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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교육진단] 자녀의 독서능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 상세보기

[교육진단] 자녀의 독서능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

정민지 2023-05-16 14:44:53

▪︎ 출연: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윤일현 대표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교육진단’ (2023년 5월 16일)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정시훈 기자: ︎교육 진단 시간입니다.

벌써 5월의 중순입니다. 중간고사가 끝나고 학생들은 지금 다소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집에서 부모 자녀가 부딪히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합니다. 어느 어머니께서 좀 여유가 있을 때 책을 읽으면 좋겠는데 늘 휴대전화기나 컴퓨터 등으로 오락을 많이 해서 속이 상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책을 읽게 하는 방법을 좀 가르쳐 달라고 하셨는데요. 오늘은 책 읽기에 관한 얘기를 나눠보는 시간 갖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선생님 전화로 모셨습니다. 윤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윤일현 대표: 예 안녕하십니까.
 

▶정시훈 기자: ︎어머니 말씀대로 휴대전화기나 컴퓨터 TV 등 영상 매체에 시간을 너무 많이 보내게 되면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일어나는지에 대해서 먼저 좀 말씀을 해주시겠습니까?
 

▷윤일현 대표: 이 문제에 대해서는 여러 곳에서 많은 문제점을 제기하고 그 해법도 내놓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중 공통적인 부분을 모아 우리가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데요. 텔레비전, 휴대전화, 컴퓨터 오락 같은 영상 매체가 왜 자라나는 청소년에게 문제가 될 수 있는가를 우리가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영상 매체를 보는 습관이 몸에 배게 되면 사람을 대할 때 제 뜻대로 안 되면 참아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텔레비전이나 컴퓨터 오락이나 휴대전화를 이용한 게임이나 동영상 등은 보다가 마음에 안 들면 채널을 바꿀 수도 있고 다른 걸 틀 수도 있기 때문에 항상 제멋대로 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런 데 습관이 되면 사람을 대할 때도 잘 견디지 못합니다. 또 생각을 많이 해가면서 읽어야 하는 책도 자연이 멀리하게 되죠. 책 읽기를 싫어하게 되면 공부를 하고 싶은 마음도 적극적으로 생겨나지 않게 됩니다.
또 영상 매체에 길들여지면 느리고 수고로운 과정을 거쳐야 이해가 가능한 책을 더욱더 읽을 수 없게 됩니다. 영상 매체에서는 모든 게 속전속결로 해결되기 때문에 끝까지 인내하면서 읽고 생각하고 상상해야 하는 책 읽기 과정을 견디기가 어렵습니다. 
영상 매체에 익숙하면 독서를 하고 글을 쓰는 일은 더욱더 어려워집니다. 글을 쓰는 과정은 자기감정을 스스로 잘 다스릴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되고, 또 감정을 정리해서 체계적으로 기록할 수 있어야 되는데, 영상 매체에 익숙해져 있는 사람은 아이든 어른이든 이런 것을 굉장히 어려워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영상 매체에 길들여지면 사고력이 감퇴하게 됩니다. 몸도 음식을 골고루 먹어 영양분을 잘 섭취해야 유지가 되고 성장합니다. 생각하는 능력도 우리가 여러 가지에서 자극을 받아야 합니다. 영상 매체는 사고력 배양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영상 매체는 금방 문제를 제기하고 바로 해결해 주기 때문에 상상력이 들어설 여지를 없애주는 경향이 있습니다. 영상 매체에 익숙해지면 어떤 일에 끈질긴 지구력이나 인내심을 가지지 못하고 책임감이 별로 강해지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영상 매체가 주는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사람을 수동적인 인간으로 만든다는 것입니다. 독서는 적극적인 어떤 의지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영상 매체는 좀 느슨하고 본인의 의지가 크게 작용하지 않기 때문에, 그냥 막연히 틀어놓고 보다가 마음에 안 들면 꺼버리고, 이런 것이 되풀이되기 때문에 매사를 수동적으로 되게 합니다. 영상 매체는 이런 점에서 굉장히 부정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시훈 기자: ︎그렇다면 자녀의 독서 능력을 높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있다면 말씀을 해주시겠습니까?
 

