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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최영식교수 아침칼럼] 대구의 앞산 대덕산 상세보기

[최영식교수 아침칼럼] 대구의 앞산 대덕산

정민지 2022-03-25 08:57:48

■ 출연: 대구한의대 한문화건축연구소 최영식 교수

■ 방송: 대구BBS 라디오아침세상 ‘아침칼럼’ (2022년 3월 25일)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안녕하십니까 대구한의대학교 한문화 건축연구소의 최영식 교수입니다.

 

오늘은 대구의 앞산 대덕산의 고려 태조 왕건과 얽힌 산사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해발 658.7미터인 대구의 앞산은 대구 시가지 남쪽에 넓게 위치한 산으로 산성산과 대덕산, 비파산 등 여러 봉우리를 합하여 대구 시민들은 앞산이라 부릅니다. 덕德을 쌓으라는 뜻인 대덕산(大德山) 산 이름은 삼척, 태백, 제천, 용인, 충주 등 전국 여러 곳에 같은 이름이 있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큰 덕을 쌓는 것은 쉽지 않기에 산 이름을 대덕산이라 붙이고 그 의미를 따라 덕을 쌓아가라는 조상들의 뜻인 것 같습니다.  또한 대덕(大德)이란 덕이 높은 스님을 뜻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대구 앞산의 등산로 입구에는 고려 태조 왕건이 후백제군에 쫓기면서 압산 은적사와 안일사를 지나 왕굴에 피신한 후 쉬었다는 천년 고찰 임휴사(臨休寺)가 있습니다. 임휴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9교구 본사인 동화사의 말사로 921년 신라 제54대 경명왕 5년에 영조대사(靈照大師)가 창건하였고, 1811년 조선 제23대 국왕 순조 11년에 무주선사(無住禪師)가 중창하였으며, 1930년에 포산(苞山)이 다시 중창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임휴사에 현존하는 당우(堂宇)로는 대웅전을 비롯하여 독성각·삼성각·반야당·요사채 등이 있고 특기할 만한 문화재는 없으나 절 위쪽 굴 속에 석샘이라는 약수터가 있어, 위장병에 특효가 있는 약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구전에 의하면 이곳에는 석두암이라는 암자가 있었고 당시 이 샘의 천장에서 쌀이 떨어졌는데 행자가 욕심을 부려서 부지깽이로 쑤신 뒤 물로 변해버렸다고 전합니다.

 

 또한 대구의 앞산 대덕산에는 고려 태조 왕건과 관련된 왕굴과 안지랑이골, 그리고 법장사 삼층 석탑이 얽힌 설화가 전합니다. 왕굴은 천95년 전인 927년에 고려 태조 왕건이 후백제 견훤과 싸우다가 팔공산 근처의 파계재 전투에서 대패하여 견훤에게 쫓긴 왕건이 3일 동안 숨어 지낸 굴이라는 것에서 유래하는데, 실제 굴의 깊이는 2.3미터 가량이고, 높이는 3미터가 채 안 되어 어른이 선채로 손을 뻗으면 손이 닿을 정도로 나지막해서, 동굴이라 부르기엔 좀 어색합니다.

 왕건이 이곳에 피신해 있을 때 견훤의 부대가 왕굴 근처까지 와서 왕건을 찾으려 하자 갑자기 안개가 끼고 왕거미가 거미줄을 쳐 왕건을 찾지 못하고 그냥 돌아갔다고 합니다. 그로 인하여 왕건은 그 난을 무사히 피할 수 있었고, 후에 고려를 건국하였다고 하여 이곳을 왕굴이라 부르게 되었고, 안개가 끼었던 왕굴 주변 골짜기를 안지랑골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전합니다. 

 

 또한 법장사 삼층석탑에 얽힌 설화는, 옛날 어느 한 임금이 왕자가 없어 걱정을 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꿈에서 백발노인이 나타나 “서쪽 수백 리를 가면 산수가 빼어난 곳이 있으니 그곳에 절을 짓고 불공을 드리면 소원을 풀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지자, 임금은 앞산의 고산골에 고산사라는 절을 짓고 백일기도를 드린 후 왕자를 낳았다고 합니다.

 임진왜란 때 이 고산사는 폐사되었고 방치되어 오던 파손된 석탑을 법장사 선임 7분이 법장사에 재건하여 ‘법장사 삼층석탑’이라 불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법장사 삼층석탑은 대구시 문화재자료 제5호로, 기단부는 파괴되어 원래의 모습을 알 수 없고 3층을 이루는 탑신만이 차례로 쌓여 있습니다. 탑신의 1층 몸돌은 면마다 양쪽에 기둥 모양을 새겼으며, 일부가 손상되어 있는 옥개석은 낙수면의 경사가 완만하고 밑면에는 4단의 옥개석 받침이 있어 통일신라 석탑의 양식을 따르고 있는 듯 하지만, 옥개석받침이 5단에서 4단으로 줄어 있어서 통일신라시대의 양식에서 조금은 벗어나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대구의 앞산 대덕산에 고려 태조 왕건과 얽힌 산사에 대하여 알아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