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대구 보현암 주지 선진(善眞)입니다.

오늘은 시비지심(是非之心)을 제목으로 마음 나눠 보도록 하겠습니다.
시(是)란 옳은 것을 뜻하며, 비(非)는 아닐 비 어길 비의 한자어로 새의 두 날개가 서로 반대방향으로 퍼지는 모습을 본 뜬 글자로, 어긋나다, 그르다, 아니다라는 뜻으로, 옳고 그름을 가릴 줄 아는 마음이 시비지심입니다. 

시비지심은 공정하게 판단하여 선을 옳게 여기고, 악을 그르게 여기는 마음, 바른 것과 그런 것의 시비를 가릴 줄 아는 마음입니다.
우리 주변은 내편 네 편으로 편 가르기 해서, 누구의 말도 들으려 하지 않고, 모두가 눈과 귀를 막고, 타협 없이 관련증거나 검증된 내용보다는 추정으로 판단하고, 팩트가 나와도 내가 안 믿으면 진실이 아닌 것이 돼 버립니다.
안팎으로 벌어지고 있는 이러한 현상은 연기 무아의 이치를 깨닫지 못하여, 실제로 없는 세계를 가상현실로 만들어, 마치 누에고치가 고치를 만들어 스스로 갇히는 것처럼, 사물을 있는 그대로 동시에 보지 못하여, 옳고 그름을 제대로 가릴 수 없게 됩니다.
존재하는 사물은 연기적 존재로 자성이 가진 영원불변한 실체가 없기 때문에, 끊임없이 변화하는 과정일 뿐, 나(我)라고 하는 것도 무아로써 연기의 한 과정이므로, 고정 불변하는 실체로서 아가 없기 때문에 시시로 변화하는 이 몸과 생각 감정 오감은 나(我)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범부들은 몸과 생각 감정 오감을 나인 것으로 착각하고, 무의식속에 저장된 모든 정보 꾸러미에 속아서, 사물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변질 왜곡된 인식으로 생각 관념 놀음에 속아 살게 됩니다.
맹자는 옳고 그름을 변별할 줄 아는 마음, 시비지심(是非之心)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다. 

시비지심은 지혜의 실마리요, 정의의 단초라 말합니다.

기신론에 의하면 중생의 마음은, 진여심과 생멸심 둘로 나눠서, 현상세계를 형성하는 중생의 생멸심안에 불생불멸의 진여심이 있으며, 생멸하는 중생심 이 그대로 진여심으로 이 진여심이 곧 여래 법신이며, 그 안에서 일체 중생은 모두 각자의 마음 바탕이 각각의 체가 아니라, 하나의 체인 모두 일심이라는 것입니다.
인연 따라 생멸하는 행위적 현상의 생멸심과 진여심 양면은 둘이 아니라 하나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생멸심은 행위적 현상으로 번뇌와 현재 마음상태, 계와 계율과 지혜로 결정적 지배를 받습니다. 

업식의 마음으로 영향을 받기도하고, 번뇌의 마음으로 인해서, 영향을 받기도 하며, 현재 내 마음 상태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고, 계와 계율에 의해서 영향을 받고, 지혜의 선택적 결정에 의해서 선택적인 확정을 받습니다.
중생 각자가 자신안의 불생불멸의 진여 자상을 자각해서, 마음의 본체로 돌아가 일체 중생이 진여로써 생명은 모두 하나라는 대비심을 일으켜,

일어나고 사라짐을 사실대로 보고, 알아차림 할 때, 마음은 고요해지고, 맑아지고 밝아져 주변이 정화되고, 선과 후, 원인과 결과를 분명하게 구별하여 옳고 그름 잘 가려서 바르게 보고, 정확하게 사실을 사실대로 알게 될 것입니다.
마음 바탕이 각각의 체가 아니라, 하나의 체인 일심(一心)은 경계와 분별심 자아의식 사라진 자리입니다. 

좀처럼 바뀌기 어려운 우리의 마음이 일심의 본체를 깨닫지 못하면, 대상에 끄달리어 나와 남을 주착하여, 옳고 그름을 가리고, 옳은 쪽에 동일시하기에 선악, 시비, 손익, 자타를 구분 합니다.
일심의 본체를 밝혀 한 생각을 잘 단도리 하면, 어떤 일에도 사물에도 정확하게 보고, 옳고 그름을 잘 가릴 줄 알게 될 것입니다. 

이원화된 대상의식으로는 본래의 실상(實상)을 볼 수 없습니다.
시비지심이 일어나는 근원자리를 현실 속에서 명백해지면, 허상에 속지 않고, 걸림 없는 무애인으로 자유자재하여, 다툼은 화합으로, 전체와 부분이 통으로 진정 상생하게 될 것입니다. 이만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대구BBS 라디오아침세상 시사칼럼

■ 대구 보현암 주지 선진스님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08:30∼09:00(2021년 11월 3일)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