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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텅 빈 물그릇 '항사댐' 건설...기후위기 대안 될 수 없어" 상세보기

"텅 빈 물그릇 '항사댐' 건설...기후위기 대안 될 수 없어"

정민지 2024-04-26 14:48:13

◼︎ 출연: 포항환경운동연합 정침귀 대표

◼︎ 진행: 정시훈 기자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아침세상’ 08:30∼09:00(2024년 4월 25일)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정시훈 기자: 2년 전 태풍 힌남노가 경북 포항을 강타해서 10명이 숨지고 포항제철소가 물에 잠기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이 때문에 과거 논의가 중단됐던 포항 오어지 상류 항사댐의 필요성이 급부상했고 현재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사업으로 추진 중에 있는데요.

하지만 환경단체 등은 항사댐의 역할에 대한 의문과 활성 단층의 가능성, 생태 훼손 등을 이유로 신중한 추진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포항환경운동연합 정침귀 대표님 연결돼 있습니다.

대표님 안녕하십니까?

 

▷정침귀 대표: 예 안녕하십니까?

 

▶정시훈 기자: 먼저 포항 오천에 들어설 예정인 항사댐이 어떻게 추진되게 됐는지 또 어떤 댐인지부터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정침귀 대표: 힌남노 태풍 피해 후에 앞으로 다시 발생할 홍수대책으로서 포항시가 현재 추진 중인 항사댐에 관한 겁니다.

항사댐은 오로지 바로 상류 항사천 일대를 막는 홍수 조절용 댐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그 규모는 높이 53m, 길이 170m, 또 총 저수량을 443만㎥로 하고 있고 또 사업비는 179억 원 정도가 투입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사업비의 90%를 국비로 지원받을 수 있고 조성 후에는 한국수자원공사에서 위탁 운영하게 되는데요.

포항시가 사실 애초에는 용수 공급이나 냉천의 하천 유지수를 확보한다든가 그리고 수해를 예방하기 위해서 다목적으로 댐을 추진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 이제 힌남노 피해를 입고 나니까 이제 자연 조절 방식의 홍수조절댐으로 그 용도를 변경하게 됐습니다.

 

▶정시훈 기자: 말씀하신 내용에 따르면 항사댐이 다목적 댐이 아니라 홍수 조절용 댐으로 건설이 되는데 어떤 문제가 있는 거죠?

 

▷정침귀 대표: 예, 사실 항사댐에 대해서 홍수조절용 댐은 괜찮고 다목적 댐이라 안 된다 내지는 그 반대이거나 이런 문제는 아닌데요.

그렇지만 포항시가 애초에 필요로 했던 건 다목적 댐이었어요. 그 당시에 홍수 조절보다는 오히려 가뭄 대비 용수 공급용으로서 댐이 하나 더 필요하다 이런 게 더 절실했던 걸로 알려져 있는데 현재 추진하는 항사댐은 홍수조절용 댐이라고 보면 평상시에는 그 댐에 물이 비어 있습니다.

비어 있는 상태에서 어떤 상류에서 내려오는 그 물을 오어지로 바로 들어가게 하는 형태로서 이제 냉천으로 또 유입하게 하는데요.

다만 일정 수량 이상의 홍수가 날 때만 물을 저장해서 하류의 어떤 범람 등을 막는 그런 기능을 하는 방제댐입니다.

그런데 포항시가 이 홍수 조절용 댐이 어떤 기능 어떤 형태인지에 대해서 기본 사실을 시민들에게 제대로 알려주지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시훈 기자: 최근에 항사댐 건설 관련해 주민설명회를 연 것으로 알고 있는데 방금 말씀을 하셨지만 주민들이 댐의 성격을 잘 모르고 있는 상황인 건가요?

 

▷정침귀 대표: 제가 그날 현장에서 본 바로 그렇습니다. 물론 일부 구체적으로 아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일단 힌남노로 큰 피해를 겪었으니까 홍수조절용 댐이 홍수 조절용이든 어떤 목적이든 간에 댐이 하나 들어선다 이런 부분으로 많은 주민들에게 홍보를 하고 있고 홍수 조절용 댐이 어떤 건지에 대해서는 주민들조차 거기에 대한 고민은 별로 없는 것 같았습니다.

현재 주민들은 항사댐을 통해서 우리가 그동안 겪어온 상수원 보호구역의 문제라든가 이런 민원을 해결해 달라고 요구하는 수준이지 이 댐에 대한 질문은 많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주민들 생각으로는 당연히 댐이라면 물을 가두고 필요할 때 쓸 수 있는, 필요에 따라 언제든 물 이용이 가능한 시설로 알고 있지, 홍수 조절용이라는 그런 용어 자체에 대해서 자세한 설명이 없었기 때문에 그 당시에도 어떤 질문을 통해서 확인한 내용입니다.

