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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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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스님 시사칼럼] 평상심(平常心)이 도(道)다

정민지 2022-04-20 09:17:07

■ 출연: 대구 보현암 주지 선진스님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시사칼럼 (2022년 4월 20일)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안녕하십니까? 대구 보현암 주지 선진(善眞)입니다.

오늘은 평상심(平常心)이 도(道)다. 라는 제목으로 마음 나눠 보도록 하겠습니다.

 

가끔 길을 가다보면 어느 종교 단체에서 길가는 사람을 붙잡고, ‘도(道)를 아십니까?’ 라고 묻는 사람들을 목격합니다. 우리들도 평소에 진정한 도(道)가 무엇인지, 도(道)에 대한 갈망과 호기심으로 살아갑니다. 도(道)는 알고 모름에 관계없이, 수유(須臾)도 떨어져 살수 없으며, 말과 글로 설명 되어 질수 가 없습니다. 선불교에서는 ‘평상심이 도다. 무심(無心)이 도(道)다.’ 라는 말로 가자(假子) 합니다.

 

송나라 때 요연(了然) 비구니(比丘尼)는 ‘하루 종일 봄을 찾았으나, 봄은 보이지 않고, 이  산 저 산 헤맨다고, 짚신만 다 떨어졌네. 지쳐 돌아와 뜰 모퉁이 매화나무 아래를 지나니, 봄(春)은 가지마다, 이미 와 있네’ 라는 깨달음의 시를 남겼습니다.

 

이처럼 봄을 찾기 위해 난행고행을 하다 문득 본 고향에 돌아와 보니, 뜰 앞에 봄은 이미 와 있었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됩니다. 봄은 깨달음, 부처, 도, 법, 진리의 다른 표현으로, 지금 이 모습 이대로 본래로부터, 이미 원만구족한 부처로, 우리 모두 이미 깨달음으로 항상 현존하고 있다는 뜻이 되겠습니다.

 

도(道)란, 바로 범부가 일상 생활하는 그 마음을 여의고, 따로 특별히 기특할 것도 없고, 자연스러운 본래 있는 그대로 그 자체입니다. 법화경에 서도 모두 다 이미 불도를 이루어져, 깨달음으로 완성 돼 있다고 말합니다. 달리 찾거나, 구하거나, 얻으려 하거나, 잡으려 하지 않으면, 바로 지금 여기 이 자리입니다.

 

도(道)는 가고 머물고 앉고 눕는데 있으며, 차를 마시고 밥을 먹는데 있으며, 말을 서로 주고받는데 있으며, 움직이는데 있으며, 다시 범부가 일상 생활하는 그 마음을 여의고 따로 있는 것이 아닌, 나날이 무심한 가운데 질서를 따라 일상생활 하는 속에 있다고 하겠습니다.

 

세속을 여의고 진리가 따로 있지 않듯이, 연꽃이 진흙에 살면서도 진흙에 더렵혀지지 않듯이, 삼가고 조심하여, 즐기되 음탕하지 않고, 슬퍼하되 몸을 상하게 하지 않고, 중도(中道)를 실천하는 것이, 천지간의 평상심(平常心)의 도(道)와 합치된다고 하겠습니다.

 

경덕 전등록에서는 도(道)는 수행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다만 오염시키지만 말라. 무엇을 오염이라 하는가? 나고 죽는 마음을 일으켜 꾸며대고 취함을 갖는 것은 모두 오염이다.

 

마조 어록에서는 한 승려가 마조도일(馬祖道一)선사에게 어떤 것이 도(道)인가를 물었을 때, 평상심시도(平常心是道)라고 한데서 유래합니다.

 

평상심이란 꾸밈도 없고. 옳음과 그름도 없고, 취함도 버림도 없고, 연속과 단절도 없고, 천함과 성스러움도 없는 것이다. 다만 지금 가고 머물고 앉고 눕는 행위가 곧 바로 평상심의 도(道)라는 가르침을 주고 있습니다.

 

평상심이 도(道)라고 할 때, 평상심은 우리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이분법으로 나누고, 분별심과 차별심으로 증오하고, 니편 내편으로 나누어 시샘하는 중생심이 아니라, 억지 부리거나 조작하지 않고, 인위가 아닌 무위로, 스스로 있는 그대로, 함이 없이 하는 여여부동(如如不動)을 평상심(平常心)이라 하겠습니다.

 

밥을 먹고, 차를 마실 때, 기계적으로 음식을 먹지 않고 천천히 씹으며 깨어있고, 걸을 때나, 듣고 말할 때 집중하고, 요리하고 청소할 때, 완전히 몰두하고, 운전을 할 때 자신을 집중해서 운전을 하고, 분노가 일어나면 바로 그 순간, 자신이 분노하고 있음을 알아차려서, 매 순간 깨어 있으면, 내면의 중심이 서서히 도(道)가 드러나 평상심과 더불어 바로 지금 여기에 현존하게 될 것입니다.

 

평상심을 유지하여, 자신이 하는 일에 열중하고, 알아차림, 마음 챙김으로 스스로를 잘 살피고, 지금 이 순간을 놓치지 않을 때, 행복은 자연이 따라 올 것입니다. 

이만 마치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