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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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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학비노조 정경희 대구지부장, 급식실 후드 고장 2년간 방치.. 대책마련 시급

문정용 2023-11-20 15:30:14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대구지부 정경희 지부장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대구지부 정경희 지부장

 

■ 대담: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대구지부 정경희 지부장

 

■ 진행: 대구 BBS 정시훈 기자

 

■ 방송: BBS 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08:30∼09:00)

 

▷ 정시훈 기자: 학교 급식실 노동자들의 폐 질환 문제가 제기된 이후 조리실의 열악한 환경과 처우 개선을 바라는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는데요, 

 

최근 대구의 한 중학교 급식실에서 연기를 밖으로 빼내는 후드가 2년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조리실무원들이 발암물질인 조리흄에 그대로 노출 됐다는 논란이 제기됐는데요,

 

전국학교비정규직 노동조합 대구지부 정경희 지부장 전화로 연결해 관련 얘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지부장님 안녕하세요

 

▶ 정경희 지부장: 네 안녕하세요.

 

▷ 정시훈 기자: 급식실에 설치된 후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 정경희 지부장: 네, 대구 강동중학교 급식실 후드 배기휀이 2년 동안 역회전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 학교는 2021년 3월~8월 급식실 현대화공사를 하면서 후드를 교체했는데, 이 때 공사가 잘못돼 역회전하기 시작했습니다. 

 

학교에서 일하는 급식종사자들이 환기가 안 된다고 여러 차례 학교에 호소했는데도 2년 동안 개선된 것은 없었습니다. 올해 6월 22일이 돼서야 대구교육청과 동부교육지원청은 현장을 확인하고 감사를 실시했구요. 그 후 올해 10월 11일부터 11월 19일까지 강동중학교는 급식을 멈추고 후드 재공사 진행 중입니다. 

 

▷ 정시훈 기자: 그런 공간에서 일을 하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학교에서는 이에 대한 조치가 없었나요?

 

▶ 정경희 지부장: 환기가 되지 않아 눈물, 콧물 흘리며 일했고 조리흄이 가득 차 겨울에도 창문을 열고 일했다고 합니다. 튀김과 전을 동시에 하는 날이 많았는데 이런 날에는 눈이 따갑고 숨이 막혀 일하는 도중에도 잠시 조리실을 벗어나 바깥 공기를 마시고 와야 했습니다. 

 

15년간 근무하고 작년 2월 말 강동중학교에서 퇴직한 조리실무원 선생님의 증언에 따르면, 동료 중 한 명은 튀김하다 정신이 몽롱해지며 마비가 오기 시작해 창문가에 한동안 기대어 있었다고 합니다. 

 

학교에도 얘기하고, 급식실 점검 나온 교육청 담당자들에게도 수차례 얘기했습니다. 한번은 점검 나온 교육청 담당자에게 환기가 안 되어 창문을 열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담당자는 창문을 열면 환기 성능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창문을 닫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말을 듣고 창문을 닫고 조리를 했다고 합니다. 환기가 안된다는 일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조금만 더 성의있게 들어줬다면 좀 더 일찍 후드 배기휀 역회전을 발견할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정시훈 기자: 현대화공사를 한 곳이지만, 조리흄이 학생들에게 노출이 되는 환경이라고 하는데 무슨 얘기인가요?

 

▶ 정경희 지부장: 조리실 바로 옆에 식당이 붙어 있는데, 배식대를 사이에 두고 문 없이 뚫려있는 구조입니다. 조리흄이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안에서 퍼졌으니, 당연히 학생들과 교직원들이 밥먹는 식당에도 조리흄이 갈 수밖에 없습니다. 

조리흄은 튀김 볶음 구이를 만들 때 허연 연기처럼 피어오르는 유증기 속에 있는 미세먼지입니다. 조리로 발생하는 연기가 퍼져나가는 것처럼 보였다면 조리흄이 퍼지고 있었던 겁니다.

 

▷ 정시훈 기자: 관련해 지난주 대구시교육청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 구제책과 재발 방지대책을 촉구하셨는데요,

이후 시교육청에서는 기자회견에 대한 설명자료를 통해 급식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폐검사와 급식실 공사 담당 업체 수사 의뢰 등의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는데 어떻게 보셨습니까? 