 

▶정시훈 기자: 포항환경운동연합에서는 항사댐 건설 사업 얘기가 나올 때부터 활성단층을 지적했는데요.

정단층으로 알려진 오천 단층에 대해서도 단정할 수 없다는 얘기도 하셨습니다. 어떤 내용입니까?

 

▷정침귀 대표: 예, 활성단층의 문제는 사실 과거에 댐 사전검토위원회가 열릴 때 전문위원이 지적한 것입니다.

경주, 포항 지진을 겪은 후라서 사실 환경단체는 물론이고 굉장히 놀라운 사실이었죠.

그런데 이번에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서도 오천 단층이 정단층이고 향후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라는 내용이 있는데요.

지금까지 사실 한반도에서 발생한 지진이 역단층에 의한 지진이 대부분이고 정단층에 의한 건 소수였다는 사실로서, 또 정단층은 판이 서로 멀어지는 거라서, 그렇다고 안전하다라고 할 수는 없는 문제입니다.

정단층에 의해서도 분명히 지진은 발생하니까요.

그래서 오천단층이 아니라도 동남권 일대에 그동안 활성단층이 14개나 있다는 정부 조사 결과도 있는 마당에 이렇게 오천단층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고 오천단층이 정단층이라는 이유로 지진으로부터 안전하다 이렇게 장담할 수는 없는 문제라고 봅니다.

 

▶정시훈 기자: 주민설명회 이후 항사댐 건설 사업은 어떤 순서로 진행이 되게 되는 것입니까?

 

▷정침귀 대표: 주민설명회를 통해서 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어떤 형식적 절차를 거친 후에 올 7월에 기본 계획을 고시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하반기에는 대형 공사 입찰 방법을 심의하고 또 기본 실시설계를 시작으로 해서 2025년 상반기에 실시설계를 완료해서 고시한 후에 우선 시공분을 착수하고 본격적으로는 2025년 하반기부터 2029년 까지 완료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정시훈 기자: 그렇군요. 항사댐이 힌남로라는 태풍 피해로 인해 사업에 탄력을 받게 된 것이었는데 이제 또 장마철 또 태풍이 오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지 않습니까?

지난 힌남노 피해를 가중시킨 냉천의 상황이 어떤지 또 피해 복구가 다 이루어졌는지도 궁금한데요. 어떻습니까?

 

▷정침귀 대표: 현재 피해 복구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냉천은 사실 지난해 5월에야 겨우 공사를 시작했는데요.

현재 냉천의 주요 복구 공사는 냉천 전체 13km 구간을 따라서 제방을 축적한다거나 또 신냉천교와 인도교를 새로 만든다 그런 작업을 시작했고 그러나 올해도 역시 장마철 이전에 얼마나 이러한 개선 작업이 진행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시민들은 그동안 복구 공사가 너무 느리게 진행이 되고 있다 이런 지적도 있고 또 앞으로 어떤 홍수에 대비가 안 돼 있기 때문에 상당히 불안해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사실 냉천 복구 공사는 2025년 말이 돼야 마무리될 계획이라고 하는데 역시 그동안에 어떤 일에 대해서는 좀 불안해하죠.

현재 오어지에는 또 퇴적물이 꽉 차 있습니다. 그래서 포항시나 농어촌공사가 서로 협의해서 우선은 당장은 오어지에 꽉 찬 이 퇴적물을 퍼내서 저수지의 담수량을 확보하는 것도 시급한 문제로 보고 있습니다.

 

▶정시훈 기자: 끝으로 전하고 싶은 말씀은 간단하게 듣고 인터뷰를 마무리하겠습니다.

 

▷정침귀 대표: 사실 가뭄이 날지 홍수가 날지 그야말로 예측이 어려운 기후위기 시대에 댐으로서 이런 것들을 다 해결하려는 건 분명히 한계가 있고 또 너무나 구시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댐 예정지 오천읍 항사리 항사천 일원은 생태자연도 1, 2등급 산림보호구역이고 또 법정 보호종 동식물들이 다수 서식하는 국토환경성평가 1등급 지역으로 환경적 가치가 아주 높은 곳입니다.

그러므로 포항시가 탄소 중립을 위해서 생명의 나무 2천만 그루 심기 이런 걸 대대적으로 한쪽에서는 추진을 하면서 댐 건설을 위한 대규모 산림 훼손은 또 괜찮다고 보는 게 과연 타당한 일인가 싶습니다.

그러므로 오어지 상류에 이렇게 다시 또 텅 빈 물그릇을 만들어 놓는 현재의 항사댐 건설은 절대 기후위기의 대안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정시훈 기자: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포항환경운동연합 정침귀 대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