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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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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진단] 부모·자녀 사이 정서적 공감대 형성하기

문정용 2023-05-09 11:11:07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 대담: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윤일현 대표

 

■ 진행: 방송부 정시훈 기자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08:30∼09:00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정시훈 기자: 교육 진단 시간입니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은 지나갔지만 5월은 가정의 달입니다. 부모님들이 자녀에게 투자하는 시간과 돈이 예전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늘어났다고 하지만 투자에 비례하는 성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원인은 다양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부모와 자녀가 정서적인 공감대를 이루지 못하기 때문에 투자에 비해 생산성이 낮다고 얘기를 합니다.

오늘은 가족이 정서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 갖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윤일현 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선생님 전화로 모셨습니다. 

윤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윤일현 대표: 예 안녕하십니까?

 

▶정시훈 기자: 먼저 자녀 교육에서 정서적인 공감대가 중요한 이유부터 좀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윤일현 대표: 방금 말씀하신 대로 투자 대비 생산성이 없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많은 부모님들이 돈과 시간에 대한 기대 효과는 차치하고라도 부모 자식 사이의 관계가 위기를 느낄 정도로 힘들다고 고백을 합니다. 그래서 대화가 완전히 단절된 가정도 많습니다. 자녀에게 그렇게 많은 투자를 하면서도 왜 이런 결과가 나오는가? 그 이유가 방금 말씀하신 대로 돈이든 시간이든 열정이든 부모 자녀 사이에 서로 오가는 정서적인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 않으면 거의 모든 게 허사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가정의 행복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자녀들의 지적, 인격적 성장을 위해서도 정서적 공감대가 가장 중요한 토대가 된다고 학자들은 이야기를 합니다. 부모와 자녀가 공통되는 추억과 어떤 공감할 수 있는 정서를 많이 공유할수록 오래 가고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래서 정서적 공감대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정시훈 기자: 정서적인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방법은 아주 다양하다고 보는데요. 그 중에서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면 어떤 것을 꼽을 수가 있겠습니까?

 

▷윤일현 대표: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어떤 특별한 행사나 이벤트보다도 정서적 공감대라는 바탕 위에서 일상을 공유하는 지혜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많은 부모들이 자녀에게 거의 모든 것을 바친다고 이야기합니다. 과연 그렇겠습니까? 자녀에게 투자하는 돈과 관심은 분명히 예전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늘어났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정서적 교감은 줄어든 가정이 많습니다. 

각자가 바쁘다는 핑계로 부모는 경제적 지원만 해주면 되는 걸로 생각하기가 쉽고, 자녀는 부모의 뜻에 부응해서 공부를 열심히 해준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따라서 공부를 잘하는 학생은 모든 것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해 부모의 수고도 모르고 주변에 대한 배려의 마음 없이 오로지 자기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유형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녀가 기대만큼 공부를 하지 못할 때 또 부모는 물질적으로 제공해 준 것만 생각하며 아이에게 온갖 악담과 실망의 말을 퍼붓기도 하죠. 부모는 이렇게 희생해서 너 뒷바라지를 해줬는데 너는 이게 뭐냐 이런 식으로.. 그러니까 부모 자녀 간에도 이해관계만 남게 되는 거죠. 

영국의 한 연구소는 부모, 특히 아버지와 대화를 많이 나누는 집 자녀가 일반적으로 공부를 잘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적이 있습니다. 

많은 부모들은 자녀 교육은 물론이고 정신적 성장과 관계되는 일들도 요즘은 집 밖에 맡겨버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학원이 자녀의 학습 문제는 물론이고 생활 지도까지 담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모든 것을 돈으로 해결해야 하고 모든 것을 남의 손에 맡기는 것은 어리석은 짓입니다. 