 

▶ 정경희 지부장: 시교육청에서는 설명자료에서 적극적인 점검 노력을 다하지 않은 강동중학교 등에 징계 처분을 했다고 합니다. 확인해보니 강동중학교에 기관 경고가 내려졌답니다. 제가 기관 경고를 내린 동부지원청 담당자에게 기관 경고를 받은 학교는 어떤 불이익을 받냐고 질문했더니 “불이익은 실제 별로 없다”고 답변했습니다. 이런 솜방망이 처분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피해자 구제책도 폐CT를 찍고 싶은 사람은 한 번 더 찍게 해주겠다는 것이 다입니다. 다리에 마비가 오고, 두통과 코통증 등 여러 증세에 시달려왔습니다. 폐암 잠복기 고려하면 폐CT도 1회성으로는 안되고, 다른 종합검진도 필요합니다. 

또 휴업한다고 임금 30%를 손해보고 있는데 피해자들에게 위로금을 주지 못할망정 임금 손해까지 보게 만드는 대구교육청에 분노가 치밉니다. 

 

▷ 정시훈 기자: 또 시교육청에서는 매년급식실 시설 개선을 위해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고 하는데 충분하지 않은 건가요?

 

▶ 정경희 지부장: 충분하지 않습니다. 강동중학교만 보더라도 이번 사건이 터지니까 계획에 없던 냉난방기 2대를 지원했습니다. 역으로 말하면 이런 사건이 안 일어났다면 냉난방기 지원을 언제 받을  지 모른다는 겁니다. 

매년 여름만 되면 50도가 넘는 급식실에서 땀을 비오듯이 흘리며 일을 하고 있습니다. 

 

▷ 정시훈 기자: 지난 국정감사에서도 문제가 지적되기도 했는데요,

급식노동자가 폐암 판정을 받고도 산재 인정을 받기가 쉽지 않다고 하는데 어떻습니까? 

 

▶ 정경희 지부장: 7년 10개월 대구 급식실에서 조리실무원으로 근무하다 작년에 폐암 판정을 받은 선생님이 산재 불승인이 났습니다. 지난 월요일 산재 재심사위에 재심 요구 신청서를 낸 상황입니다. 이 분의 불승인 이유를 보니까 10년에 못미치게 근무했다는 겁니다. 

 

근로복지공단이 폐암 산재 여부를 기계적으로 10년 기준을 잡는 것도 문제이고, 현장 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는 문제도 있습니다.

산재 불승인난 선생님은 하루종일 조리흄이 발생하는 3식고에서 근무한 경력, 반지하 급식실에서 근무한 경력, 음식물 소각시설 시범 설치 학교에서 근무한 경력들이 있는데 이런 특수성이 하나도 반영안됐습니다. 

최근까지 4년 6개월 근무한 중학교는 환기시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습니다. 바람이 안느껴져 화장지를 떼서 후드 밑에 대면 나부껴야 하는데 화장지가 밑으로 쳐져서 움직이지 않을 정도입니다. 

 

폐암 산재 승인받은 분들도 대구교육청의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른 지역에서는 산재로 휴직하면 근로복지공단에서 받는 평균임금 70% 외 30%를 교육청에서 지원해 줍니다. 그런데 대구는 한 푼도 지원이 없습니다. 그리고 산재 신청할때도 행정적 도움을 전혀 주지 않아 폐암 당사자들이 사비를 들여 노무사에게 의뢰해 산재 신청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10월 17일 국정감사에서 이 부분을 지적받고 강은희 교육감께서 ‘지원이 필요하다’고 인정하셨는데,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 아무 조처가 없는 상황입니다.

 

▷ 정시훈 기자: 산재 승인도 어렵지만 산재 승인을 받은 분들도 대구시 교육청의 지원은 상당히 어렵다 이렇게 보면 되겠군요.

 

▶ 정경희 지부장: 네 그렇습니다.

 

▷ 정시훈 기자: 관련해서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듣고 인터뷰 마무리 하도록 하겠습니다.

 

▶ 정경희 지부장: 대구시민 여러분과 이 방송을 듣는 청취자, 또한 학부모님들이실 겁니다. 내 아이가 다니는 일선 학교에서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안전하고 위생적인 학교 급식을 만들기 위해 급식 노동자들은 생명과 안전을 위협받고 있습니다.
강동중학교 사건으로 보셨듯이 이 학교뿐만 아니라 2027년까지 대구교육청은 462개 학교 전체 급식실 환기시설공사를 진행하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대구교육청에서는 환기시설 전문 감리업체를 통해서 공사 시작부터 끝까지 점검할 수 있도록 교육청에서 적극 반영되도록 권유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시는 학기 중에도 학생들, 교직원들이 직영급식이 제공되지 않는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아야 합니다.
그리고 학교 급식노동자들이 대구 학생들의 급식을 위해서 진심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지속적인 관심 당부드립니다. 고맙습니다.

 

▷ 정시훈 기자: 네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대구지부 정경희 지부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