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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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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진단] 국어는 모든 공부의 시작이다

정민지 2024-02-06 09:53:59

▪︎ 출연: 능인고등학교 송선용 선생님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교육진단’ (2024년 2월 6일)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정시훈 기자: 교육 진단 시간입니다.

오늘은 윤일현 교육문화연구 대표님의 개인사정으로 잠시 그 자리를 대체해 주실 분을 모셨습니다.

최근 대구 수석과 전국 자연계 수석 등을 배출하며 명문고등학교 반열에 오른 불교 종립학교 능인고등학교가 있습니다.

바로 그곳에서 근무중인 송선용 선생님을 모시고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연결돼 있습니다. 송 선생님, 안녕하세요?

 

▷송선용 선생: 네 반갑습니다. 능인고등학교에 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송선용이라고 합니다.

 

정시훈 기자: 선생님께서 평소 ‘국어공부가 모든 공부의 시작이다.’라는 지론을 굉장히 고집스럽게 주장하고 있는 분으로 알고 있습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시는지요?

 

▷송선용 선생: 평소 교육진단 채널의 애청자로서 대구 교육계에 살아있는 전설이자 존경하는 윤일현 대표님의 방송을 들으면서 독서의 중요성을 매일같이 강조하시는 말씀을 듣고 정말 중요한 말씀을 하시는구나, 우리 대구불교방송국 애청자들이 꼭 새겨듣고 실천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국어는 모국어지요. 2009년에 이어 두 번째로 개최된 2020년 세계문자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문자가 우리 한글입니다. 글자의 결합능력, 문자의 실용성, 24자모음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문자의 응용 개발성에서 압도적인 1등인 문자이자 언어입니다.

이러한 문자로 만들어진 국어는 단순한 텍스트가 아니라 생각을 모아내고, 정돈하여 표현하는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고 다양한 소재와 주제로 쓰여지고, 읽혀지면서 공존과 공감을 가르쳐 주며 좁은 의미에서는 학문으로 시작하여 넓은 의미에서는 사회적 관계를 유지시켜 민족의 정체성까지도 대표하는 영역입니다. 바로 지금 기자님과의 대화 그리고 청취자들과의 소통 등 모든 도구가 국어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시훈 기자: 그러면 이번에는 조금 좁은 의미의 학문으로써의 국어에 대해 이야기를 좀 들어보고자 합니다. ‘국어공부는 해도 성적이 잘 오르지 않는다.’ ‘국어공부를 따로 하려니 막막하다.’ 이런 현실적인 고민들이 많을텐데요. 학문과 사회의 모든 출발점인 국어를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까요? 조금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해주시면 청취자분들께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송선용 선생: 그 어떤 학문이든 잘하기 위한 비법은 세상에 단 한가지 뿐 입니다. 지속적으로 노력을 할 수 있는 끈기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끈기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전제하에 구체적인 국어 학습법을 제안해보겠습니다.

우리의 가장 잘못된 국어학습법 중에 하나가 지문을 읽고 유형이 정해진 문제를 정해진 시간내에서 풀어내려는 연습에만 반복적으로 치중을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마치 15톤 대형트럭에 2천cc 4기통 승용차 엔진을 달고 정해진 목적지를 향해 악셀레이터를 밟으면서 자동차가 ‘왜 이렇게 나가지 않느냐’라고 고민하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텍스트를 읽고 내것으로 소화할 줄 아는 기본 체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정해진 시간안에 풀이에만 집중하는 연습을 반복하다보니 성적이 오르지 않는 것입니다. 또 학생들은 오답이 왜 오답인지 풀이를 보면 단번에 이해가 되는데 막상 문제를 풀어보면 또 틀리게 되는 오류를 반복하게 되는 이유입니다.

수능국어 점수가 좋은 학생들의 공통점은 지문을 읽고 문제를 풀 때 읽었던 지문을 다시 읽지 않습니다. 지문을 읽고 머릿속에 스키마가 잘 형성되기 때문입니다. 대다수의 학생들은 이런 능력을 키우지 않고 눈앞에 보이는 지문과 문제풀이에만 몰두하다보니, 사실상 국어공부를 했으나 공부를 하지 않은 것과 같은 결과가 나타나는 것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우선 자신이 가장 관심이 가는 분야의 어떠한 주제라도 좋으니 최대한 쉽고 편한 책을 고르십시오. 참고로 시중에 인문, 사회, 과학, 기술, 예술 등의 다양한 분야의 내용이 기술되어 있는 독서지문들이 많이 있습니다. 초, 중, 고 모든 학생들에게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

효율적이고 확실한 국어성적 향상으로 위한 학습을 제시해보겠습니다.

