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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부의 교원감축 정책 교육체계 파국으로 이끌어.. 상세보기

정부의 교원감축 정책 교육체계 파국으로 이끌어..

문정용 2023-04-28 09:58:04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구지부 김봉석 정책실장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구지부 김봉석 정책실장

■ 대담: 전교조 대구지부 김봉석 정책실장

 

■ 방송: BBS 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08:30∼09:00)

 

■ 진행: 대구 BBS 정시훈 기자

 

▷ 정시훈 기자: 지난 24일 교육부가 내년부터 2027년까지 초등 중등 교원 수를 최대 30% 가까이 줄이는 ‘중장기 교원수급계획’을 발표했는데요.

 

교육현장의 반발이 거셉니다.

 

전교조 대구지부 김봉석 정책실장 전화로 연결해 관련한 내용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실장님 안녕하십니까?

 

▶ 김봉석 정책실장: 네 안녕하세요.

 

▷ 정시훈 기자: 먼저 교육부가 발표한 교원수급계획에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설명부탁드립니다.

 

▶ 김봉석 정책실장: 네, 교육부가 발표한 중장기 교원수급계획 내용은 크게 4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우선 교원 신규 정원을 줄이겠다는 겁니다. 기존에 문제가 됐던 교원수급 기준을 교사1인당 학생수 기준으로 큰 틀에서 그대로 가져갔는데요. 교육부가 발표한 통계자료를 보면 2027년까지 학령인구가 약 13%(58만명) 감소되고, 2038년까지 46%가 감소한다고 하는데요. 이걸 근거로 교원 신규 채용을 올해 초등3500명, 중등 4900명 수준에서 2027년에는 초등 2600~2900명 내외, 중등 3500~4000명 내외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것이구요. 이렇게 되면 초등은 2027년까지 최대 27% 신규채용이 감소하구요. 중등은 최대 28.5% 감소하게 됩니다.

 

2) 교사1인당 학생수를 기준으로 하면 아무래도 농어촌 지역의 소규모학교나 도심 지역의 과밀학급 문제가 있을 수 밖에 없는데요. 이와 관련해서 교육부에서 농어촌 인구감소 지역의 소규모 초등학교에서는 학교 운영에 필요한 최소한의 교원의 배치하겠다고 했습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얼마나 몇 명 배치하겠다는 것인지 기준은 아직 나오지 않았구요. 두 번째로 과밀학급의 경우에는 신도시 인구유입지역에는 학교 신설시 필요한 교사를 별도로 확보하겠다고 했습니다. 

 

3) 디지털 시대를 맞이해 모든 초중고에 정보 교과 교사를 대폭 확대하겠다는 겁니다. 특히 중고등학교에는 학교당 최소1명씩 교사를 배치하겠다고 했구요. 

 

4) 코로나19 이후에 학력양극화 문제가 있었는데요. 교육부에서는 이와 관련해서 초등학교 1,2학년 대상으로 기초학력 담당 교원을 추가배치하겠다고 했습니다.

 

▷ 정시훈 기자: 그럼 당장 내년 신규 교원 수가 올해 대비 10% 가량 줄어든다는 건데

교육현장 분위기는 어떤가요?

 

▶ 김봉석 정책실장: 네, 이번 교육부의 정부의 교원 정원 감축 기조를 둘러싼 교육계의 우려가 많습니다. 현재 전체 학교의 25%가 과밀학급인데요. 교원 수급을 줄이면 학령 인구 감소를 감안해도 과밀 학급이 증가할 수 밖에 없습니다. 

사실 전교조를 비롯한 많은 교원단체에서는 교육부가 교사 1인당 학생수 말고, 학급당 학생 수 기준으로 교원 정원을 정해야 계속 요구했습니다. 실제로 학교에서는 교육과정을 운영할 때 학급 단위로 편성하고 있는데요. 교육부가 여전히 교사1인당 학생수만 강조하면 교육여건이 더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습니다. 더구나 윤석열 정부의 국정 과제에는 <교사가 수업에 전념할 수 있는 교육여건 조성을 위해 적정 규모의 교원을 배치>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되었는데요. 이번 교육부의 중장기 교원수급계획은 적정 규모 교원이 아니라 교원수급 줄이겠다는 쪽으로 역행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 정시훈 기자: 교원 감축은 결국 지역 소멸로 이어진다는 지적도 있었는데요, 교육부는 이번 발표에 교육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농·산·어촌 소규모 학교에 최소 교원을 배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어떻습니까?

 

▶ 김봉석 정책실장: 2022년 기준으로 보면 우리 나라 소규모학교는 도 지역으로 갈수록 심각합니다. 강원, 전남, 전북, 경북 같은 경우는 소규모학교가 전체 학교의 50% 정도를 차지하고 있구요. 충북, 충남은 40% 정도, 경남도 30%가 넘습니다. 관련해서 교육부는 농어촌 소규모 초등학교에 최소 교원을 배치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이렇게 하려면 사실 교사를 더 뽑아야 합니다. 그런데 초등학교사 채용을 줄여놓고, 소규모 학교에만 교원을 추가배치하게 되면 결국 도심 과밀학급 지역에 근무하는 교사 수를 줄여야 합니다. 이렇게 된다면 과밀학급 더 증가하게 되는 악순환 생길 것이라는 우려가 있습니다.

