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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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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스님 시사칼럼] 정어(正語)

정민지 2022-06-15 09:30:30

▪︎ 출연: 대구 보현암 주지 선진스님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시사칼럼 (2022년 6월 15일)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안녕하십니까? 대구 보현암 주지 선진(善眞)입니다.

 

오늘은 정어(正語)를 제목으로 마음 나눠 보도록 하겠습니다.

 

정어(正語)란, 불교 수행에서의 8가지 바른 길 중에 하나로, 바른 언어적 행위입니다. 망어(妄語:거짓말)· 악구(惡口:나쁜말)· 양설(兩說:이간질 하는 말)· 기어(綺語:속이는 말)를 하지 않고, 진실하고 남을 사랑하며 융화시키는 유익한 말을 하는 일입니다.

 

요즘 우리사회에서 방송인 김어준씨가 대통령 부인을 김건희씨라고 호칭하여 시비가 일고 있습니다. 본인이 원하는 대로 불렀을 뿐이라 하고, 보수단체에서는 김건희씨라고 부르는 것은, 편향된 정치성향에 따른 것이라면서, 인격권을 침해했다며 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습니다.

 

석가세존의 초전법륜에서 "수행자들이여, 느낌(受). 생각(想). 의지(行). 의식(識)은 ‘나’가 아니다. 만약 느낌. 생각. 의지. 의식이 ‘나’라면 파괴되지 않아야 하고, ‘이렇게 되라, 이렇게 되지 말라’고 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렇지 못하질 않는가. 느낌. 생각. 의지. 의식은 영원불변한 ‘나’가 아닌 까닭에 파괴되고 ‘이렇게 되라, 이렇게 되지 말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느낌. 생각. 의지. 의식은 영원한가, 무상한가? 느낌. 생각. 의지. 의식은 무상합니다. 무상한 것은 괴로움인가, 즐거움인가? 괴로운 것입니다. 무상하고 괴롭고 파괴되는 본성을 가진 그것을 두고 과연 ‘이것은 나다’, ‘이것은 나의 것이다. 라고 할 수 있는가?" 라고 설법 하셨습니다.

 

숫타니 파타에서는 "장애와 원한과 적의가 없는 자비를 행하라. 서 있을 때나 걸을 때나 앉아 있을 때나 누워 있을 때나, 걸어가고 머물고 앉고 눕고 하는 네 가지 행위, 잠들지 않는 한, 이 자비심을 굳게 가지라. 근본이 서야 도(道)가 생긴다. 이 세상에서는 이러한 것을 두고 ‘숭고한 경지’라 부른다.

 

온갖 삿된 소견에 팔리지 않고, 계를 지키고 그름을 막고, 악을 그치게 한다. 지견(知見)을 갖추어 정어(正語)로, 모든 욕망에 대한 탐착을 버린 사람은 결코 다시는 모태에 드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씀 하셨습니다.

 

도(道)란 지금 여기 이 순간 머물러 깨어 있는 자리입니다. 깨어 있을 때 영원하지 않고, 무상한 것에 집착하지 않습니다. 집착은 바로 탐욕과 성냄 어리석음에서 비롯된 번뇌를 낳습니다. 번뇌는 깨어 있지 못한 상태입니다. 마음 챙김으로 깨어 있지 않으면, 보고 듣는 말과 형상에 속고, 자신과 남을 속이게 됩니다.

 

정어(正語)는 중도(中道)입니다. 중도(中道)는 공(空), 무아(無我), 불이(不二)입니다. 양변을 떠난, 참된 나의 자리로, 우리의 본래 면목인 깨어남, 받아들임 입니다. 나와 너, 옳고 그름, 상하, 좌우, 빈부의 이분법 너머, 자비, 사랑, 인(仁)입니다.

 

우리들이 말을 할 때는, 이 말이 어디에서 나왔는가? 탐구하고 알아차림으로, 말이 나온 근원 자리로 돌아가, 시비 분별심이 끊어진, 정어(正語)로 대해야 하겠습니다.

 

일상생활 속에서 대중교통을 이용 할 때 기사님이나, 식당에서 서빙 하시는 분, 주차 요원님, 배달 온 분 들을 만날 때 마다, 부드럽게 겸양한 말로 대할 때, 우리 사회는 한층 더 밝아지고 따뜻해 질 것입니다. 이 세상에 살아 있는 모든 생물은 부처임으로 존중하고, 평등하게 대해야 할 것입니다.

 

삶이 곧 수행(修行)입니다. 정어(正語)가 바로 기도요 정진입니다. 삶과 수행이 따로 있지 않습니다. 수행정진이 히말라야 깊은 산속 깊은 곳에 있지 않습니다. 바로 지금 여기 이 순간, 바로 알아차림, 깨어 있는, 보고, 듣고, 느끼고, 말하고, 아는 이 자리입니다. 이만 마치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