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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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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진단] 고3병의 원인과 해결책

문정용 2023-05-24 11:20:33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 대담: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윤일현 대표

 

■ 진행: 방송부 정시훈 기자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08:30∼09:00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정시훈 기자: 교육 진단 시간입니다. 날이 더워지면 학생들이 많이 힘들어 합니다. 잠을 못 자고 식욕도 떨어지고 두통이나 복통으로 고생하는 학생도 있습니다. 고3 학생들에게서 자주 보는 이런 증상을 흔히 고3병이라고 하죠. 오늘은 소위 말하는 고3병의 원인과 해결책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 갖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윤일현 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선생님 전화로 모셨습니다. 

윤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윤일현 대표: 예 안녕하십니까?

 

▶정시훈 기자: 먼저 소위 말하는 고3병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윤일현 대표: 방금 말씀하신 대로 요즘은 고3뿐만 아니라 심지어 초등학생도 고3병을 앓습니다. 중간고사를 치고 난 뒤부터 가슴통증, 두통, 수면 부족 등의 고통을 호소하는 학생이 많습니다. 또 부모님들도 자녀들과 마찬가지로 비슷한 증상을 느끼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흔히 고3병과 고3 어머니병을 같은 범주에 넣어서 파악하기도 합니다. 

사실 이 병은 근본적인 치료책이 없습니다. 어느 시대나 경쟁이 치열할 때는 이런 부작용이 있기 마련입니다. 특히 우리 교육 상황에서는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이런 증상이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학력을 중시하는 사회적 풍토가 이 병의 근본 원인입니다. 그러나 이 병의 원인을 알고 지혜롭게 대처하면 긴장과 경쟁을 생산적, 창조적인 에너지로 발전시킬 수도 있습니다. 

먼저 고3병의 원인에 대해서 한번 짚어보지요. 많은 사람들이 고3병은 수면 부족과 과로 때문에 온다고 생각을 합니다. 부분적으로는 맞는 말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수험생을 지도해본 사람이면 근본 원인이 다른 곳에 있다는 사실을 압니다. 고3병은 육체적 피로보다는 공부가 뜻대로 되지 않고 기대하는 성적 향상이 제때 일어나지 않는 데서 오는 심리적 불안감이나 좌절감이 근본 원인입니다. 

상당수의 수험생들이 학교나 학원에서 자율학습 등을 하다가 자정 무렵에 집에 돌아오는 경우가 많죠. 현관에 들어설 때 지친 모습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연민의 정을 자아내며, 동시에 또 부모님들은 그 모습을 보며 가슴 뿌듯한 자부심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나 가정에서는 아이들의 진정한 모습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만약 학생이 집에 들어올 때 심하게 피로한 모습을 보이면 그날 하루를 알차게 보내지 못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공부가 잘 되고 계획한 만큼 진전이 있다면 활기가 넘치고 몸놀림이 가벼워야 합니다. 현관에 들어오는 순간 극도로 지친 표정을 짓는다면 그날 하루를 잘못 보낸 것이죠. 공부가 잘 안 되어 잡념에 빠져 시간을 낭비했거나 바르지 못한 자세로 책상에 엎드려 있었기 때문에 귀가 후에도 계속 피곤한 겁니다. 이런 모습들을 우리 부모님들이 잘 파악을 해야 합니다. 

상당수의 수험생과 학부모는 서로에게 이렇게 진실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님은 자녀가 학교에 있는 시간, 학원, 독서실 등에 있는 동안에는 공부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생각할 뿐만 아니라 믿고 싶죠. 학생 자신도 공부를 열심히 안 해도 늦게 올 때 부모님이 공부 많이 해서 피곤하지? 이렇게 물으면 아니라는 답보다는 그냥 어정쩡하게 넘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간섭과 잔소리, 꼬치꼬치 캐묻는 것이 귀찮기 때문에 공부에 완전히 몰두하지 않아도 그냥 어물쩍 넘어가 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게 했을 때 학생은 마음이 편하지는 않습니다. 계속해서 이런 날들이 이어지면 성취감을 못 느끼고, 시간이 흐를수록 생각한 만큼 진전이 없으니까 머리가 무겁고 가슴이 답답해지죠.  증세가 악화되면 만성적 피로로 이어지고, 더 심해지면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하는 이런 경우가 있습니다. 제가 수험생과 학부모들을 오랫동안 지켜보고 상담하면서 내린 결론은 고3병은 학생이 좋아지면 엄마도 바로 좋아진다는 것입니다. 가족의 정신건강, 행복을 위해서도 우리가 고3병을 잘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시훈 기자: 그렇다면 이 증상 극복을 위해 어떻게 해야 되겠습니까?

 

▷윤일현 대표: 고3병의 예방과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반드시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서 성취감이 누적하는 것입니다. 성취감이 누적되고 생활이 즐거우면 고3병 증상은 사라집니다. 고3뿐만 아니라 어른도 마찬가지인데요. 일의 성취감, 생산성을 확인하고 기분이 좋아지면 몸이 좀 피곤해도 거의 대부분 사람들은 견딜 수가 있습니다. 

우리 고3도 하는 일에 신명이 나 “아! 이렇게 하면은 뭔가 될 것 같다”라는 확신이 들면 잠을 좀 적게 자는 날도 그렇게 피곤하지 않고 또 두통이나 가슴 통증 같은 것도 거의 느끼지 않게 됩니다. 초·중·고 학생을 포함해서 이 나이에는 조금 피곤하다고 그렇게 못 견딜 정도는 아니거든요. 결국은 성취감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그걸로 인한 스트레스로 몸이 안 좋고 아프게 됩니다. 

고3병 증상을 앓고 있는 아이들의 가정 분위기에 대해서도 우리가 좀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요. 부모가 극성스러울 때 자녀는 소심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평소에 부모님이 잘해주다가도 시험 성적이 좀 안 좋으면 아주 호되게 질책하거나 비난하면 아이들은 굉장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부모는 자녀를 믿어야 합니다. 모든 것을 믿고 맡긴다는 자세를 보여줄 때 수험생은 더 의젓해지고 강한 책임감을 갖게 됩니다. 부모는 자기 자녀가 다소 못마땅하더라도 다른 집 아이들과 비교하는 일을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어른이나 아이 모두가 가장 싫어하는 것은 남과 비교하는 것입니다. 끊임없이 남과 비교하는 것도 고3병의 주된 원인이라는 걸 우리 부모님들이 한번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기대만큼 성적이 좋지 않을 때 가족 모두가 괜찮다고 이야기하면서 격려해 주며 꾸준히 노력하면 차츰 좋아진다고 이야기해주어야 합니다. 이런 마음 자세로 가족 모두가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게 되지 않을 때 우리 학생들은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방금 말씀드린 여러 가지 요소들을 한번 잘 생각해 보시면 우리 집 아이는 어떤 경우인가를 찾아낼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정시훈 기자: 이 밖에 힘들어하는 자녀들을 위해서 부모님들이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간단하게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윤일현 대표: 우리 주변에 고3은 황제고 부모는 몸종인 집이 많습니다. 부모가 자녀의 몸종이 될 때에는 자녀도 행복하지 않고 부모도 행복하지 않습니다. 부모님은 모든 것을 다 해주었는데 자녀가 기대만큼, 생각만큼 안 해준다고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오히려 저는 부모님이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 몰입할 때 그 모습을 바라보며 아이들은 오히려 더 마음 편하고 자기 책임감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조금 거리를 두고 지켜보고, 필요한 시점에 한 번씩 격려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가족 전체가 같이 잘해보자고 서로 다독여주는 분위기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정시훈 기자: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윤일현 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선생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