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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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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스님 시사칼럼] 멈추면 보인다

정민지 2022-01-26 10:00:39

안녕하십니까? 대구 보현암 주지 선진(善眞)입니다.

 

‣ 오늘은 ‘멈추면 보인다’라는 제목으로 마음 나눠 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사회는 어서어서 빨리 빨리 얼렁 한번 잘살아보세 라는 구호아래 한 세대 만에 경제적으로 고도성장하여 한강의 기적을 이뤄 냈습니다.

 

새마을 운동, 새벽 별 보기 운동 등은 더욱 속도를 내 급성장을 촉진시킨 역동성 문화의 주요 요소가 되었습니다.

 

어서어서 빨리 문화로 경제 대국은 되었으나. 우리들은 마음은 정지 돼 있지 않고, 경쟁을 부추기고 막연한 불안감으로 뇌 반응 상으로 부정적인 감정과 성급해 하는 위험에 빠져드는 상태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너나없이 서로 멈추지 못하고, 브레이크 없는 무한 경쟁심으로 정체성을 잃은 궁핍의 시대에 살게 되었습니다.

 

단적인 예로 운전대만 잡으면 조바심이 생겨 딴 사람으로 변해 양보의 미덕은 어디로 가 버립니다. 인터넷 속도가 빠른데도 느리다는 생각을 일으켜 느린 것을 참지 못합니다. 엘리베이터 작동이 느릴 때도, 타고 가만히 있으면 저절로 올라가고 내려감에도 속이 터져 문이 닫힐 때 까지 닫힘 버튼을 누릅니다.

 

이처럼, 역동성 문화는 항상 지금 바로 여기 너머 미래가 무엇을 가져 올지를 계속 생각하고, 지금 가지고 있는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들뜸 조급함 불안한 마음이 생겨나게 됩니다.

 

불안한 원인을 찾아 해결하는 방법으로는, 올바른 이해와 현재 집중을 통해 생각에서 벗어나 일상생활에서 깨어나 있어야, 마음의 속박에서 벗어나 평온한 마음으로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들뜸 조급한 마음을 신호등의 빨간불이 켜지면 일단 멈춤 하듯이, 달리면서 숨을 돌리듯이, 우리의 마음도 일단 멈추고 판단중지하여 쉬엄쉬엄 여유를 가지고, 의식 그 자체에 주파수를 맞추고, 지금 현존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입니다.

 

멈추면 보이고, 움직이면 사물이 보이지 않습니다. 우리들 마음도 텅 빔으로 생각을 멈출 때 고요함의 중심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어떤 조건, 의도, 감각, 감정, 기억, 소리 등 바깥경계에 속지 않고, 이미지 개념 희망 믿음 관념 견해 어떤 것에도 착각 속에 빠져 들지 않을 것입니다.

 

말할 수 없는 것, 언어 문자화도 불가능한 것으로 간주되는 오직 알 수 없는 것, 아무 것도 모르는 채로, 생각을 멈추고 그 바탕 자리를 비춰보면 완전하게 보일 것입니다.

 

지금 여기 이 순간 너머는 아무것도 실재하지 않습니다. 참된 나와 생각을 동일시하지 않을 때, 욕화, 들뜸, 분노, 두려움, 괴로움, 원한, 죄책감을 벗어나, 고요하고 평화가 느껴지기 시작 할 것입니다.

 

우리들은 차안에서 휴대폰에 얼굴을 파묻는 것이 일상화 되었습니다

 

스크린과 같은 실재하지 않는 가상의 현실을 잡고, 환영의 포로가 돼 버렸습니다.

 

이러한 환영의 세계를 벗어나기를 바란다면, 바깥으로 생각하는 것을 멈추어야 합니다. 고요한 침묵 알아차림으로, 물 흐르는 소리를 듣고, 새들이 노래하는 소리를 듣고, 꽃의 향기로운 냄새를 맡고, 얼굴에 와 닿는 찬, 공기의 싸늘함을 느끼고, 눈이 내리고 봄이 오는 소리 듣고, 꽃 향기 나무 구름 등 자연이 들려주는 지금 앞에 있는 것들과 더불어 현존해야 할 것입니다.

 

숨 쉬고 있는 몸을 알아차리고, 영적이든 지성적인 생각이든 생각을 멈추고 고요해지면, 존재의 성스러운 빛으로 잘 움직이고 뜻대로 되어 온전한 충만으로 지금 여기에 존재하게 될 것입니다. 이만 마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대구BBS 라디오아침세상 시사칼럼

■ 대구 보현암 주지 선진스님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08:30∼09:00(2022년 1월 26일)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