그래서 부모님들은 가족이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공부를 떠나 부모 자식 간의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비록 짧은 시간이라 할지라도 정서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추억, 경험, 이벤트가 많아야 합니다. 다양한 가족 행사, 그게 꼭 돈이 들어야 하고 멀리 여행을 떠나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함께할 수 있는 추억거리를 만들고, 같이 하는 경험 양을 늘리게 될 때 서로의 이해도는 높아지고 가족 간에 더욱더 사랑하게 된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부모와 자녀가 육체적,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특별한 계획보다는 일상생활 속에서 같이 경험을 공유하고 또 공통의 것을 추구하고 느끼고 배려하며, 서로 위하는 생활을 많이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시훈 기자: 일상을 공유하는 지혜와 또 정서적인 교감이 상당히 중요하다 이런 말씀 하셨습니다. 잠깐 말씀을 해주셨지만 이 정서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방법들 좀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제시를 해주시겠습니까?

 

▷윤일현 대표: 대표적인 A, B, C 3가지 유형, 실제로 제가 이야기를 나눈 분들의 내용입니다. 

A 가정에서는 동네 앞산에 늘 주말에 한나절 정도 같이 산행을 함으로써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생활을 쭉 했다고 합니다. 특히 봄철에는 동네 산을 다니며 어느 비탈에 어떤 식물 군락이 있는지 같이 찾아보고 기록 하면서 서로가 많이 달라졌다고 하죠. 처음에는 서로 힘들지만 같이 다니다 보면 힘들 때 서로 손도 잡아주고 또 앉아서 이야기도 하게 됩니다. 이런 과정이 답답한 아파트 안에 갇혀 있을 때 이야기할 수 없는 것을 툭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 또 이야기하기도 더 쉬워진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산이나 들로 나가면 마음이 더 잘 열리게 된다는 것을 동네 앞 산행을 통해서 경험하게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또 한 분은 부부가 주기적으로 자녀들과 함께 서점에 나간다고 합니다. 

요즘은 인터넷으로 검색을 하고 인터넷을 통해서 주문을 하지만 서점에 가서 매장에 앉아 책을 서가에서 빼서 보기도 하고 또 마음에 드는 책이 있으면 이 책 어때 이렇게 이야기하면서 같이 구매 한다고 하는데요. 꼭 독서 지도를 한다기보다는 아이가 고등학교에 들어가면서 공부 때문에 많이 읽을 수 없어 두 달에 한 권은 읽자 이렇게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아무리 바빠도 1년에 6권을 가족이 같이 읽을 수 있다면 가족 여행 이상으로 많은 것을 공유할 수 있다고 이 분은 말합니다. 이 과정에서 굉장히 놀라운 경험을 했다고 합니다. 

1년에 6권 정도를 읽고 그 책의 내용을 이야기하다 보면 많은 것을 이해되고 공감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고 합니다. 이 분의 말씀을 들으면 서점에 같이 가는 것,, 또 서점에 앉아서 책을 고르는 것, 그리고 이 책 살까 말까 이야기하는 등의 과정이 좋다고 합니다. 읽고 난 뒤 서로의 견해를 간단하게 이야기하는 것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정도로 공감대와 가족이라는 걸 느끼게 한다고 합니다. 이 방법도 권하고 싶어요. 

C 가정의 경우에는 자녀들과 함께 한 달에 한두 번 요리를 같이 한다고 해요. 요즘은 먹방이나 유튜브 같은 데서 먹는 것과 관계되는 게 많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과 상의를 해서 무슨 요리를 해볼까를 정하고 재료를 구하고 다듬고 요리를 하는 과정에 아이들을 모두 참여시킨다고 합니다. 

심지어 채소를 다듬고 마늘을 까고 양파를 다듬고 이런 과정을 거쳐 완전한 요리가 나오기까지 그 과정에 수많은 대화가 오고 가고 서로 친해진다고 해요. 말씀을 듣고 보니 그렇겠다는 공감을 하게 됩니다.  같이 음식을 준비하고 즐겁게 식사하고 대화를 나누다 보면 그 과정에서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공감대를 느끼게 된다고 이야기합니다.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방금 소개한 예 외에도 각 가정마다 가족의 취향이나 가족 구성원의 개성, 적성에 따라 같이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보면 사례는 무궁무진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렇게 하겠다는 마음을 먹는 게 중요합니다. 어느 날 한 번 마음먹고 실행하면 그다음부터는 쉽다고 생각합니다.

 

▶정시훈 기자: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윤일현 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선생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