▷윤일현 대표: 자녀의 독서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치밀한 계획에 의한 실천이 필요한데요. 먼저 독서 분위기를 조성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자녀 수준에 맞는 책을 골라서 자녀가 흥미를 갖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부모가 늘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아이의 수준에 맞는 책을 골라 흥미를 느끼게 해야 합니다. 자녀의 흥미와 취향을 미리 알아서 거기에 맞는 책을 골라 선물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하루 중 어느 시간에, 자기 전이나 혹은 아침에, 밥 먹기 전이나 후 어느 시간대라도 괜찮습니다. 
정해진 시간에 규칙적으로 책을 읽는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책읽기 시간을 정해 두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 시간에는 집에 있는 가족 구성원들이 함께 책을 읽을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학년이 낮을수록 책읽기에 대한 보상 같은 게 필요한데, 먼저 물질적인 보상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걸 말씀드리고, 책을 읽은 뒤에 그 내용이 영화나 다른 영상 매체로 나온 게 있다면 먼저 책을 읽어 보고, 그 다음에 영상물을 한번 보게 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책을 먼저 읽은 후 영상물을 보면 책에 표현되지 않는 것, 혹은 책보다 영상이 더 좋다, 안 좋다 이런 걸 평가할 수 있기 때문에 이해에 도움이 되지만, 책은 안 읽고 영상 매체만 통해 접하게 되면 그게 다 인줄 알게 됩니다. 
자녀들이 평소에 관심을 갖고 있는 책을 부모님들이 염두에 두고 있다가 같이 서점 같은 나가 구매하는 이런 것도 하나의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책을 읽고 난 뒤에 자녀와 함께 진지하게 이야기를 해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앞에서도 말씀을 드렸지만, 수준에 맞고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책이 좋다고 했는데, 너무 부모의 뜻이 반영된 무겁거나 재미가 없는 책보다는 때론 만화책도 좋고, 온 가족이 함께 즐기며 웃을 수 있는 책들도 곁들여서, 책 읽기가 굉장히 맛있는 밥을 먹는 것처럼 즐겁고 재미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면 도움이 됩니다.
 

▶정시훈 기자: ︎부모님이 아무리 노력을 해도 독서 지도가 어려운 학생들도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할까요?
 

▷윤일현 대표: 먼저 독서 능력에 문제가 있는 학생들 상당수는 독서 능력보다는 정서적인 데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책 읽기를 강요하기보다는 부모 자녀가 대화를 많이 나눌 필요가 있습니다. 자녀에게 말할 기회를 주고, 부모가 경청하고, 그리고 그것과 관련되는 책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도록 이렇게 순차적으로 유도해 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어느 날 그냥 책을 갖고 와서 읽으라고 강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자녀와 대화함으로써 자녀가 어떤 곳에 관심과 흥미를 갖고 있는지를 알고 자연스럽게 그 문제와 비슷한 책을 선택할 수 있게 유도하는 게 가장 바람직합니다. 
이런 학생의 경우 전문가와의 상담이 필요합니다. 가정에서나 학교에서 막연히 책을 읽어라 한다고 독서 습관이 형성되지 않는 학생도 있습니다. 그래서 자녀를 잘 살펴보고 독서 자체를 정말로 싫어하고 귀찮아하거나, 책을 주면 늘 어렵다며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하는 학생은 전문가의 상담이 필요합니다. 
같은 또래 학생들이 별 문제없이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아이가 이해가 안 된다거나 읽을 수 없다고 할 때는 분명히 문제가 있기 때문에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서 구체적인 대책을 세우는 게 바람직합니다. 
결국 자녀의 독서 문제에서는 부모의 관심이 가장 중요하고, 그 관심 중에서도 부모가 먼저 솔선수범해서 책을 읽고 또 아이의 눈높이에 맞게 같이 읽을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면서 정말 어떤 문제점이 느껴지면 시기를 놓치지 않고 전문가와 상담해서 해결할 수 있는 이런 방법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는 사실을 우리 부모님들이 꼭 기억하고 자녀 독서 지도를 해주면 좋겠습니다.
 

▶정시훈 기자: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윤일현 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선생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