첫 번째는 매일매일 하루에 단 10분만이라도 지문 독서를 해야만 합니다.
국어의 어자는 언어입니다. 우리가 언어에 친숙하기 위해서는 그 언어를 매일 접하는 것만큼 가장 좋은 방법은 없습니다.
공부를 하겠다고 마음 먹었을 때는 어떠한 질문이든 단 10분만이라도 매일매일 반복해서 노출시켜야만 합니다.
두 번째로 지문을 읽을 때는 키워드에는 반드시 자신만의 표식을 하여야만 합니다.
키워드는 각 문단에 가장 핵심되는 단어나 문장이라고 판단되는 것으로 하면 됩니다.
키워드를 표시함으로써 우리의 뇌는 중요한 포인트를 인지하게 됩니다.
중요한 포인트를 인지하게 됨으로써 뇌의 장기 기억 저장 장치에 저장을 해야 되나라고 우리 뇌는 고민하게 됩니다.
그래서 그 고민을 하게 되는 시점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
세 번째는 그 표식을 중심으로 자신만의 언어와 글로 다시 요약을 하셔야 됩니다.
언어를 재창조시켜야 된다는 뜻입니다. 이때 그 요약은 그림으로 표현해도 좋고 표로 표현해도 좋고, 도식으로 표현해도 좋고 그 어떤 방법이라도 괜찮습니다.
그냥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하시면 됩니다. 심지어는 낙서라도 괜찮습니다.
이렇게 세 번째로 자신만의 언어로 표식을 한 다음에 네 번째는 그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된 글이나 그림, 도표로 작성된 요약본을 가지고 지문의 내용을 혼잣말로 요약하여 말해봅니다.
성공한 사람들의 어떤 공통점 중에 하나가 혼잣말을 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혼잣말은 충분히 우리가 음식을 먹고 충분히 소화시킨 다음에 배출해내는 과정과 유사합니다.
완전히 내 것으로 소화시킨다는 뜻입니다. 

자신만의 혼잣말로 요약을 할 때 해당 지문을 최대한 다시 보지 않아도 될 정도로 인지한 다음에 읽었던 지문을 말해보는 연습을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4가지 단계의 연습을 통해 인간의 뇌는 이해를 하게 됩니다.
정보를 오랫동안 기억하기 위해서는 이해를 해야 합니다.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흡습, 요약,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하는 단계를 거친 뒤 이루어집니다.
우리가 어릴 적 읽었던 동화책들이 아직도 기억나는 건 외워서가 아닙니다.
이해했기 때문입니다. 그 내용이 마치 암기한 것처럼 줄줄이 나오는 것이 바로 이해했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학습법은 국어에만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모든 학습법의 기본이 됩니다. 그래서 국어는 모든 학문의 출발점이자 모든 시작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시훈 기자: 혹시 선생님들이 가르치는 학생들중에 선생님의 지금 가르침대로 실천해서 국어성적이 오르거나 다른 과목 성적까지도 오른 학생들이 있나요?

 

▷송선용 선생: 네 제가 2003년부터 교직생활을 시작했고 20여년간 교직생활을 하면서 학습법에 관한 강의를 수업 중간 중간에 많이 합니다. 많은 학생들을 동시에 가르치다보니 모두 관리 할 수는 없었지만 자발적으로 찾아와서 학습법에 대해 숙지하고 저와 1년간 같이 독서법을 익히며 공부한 학생들은 예외 없이 성적향상은 물론이거니와 성인으로서 삶에서도 자신의 몸속에 베인 꾸준함과 완전한 이해가 성공의 밑거름이 되었다고 합니다. 싱거운 소리 한 마디 하면 21년간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험한 국어학습법이니 믿으셔도 됩니다.

 

정시훈 기자: 잘 들었습니다. 오늘 말씀 대단히 고맙습니다.

능인고등학교 송선용 선생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