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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혜문 스님의 시사칼럼] 화합에서 성공이 나온다. 상세보기

[혜문 스님의 시사칼럼] 화합에서 성공이 나온다.

문정용 2022-07-20 15:12:55

대구 상락선원 선원장 혜문스님
대구 상락선원 선원장 혜문스님

■ 대구BBS 라디오아침세상 시사칼럼

 

■ 대구 상락선원 선원장 혜문 스님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08:30∼09:00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봉덕동 상락선원장 비구 혜문입니다.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대한불교조계종은 선불교를 표방하여 소의경전을 [금강경]과 [전등법어]로 하고 있으며, 기타 경전의 연구와 염불, 지주 등을 제한하지 않음으로서 속칭 통불교라고 칭합니다. 

 

그래도 대부분의 종도들은 ‘화두를 참구’하는 선불교를 최고라고 여겨 선수행을 주체로 삼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활약한 옛 선사 스님들의 화두를 모아 설명을 덧붙여서 지어 전해지는 벽암록, 무문관, 종용록, 선문염송 등에 수록되어 있는 내용 가운데 ‘옳고 그름을 원천적으로 끊어 버리게 했다’는 ‘남전참묘’란 화두에 대한 이야기가 묘사되어 있습니다.

 

어느 날 스승인 남전스님은 동당과 서당 스님들이 지나는 고양이를 두고 ‘불성이 있느냐? 없느냐?’를 두고 논쟁하고 있는 것을 봅니다.

 

이에 남전스님은 대중을 깨우치게 하여줄 좋은 기회라고 여겼던지, 그 고양이를 냉큼 집어 들고 대중들에게 묻습니다. 

 

“논쟁으로 다투는 너희들은 대답해보거라, 이 고양이에게 정말로 불성이 있느냐? 없느냐? 이치에 합당하게 말한다면 고양이를 살려주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이 고양이를 죽여 버리겠다”

제자들이 우물쭈물 대답을 못하자, 남전스님은 그 자리에서 고양이를 죽여버립니다.

 

저녁 때에 수제자에 해당하는 조주스님이 돌아오자 남전스님은 낮에 있었던 사건에 대해 말하고 “너라면 어떻게 하겠느냐?”라고 묻자 조주스님은 신고 있던 짚신을 머리에 이고 조용히 나가자, ‘네가 있었다면 고양이는 죽지 않았을 것인데~~~’라고 했다는 내용입니다. 

동물을 등장시켜 구성된 이런 내용을 두고 불살생을 내세우는 불교에서 정말로 고양이를 죽였는지에 대해 지금도 사실 여부를 묻고 있습니다만, 저는 조주스님의 대답에서 해답을 찾아봅니다. 

 

만약에 고양이를 죽인 일이 사실이라면, 마땅히 발에 신어야 할 짚신을 머리에 이고 사는 것처럼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을 보여주었던 행동이 아니었을까요?

 

제가 참선 수행 시절 수없이 들었던 동물과 관련된 속설이 있습니다. 

‘대중이 원하면 법당에서 소도 잡는다’는 말에 해당하는 내용인데, 어느 날 몇몇 대중이 산행을 갔다가 덫에 걸려 죽은 멧돼지를 발견하자, 멧돼지는 이왕 죽은 목숨이고 우리가 죽인 것도 아니니 살코기 맛이나 보고 잘 묻어 주자고 대중이 뜻을 모아 그렇게 하였답니다. 

그런데 그 대중 가운데 한 스님이 이런 일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여겨 고민하다가 그 사찰의 어른 스님께 이 사실을 알리고 처벌해 줄 것을 건의 하자, 어른 스님은 대중의 화합을 깨트리고 있다고 판단하여, 되려 고자질한 그 스님을 조용히 불러 이 대중 처소를 떠날 것을 권유하는 것으로 마무리를 지었다는 속설입니다. 

 

남전스님이 고양이를 죽이고, 스님들이 멧돼지 고기를 먹은 이야기는 수행자의 절집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인데, 중국의 선수행 선사들이 제자들의 수행 열의를 높이고 분열을 막아 화합을 도모하면서 수행하라는 의미를 담은 대단히 과격한 방편을 쓴 허구라고 생각합니다. 

 

저 지난 10일 일요일에는 대구불교방송국 직원들과 가족이 화합과 방송국의 발전을 도모하는 의미를 담아 남도 나들이로 보성 차밭과 조계산 선암사를 다녀왔습니다. 

오가는 시간 내내 화기애애한 화합된 모습에서 불교방송국의 더욱 밝은 미래를 볼 수 있어 기뻤습니다. 

 

서로 화합함이 발전의 근본임을 생각해 보는 아침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