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으로 바로가기

칼럼

[선진스님 시사칼럼]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 상세보기

[선진스님 시사칼럼]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

정민지 2022-03-23 16:17:11

■ 출연: 대구 보현암 주지 선진스님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시사칼럼 (2022년 3월 23일)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안녕하십니까? 대구 보현암 주지 선진입니다.

 

오늘은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라는 제목으로 마음 나눠보겠습니다.

 

공수래공수거란 말은 이 세상에 올 때도 빈손으로 와서, 갈 때도 빈손으로 간다는 말이 되겠습니다.

 

세간에 떠도는 우스개 소리로, 이건희 회장이 저승에서 정주영 회장을 만났다고 합니다. 

“자네도 왔는가? 혹시 돈 가진 거 있으면 5천원만 빌려 주게나.” 

“선배님 죄송합니다. 돈이 한 푼도 없는데요.” 

“허허허! 자네도 빈손으로 왔구먼.” 했다고 합니다.

 

불교 의식집인 석문의범에 수록된 구절에서 “태어날 때는 어디로 부터 왔으며, 죽어서는 어느 곳을 향하여 가는가? 태어남은 한 조각구름이 일어남이요, 죽음은 한 조각구름이 사라지는 것과 같다. 뜬구름이 본래 실체가 없듯, 삶과 죽음도 그러하다. 그러나 한 물건(一物)이 항상 홀로 드러나 있어, 담연해서 생사를 따르지 않는다."라는 영가법문이 있습니다.

 

이 세상 현상계는 무상하여, 영원한 것이 없어서, 올 때나 갈 때는 우리의 두 손은 비어있지만, 존재의 본질인, 불생불멸의 참된 마음은 살았을 때 남긴 선(善)의 흔적, 내가 지은 온갖 업의 씨앗들은 사라지지 않아, 지은대로 내생으로 간다는 말이 되겠습니다.

 

그러므로 불교에서는 불 선업을 짓지 말고, 선업의 공덕을 닦고, 참된 나를 깨달아야 된다는 말을 합니다.

 

악(惡)을 불선(不善)이라고도 하는데, 현세나 내세에 자기와 남에게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성질을 가진 법(法)을 말합니다. 악업(惡業)이란 인과법에 따라 반드시 현세나 내세에 자기와 남에게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행위입니다.

 

10악업이란 몸과 입 생각으로 3업으로 짓는 죄를 말하며, 10 불선업(不善業)이라고도 하며, 살생·투도·사음·망어·기어·악구·양설·탐욕·진애·사견 등을 말합니다.

 

10선(善)이란 몸과 말과 뜻으로 짓는 10가지 선업(善業), 청정한 행위들을 말합니다. 몸으로 짓는 3가지 선업은 불살생(不殺生) 살아 있는 생물을 죽이지 않음이고, 불투도(不偸盜) 도둑질하지 않음이며, 불사음(不邪음) 배우자가 아닌 사람과 부정한 관계를 갖지 않음을 말합니다.

 

말로 짓는 4가지 선업은 불망어(不妄語) 거짓말하지 않는 것, 불양설(不兩舌) 두 말로 이간질하는 말을 하지 않는 것, 불악구(不惡口) 남에게 욕이나 험담을 하지 않는 것, 불기어(不綺語) 진실이 없는 꾸민 말을 하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뜻으로 짓는 3가지 선업은, 불탐욕(不貪欲) 어리석음을 바탕 하여 구하고 원하는 것에 탐욕을 일으키지 않음이며, 부진에(不瞋崖) 성내는 마음을 내지 않음이며, 불사견(不邪見) 정견으로 삿되고 그릇된 견해를 일으키지 않고, 인과법을 부정하는 견해를 일으키지 않음을 말합니다.

 

관무량수경에서 부처님께서는 “저 국토에 태어나려는 이는 세 가지 복을 닦아야 한다. 하나는 부모에게 효도하고, 스승과 어른을 받들어 모시고, 자비로운 마음으로 살아 있는 목숨을 죽이지 않고, 10선업을 닦는 것이다. 3보에 귀의하고, 여러 가지 계율을 지키고, 규율에 맞는 몸가짐을 지니는 것이다. 깨달으려는 마음을 내어 인과를 깊이 믿고, 대승경전을 독송하고, 수행자에게 정진하기를 권하는 것이다. 이러한 세 가지를 청정한 업이라 한다.”라고 설파했습니다.

 

불교에서는 공수래공수거라 할 때 공(空)은 허무주의적인 없음이 아니라 궁극적 실재로 불이중도(不二中道)라 말합니다. 무자성 (無自性)으로 만물에는 고정 불변하는 실체로서의 나가 없으니 무아(無我)라고도 합니다. 유무(有無)의 양극단을 떠난 중도(中道)로, 상대적 마음이 끊어진 절대적 사랑을 말합니다. 이러한 공(空)의 이치를 바로 깨달으면, 집착으로부터 벗어나 마음은 잘 다스려져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고, 주관과 객관 사이에서 일어나는 대립의 소멸로 자유와 평안을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이만 마치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