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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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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스님 시사칼럼] 회향(廻向)

정민지 2021-12-29 09:16:58

안녕하십니까? 대구 보현암 주지 선진(善眞)입니다.

 오늘은 회향(廻向)을 제목으로 마음 나눠 보도록 하겠습니다.

 코로나 시국으로 어렵고 힘든 신축년 한 해를 마무리, 회향 하게 되었습니다. 

매년 연말이면 들뜬 축제 분위기 속에서, 가는 해를 보내고 오는 해를 맞이하지만, 일상생활이 전부 마비되다시피 하고 있으니, 현대인들이 끊임없는 탐욕과 이기심으로, 대량 생산 대량 소비의 갈망을 멈추지 않은 과보로, 세계는 황폐해지고, 대지는 파괴되었습니다.

 인간 본연의 고향인, 참나를 잊어버리고, 바깥으로 내달아 영원하지 않는 것을 목말라 구하고, 찾는 마음은 쉬지 않고, 자기를 회고 반성하여, 바로 심성을 비추어 보아 환지본처 해야 할, 우리의 본래 고향으로 회향(廻向)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들이 회향해야 할 곳은 보고 듣고 느끼고 아는 ‘이것’ 참나 ‘순수 의식으로, 누구의 창조물이 아닌, 불생불멸하는 참된 본성, 참된 본질로 주객이 나누기 이전, 이원성이 사라진 텅 빈 무, 본래의 존재 자체입니다.

 한계도 없고, 경계도 없는 동일한 체성으로, 현상계는 날마다 인연 따라 생멸하고 오고감이 일어나긴 하지만, 존재의 본질은 생멸과 가고 옴이 본래 생겨남이 없고, 온갖 것이 가고 옴이 없으니, 있는 그대로 여실 합니다.

 출가 수행자는 부처님께 조석으로 향과 등불을 올리고, 삼보님 전에 귀의하여 예불을 올릴 때 마다 나라는 태평하고 흉년과 전쟁, 질병이 소멸하여, 온 세계가 평화로워 부처님 법 펴지고 모든 일이 원만히 성취되기를 발원하고 회향합니다.

 회향이란 말은 회전취향(廻轉趣向)의 준말로 불교에서 자신이 닦은 선근공덕(善根功德)을 다른 사람이나 자기의 불과(佛果)로 돌려 함께 하는 일을 지칭합니다.

 회향에는 보리회향(菩提廻向)· 실제회향(實際廻向) 중생회향(衆生廻向) 3종이 있습니다. 

삼종 회향은 따로 떨어진 게 아니라 통합된 전체의 체험으로 중생이 곧 부처요, 하나가 곧 전체이므로, 본래 본성의 모습은 무이면서 동시에 일체의 모든 것이기 때문에 따로 분리 될 수 없다고 하겠습니다.

 자기가 지은 모든 선근(善根)과 보리의 과덕(果德)을 얻는 데 돌리는 회향은 바로 ‘참나’ ‘깨달음’ ‘자각’입니다. 

존재의 본질, 생명의 실상의 깨달음은, 일체가 하나인 생명으로, 개체적인 존재가 아닌, 주객 분별이 떨어진 자리, 안 밖이 없는 오직 알 수 없는 것, 언제나 누구에게나 항상 본래 있는, 그대로 완전한, 아무 일이 없는, 말과 글이 끊어진, 본연 삼매로, 모든 존재의 본 고향입니다.

 존재의 본 고향 참나는 우리 모두 누구나 처음부터 늘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너무나 당연하고 생생하고 또렷하여 자명하고 평범하여, 특별히 찾고 구하고 얻을 것이 없습니다. 

단지 허망한 에고와 자아, 조작하는 마음을 그치고, 내려놓으면 바로 이 자리입니다.

 생각, 감정, 오감, 믿음, 관념, 에고, 시간은 영원하지 않고, 진리에 닿을 수 없습니다. 

참나는 바로 눈앞에 이렇게 또렷하게, 형태도, 얻을 것도, 잃을 것도 없는, 시공을 초월한 영원한 지금 여기 현존입니다.

 상대와 절대로 나눠지지 않은, 모든 현상이 나타나는 근원, 바탕은, 몸과 생각 감정 너머의 고요함, 침묵, 알아차림입니다.

 밖으로 향하는 마음을, 존재의 본질에 돌이켜, 지금 여기 현존에 머무르게 하여, 참나가 가슴에서 빛나도록 자신을 바꾸는 것이, 우리의 본 고향에 회향하는 것이 되겠습니다. 

지금 어디로 가고 계십니까? 

이만 마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대구BBS 라디오아침세상 시사칼럼

■ 대구 보현암 주지 선진스님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08:30∼09:00(2021년 12월 29일)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