 

▷ 정시훈 기자: 이 밖에 이번 발표에 어떤 문제점들이 있는지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 김봉석 정책실장: 몇 가지가 있는데요. 몇 가지만 살펴보면 우선 앞서 말한 과밀학급 문제와 관련해 교육부는 신도시 인구유입 지역에 추가 배치하겠다고 했어요. 여기에는 기존 도심 지역의 과밀학급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이 전혀 없습니다. 대구 수성구만 하더라도 작년 기준으로 초등학교 과밀학급이 전체의 22%를 차지합니다.

 

둘째로 정보교과 교원을 모든 중고등학교에 배치하겠다고 했는데요. 이번 교원 수급계획을 보면 교과교사 신규채용을 대폭 줄이는 방향으로 가고 있어요. 그렇게 되면 국,영,수,사,과 같은 교과 교사 수급 줄어듭니다. 일종의 풍선효과인데요. 거기에 정보교사를 모든 학교에 배치하겠다는 것은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으로 교사를 추가로 배치하는 대신 온라인수업이나 블렌디드 러닝 같은 것으로 대체하려는 속셈은 아닌지 하는 관점도 있습니다. 

 

▷ 정시훈 기자: 이번 교육부 발표를 보면 학급당 학생 수도 OECD 평균을 상회할 것이라고 하는데요, 어떻습니까?

 

▶ 김봉석 정책실장: 네, 교육부가 이번 조치로 교사 1인당 학생수가 OECD평균을 상회한다고 했는데요. 이건 교사를 많이 배치해서 OECD 평균을 상회한다는 말이 아니구요. 학령 인구 추이를 감안하면 교사 수를 줄여도 교사 1인당 학생 수가 줄어든다는 의미입니다. 무엇보다 학급당 학생수는 2022년 기준으로 OECD 30개국 중 24위로 여전히 많습니다. 최근 5년간 자료를 보면 학생수는 줄고 있지만 학급 수는 여전히 증가하고 있거든요. 

무엇보다 실제 교육과정 편성을 학급 단위로 운영하고 있는데도 교육부가 의도적으로 교사1인당 학생수라는 수치가 강조하면서 실질적으로 교육여건이 악화되는 문제를 외면하고 있는거죠.

 

▷ 정시훈 기자: 또 최근 학급수가 감축된 학교의 교사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셨는데,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 김봉석 정책실장: 이미 올해부터 교원 정원이 감축되었는데요. 전교조 대구지부에서 교원 감축과 관련해서 지난 4월 14일부터 4월 18일까지 대구지역 유, 초, 중, 고 교사 53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었는데요. 상당수 교사들이 교원정원과 학급 수 감축으로 어려움이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크게 보면 세 가지인데요. 업무가 증가했다는 응답이 66%였구요. 두 번째로 다양한 교육활동에 어려움이 있었다는 응답이 58% 정도였습니다. 세 번째로 수업 부담이 증가한다는 응답도 42%가 나왔습니다. 

 

대구지역에서 교사 정원이 고작 368명이 줄였는데도 이런 결과가 나왔는데요. 여기에 앞으로 교원 수를 더 줄이겠다고 했으니까 앞으로 이런 문제가 더 심각해질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교사들이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증가했지만 상대적으로 학급당 학생 수가 오히려 증가해서 힘들다는 호소도 적지 않았구요. 과밀학급으로 IB교육이나 토론 수업을 제대로 하기 힘들다는 구체적인 사례도 있었습니다.

 

중고등학교의 경우 학생 개개인 지도에 대한 어려움 늘었다. 학교폭력이 늘었다. 기간제교사가 증가했다는 의견이 많았다. 또 업무가 늘면서 학교 구성원간에 갈등이나 수행평가, 출제 업무 등이 늘었다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 정시훈 기자: 코로나19, 학령인구 감소 등 교육현장은 그야말로 대전환기를 맞고 있는데요,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정책들이 필요하다고 보시는지..

 

▶ 김봉석 정책실장: 코로나19 이후 학생들이 예전과 달라지면서 학교에서 신경 써야 할 부분들이 많이 늘었습니다. 우리가 미래 교육이라고 하잖아요? 학생 특성 관계없이 똑같은 교과서에, 똑같은 수업방식, 똑같은 시험 문제를 풀게 해서 학생들 줄세우는 교육을 과거 교육이라고 한다면 지금은 학생 개개인의 특성에 고려해, 개인의 적성이나 다양한 특기를 살리는 쪽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많이들 이야기합니다. 대구교육청만 해도 교실수업개선이니 IB교육이니, 과정중심평가니 하는 것들이 소위 미래교육을 위한 방향으로 제시되기도 합니다. 저희들도 일정 부분은 동의하는 내용들도 있구요.  

사람마다 관점의 차이가 있겠지만 공통적으로 과밀학급 문제가 해결되어야 하구요. 선생님 한 명이 학생 하나하나를 충분히 돌볼 수 있는 그런 환경을 만드는 것이 소위 바람직한 방식입니다. 기후 위기 시대라고도 하는데요. 우리 사회를 산업논리, 경제논리로만 이끌어가기 때문에 위기가 온다고 하지요. 마찬가지로 교육에서도 산업논리, 경제논리로만 끌어가면서 결국 파국을 맞이할 수 밖에 없습니다. 

 

▷ 정시훈 기자: 바쁘신데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네, 지금까지 전교조 대구지부 김봉석 정책실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