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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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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스님 시사칼럼] 탁발(托鉢)문화

정민지 2021-12-01 11:07:59

안녕하십니까? 대구 보현암 주지 선진(善眞)입니다.

오늘은 탁발(托鉢)을 제목으로 마음 나눠 보도록 하겠습니다.

탁발(托鉢)이란, 걸식으로 번역하며, 손에 발우(鉢盂)를 들고 마을을 다니며 승가에 올리는 공양물을 받는 의식을 말합니다. 

출가자가 가장 간단한 생활 태도로, 중생의 복을 증장(增長)시키고, 자기의 교만을 조복 받기 위함입니다.

걸식은 두타행의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인데, 비구(比丘)를 의역하여, 걸사(乞士:걸식하는 사람) 파악(破惡:나쁜 것을 깨뜨리 사람)이라는 뜻으로 밥을 빌어서 먹으면서도, 청정한 걸식으로 살아간다는 뜻입니다.

석가모니가 불교를 창시한 이후 승려들이 생활을 유지하는 가장 기초적인 방법이었으며, 태국이나 미얀마 등지의 상좌부 불교에서는 스님들이 여전히 부처님의 전통에 따라 탁발과 걸식 행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한국 불교는 지난 1600여 년 간 지속되었던 탁발문화가 탁발과정에서 일이 종종 발생 했기에 1964년부터 조계종에서는 탁발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걸식 경’에 "수행승들이여, 이 탁발이라는 것은 삶의 끝이다. 이 세상에서 ‘그대는 발우를 들고 유행한다는 것은 저주이다. 훌륭한 아들들은 결코 왕이 강요한다고 그런 것이 아니고, 강도가 강요한다고 그런 것이 아니다. 빚을 졌기 때문에 그런 것도 아니고, 두려움 때문에 그런 것도 아니고 목숨을 연명하기 위해 그런 것도 아니다.

그러나 이 세상에서 나는 태어남, 늙음, 죽음, 우울, 슬픔, 고통, 불쾌, 절망에 떨어졌다. 괴로움에 떨어져 괴로움에 둘러싸여 있다. 적어도 괴로움의 다발들이 종식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는 타당하고 합목적인 이유가 있어 그러한 삶을 영위한다"고 하였습니다.

 이처럼 탁발과 걸식은, 단순히 밥을 얻는 수단이 아니라, 발우를 들 때도 분명한 앎을 지니며, 몸과 마음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마음 챙김과 법의 기쁨, 법을 전하는 그 자체가 하나의 수행이므로, 탁발 정신은 불법 진리구현 그 자체이며, 깨달음의 사회적 실천 양식입니다.

금강경 첫 대목에,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부처님께서는 기수급고독원 비구 1200 대중과 가사를 착의하시고, 사위국 성안에서 차례대로 걸식하시고 급고독원으로 돌아오셨다”는 구절이 있습니다.

수행자는 항상 탁발과 걸식을 하며, 사람들의 초청 공양을 받지 않을 것, 차례차례 순서대로 탁발하되(次第乞食) 부잣집과 가난한 집을 가리지 않고 할 것, 하루 오전 한 끼만 먹고(受一食法), 마음대로 먹지 말 것을 밝히고 있습니다.

 십주비바사론에 탁발은 ① 생명을 유지하며, ② 삼보에 머물게 하며, ③ 자비심을 내게 하고, ④ 부처님의 교행(敎行)을 따르게 한다. ⑤ 만족한 마음을 내게 하며, ⑥ 교만한 마음을 깨뜨리게 하고 ⑦ 베푸는 선근(善根)에 감동하며, ⑧ 선근심을 내고, ⑨ 남녀와 대소의 모든 인연이 소멸되며, ⑩ 차례로 걸식하여 평등심을 내게 된다는 열 가지 이익을 말합니다.

부처님은 탁발하는데 걸식사사(乞食四事)라 하여, 꼭 지켜야 할 네 가지, 심신을 바르게 하여, 바른 계에 머무를 것(住正戒), 용모를 바르게 하여 위의를 지켜서 보는 이가 공경하고 신심을 일으키게 할 것(住正威儀), 부처님이 가르쳐 준 법도에 맞게 하며, 좋지 않은 생활로 음식을 얻는 일은 없도록 할 것(住正命), 몸은 고통의 근본임을 깨달아, 음식은 몸을 지탱하는 만큼만 받아 만족할 것(住正覺)을 당부합니다.

그리고 면밀하게 마음 챙기며 탁발하라. 이 가르침을 닦는 이는 금생과 내생에서 행복하리라. 비구들이여, 출가자는 탁발을 의지처로 삼아야 한다. 생명이 다할 때까지 탁발을 의지처로 삼아 나아가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오늘 날 이 땅에 한국불교는 탁발문화의 복원으로, 탁발의 기본 정신으로 수행자다운 위의를 지키고, 불교의 위상과 역할이 다시 회복되기를 희망하면서 이만 마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대구BBS 라디오아침세상 시사칼럼

■ 대구 보현암 주지 선진스님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08:30∼09:00(2021년 12월 1일)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