믿지만, 저는 이 분야에 대해서 매우 생소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생로병사에 대해, 생을 원인으로 늙음이 있고, 늙음을 원인으로 질병이 생기며, 질병을 원인으로 사망에 이른다고 하는 식으로만 삶과 죽음을 말하고 있었던 저에게는 이 요양보호사 공부가 정말 유익했습니다.

 

태어나고 늙어 질병에 시달리다가 사망에 이르는 수많은 단계인 원인들 가운에 치매라는 질병에 대해 유달리 관심이 쏠려서 몇 가지 사례를 알아보는 과정에서 우리나라 인구의 사망률은 통계를 시작한 이래 36년간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질병이 암이라지만, 치매도 그에 못지않게 수치가 높아가고 있었습니다.

 

의료진에서 주된 사망 원인으로 판단하여 이를 규정한 시점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 본인의 고통과 불편은 물론이요, 가족과 주위 사람들에게 많은 피해를 주면서 가장 긴 시간을 끌다가 맞이하는 사망의 원인이 치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앙치매센터에서는 2020년에 84만 명이던 치매 환자가 2024년에는 약 100만 명의 치매 환자가 발생할 것이라 했고, 의학전문가에 따르면 치매는 치료가 없으므로 치매 전조증상에 대해 잘 알아서 예방하는 길이 최선의 방법이며, 그 증상에 대해서 이렇게 말하고 있었습니다.

 

부쩍 건망증이 심해지고, 반복적인 이야기나 질문을 이해하지 못하며, 소지품을 자주 잃어버리고, 시간의 개념이 흐려지고,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사람의 얼굴을 식별하지 못하는 일이 많아지는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고 합니다.  

 

이런 노인들은 오늘의 국가 성장이 있기까지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으로 큰 공헌을 하신 분들이므로 안락한 노후 생활을 보장해 드려야 하는일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데, 이제와서 75세 이상인 노인을 두고, 이 사회에 필요 없는 존재이니 ‘죽는 게 어떠냐?’ 면서, 노인에게 죽음을 권유하고, 노인이 죽음을 국가에 신청하면 국가가 이를 시행해주고, 담당 공무원이 경로당을 다니면서 편안한 죽음을 광고하는 “플렌75”라는 제도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노인을 경시하는 사회를 상상하여 일본에서 제작한 영화라고는 하지만, 우리 민족에게 존재하지도 않았던 ‘고려장’이라는 역사를 조작했던 일본인들의 기억이 떠올라 등골이 오싹함을 느꼈습니다. 

 

영화 마지막에 ‘당신은 살겠습니까’라는 물음이 나온다는데, 내가 이 영화를 관람하게 된다면, 젊은이들에게 이런 멘트를 날리고 싶습니다. 

 

‘나는 젊어 보았다. 너희는 늙어 보았느냐?’라고 말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