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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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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진단] 모의고사 생산적으로 활용하기

문정용 2023-03-30 09:23:01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 대담: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윤일현 대표

 

■ 진행: 방송부 정시훈 기자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08:30∼09:00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정시훈 기자: 교육 진단 시간입니다. 상당수의 고3 수험생들이 지난주 목요일에 있었던 전국연합 학력평가의 후유증을 앓고 있습니다. 

생각만큼 점수가 나오지 않아서 힘이 빠진다고 말하는데요. 오늘은 모의고사를 생산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 갖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윤일현 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선생님 전화로 모셨습니다. 

윤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윤일현 대표: 예 안녕하십니까

 

▶정시훈 기자: 흔히 3월 모의고사가 올해 수능 성적을 결정한다고도 말 하는데 정말 맞는 말일까요?

 

▷윤일현 대표: 방금 말씀하신 대로 많은 수험생들이 3월 첫 모의고사 성적이 실제 수능을 예측할 수 있는 가장 신뢰도 높은 지표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보다 잘못된 생각은 없습니다. 어느 시험이든 당해 연도 공부가 결정적이기 때문입니다. 고3에게 주어진 그 짧은 시간에 1·2학년 때 공부한 학습량의 몇 배를 더 공부할 수 있습니다. 3월 모의고사 성적이 끝까지 간다는 것은 아무 근거도 없는 낭설입니다. 

특히 변화에 대한 확신을 가지지 못하면 모의고사는 정신과 육체를 고문하는 형태로 고3 생활 전반을 고통스럽게 할 따름이라는 걸 먼저 우리 수험생들이 명심해야 하고, 또 학부모님도 생각을 해야 합니다. 

모의고사는 수험생이 자신의 객관적 위치를 파악하고 취약점을 파악해 학습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돼야 합니다. 

상당수의 학생들은 모의고사가 주는 충격과 좌절감 때문에 생활의 활력과 학습 의욕을 상실하고 방황하기도 합니다. 어쨌든 고3은 앞으로 시·도 주간의 학력평가, 그리고 6월과 9월 평가원 주관의 학력평가 등 모의고사가 많습니다. 모의고사를 생산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하면 고3 생활이 굉장히 어렵다는 것을 학기 초에 확실하게 인식하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정시훈 기자: 모의고사에 대한 정확한 관점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왜 모의고사를 치는지에 대해서 좀 더 자세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윤일현 대표: 모의고사에 대비하고 또 생산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모의고사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우리가 생각해 봐야 합니다. 모의고사는 문자 그대로 실제 수능 시험과 비슷한 형식과 내용으로 연습 삼아 쳐보는 시험입니다. 연습 삼아 치는 시험이라면 점수가 좋고 나쁨에 너무 연연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상당수의 수험생과 학부모는 모의고사에 목숨을 거는 듯한 반응을 보입니다. 그 이유는 몇 가지가 있습니다. 매번 모의고사 성적이 나올 때마다 전교 석차는 물론이고 전국 수험생 중에서 자신의 상대적 위치를 가늠할 수 있는 성적표, 그리고 그 성적에 따른 지망 가능한 대학의 배치 기준표 등이 사교육 기관 등에서 내놓습니다. 

대개의 경우 성적표를 들고 담임 선생님과 상담도 하고 또 과목별 학습 전략을 수정하거나 새로 짜기도 합니다. 성적을 보고 점수가 잘 나오면 기분 좋은 칭찬과 격려를 받지만, 그렇지 못하면 가정에서뿐만 아니라 학교에서도 생산적인 반성과 평가보다는 수험생을 힘 빠지게 하고 심지어 좌절하게 하는 기분 나쁜 질책과 추궁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흔히 이런 말을 하죠. 모의고사를 잘 치면 한 달이 행복하고 그렇지 못하면 한 달이 우울하다. 이런 과정이 되풀이되다 보면 모의고사는 원래의 기능과 목적을 상실하고 수험생과 학부모를 괴롭히는 두려움의 대상이 됩니다. 그래서 모의고사가 다가오면 몸이 아픈 수험생이 많은데 이는 시험에 대한 강박 관념 때문입니다. 수험생이나 학부모 모두 모의고사는 연습이라는 사실을 꼭 명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연습에 지쳐 실전을 그르치는 우를 자주 범합니다. 

지난주 학력 평가에 대해서 ‘그냥 연습으로 치는 시험이다. 그러니까 이것을 참고해서 더 잘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다.’ 여기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정시훈 기자: 모의고사를 좀 생산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 어떻게 하면 도움이 될지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윤일현 대표: 예 먼저 수험생들은 앞으로 이런저런 시험을 칠 때 시험에 임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모의고사를 통해서 실전 연습을 하면서 자기의 심리 상태를 점검해야 합니다. 이를테면 시험을 칠 때 점수에 상관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 이 생각을 하고 시험에 임해야 합니다. 스포츠에서도 공격이 최선의 수비라고 말합니다. 문제 풀이를 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려운 문제를 만날 때 불안감 때문에 위축되면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어려운 문제라도 풀 수 있다는 자세로 적극적으로 대하면 자신도 모르게 해법을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가 흔히 수험생에게 컨디션이 좋은 날이란 자신감을 가지고 문제 풀이에 임한 날을 말합니다. 자신감을 가지면 애매한 문제도 정답을 고를 확률이 굉장히 높아집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어떤 경우든 적극적인 자세를 가지고 시험에 임하자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모의고사를 통해서 문제 풀이에 몰입하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많은 수험생들이 문제를 보기도 전에 목표 점수를 정해 놓고 시험에 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느 과목은 몇 개 이상 틀리면 안 된다. 꼭 만점 맞아야 된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만 어려우면 당황하고 자기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참으로 어리석은 짓이죠. 시험은 상대평가입니다. 물론 영어나 한국사 외국어 등은 절대평가지만 시험의 당락을 결정짓는 국어 수학 과학 등은 상대평가인데요. 내가 어려우면 남도 어렵다. 그러므로 시험을 치는 과정에서 몇 점을 맞아야 된다. 몇 등급을 받아야 한다. 목표를 미리 정해놓고 시험에 응하는 것은 굉장히 어리석은 짓입니다. ‘점수에 상관없이 나는 주어진 시간 안에 최선을 다해서 폭발적인 집중력으로 문제 풀이에만 몰두하겠다.’ 이 마음가짐으로 시험을 치는 훈련을 하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변화에 대한 확신을 가져야 되는데요. 이제 곧 성적이 나오겠죠. 성적이 나오면 수험생들이 이렇습니다. 모의고사 치고 뒤숭숭한 마음 정리하는 데 일주일, 또 성적표를 받고 마음 정리하는 데 일주, 모의고사를 한 번 칠 때마다 2, 3주씩 그냥 낭비를 한다고 하죠. 굉장히 어리석은 일입니다. 

그래서 모의고사 성적을 받고 성적이 좋으면 “이대로 계속 쭉 밀고 나가면 잘 되겠구나 이렇게 더 힘을 내자고 생각하고, 생각만큼 성적이 안 나오면 참 다행이다. 연습으로 치는 시험에서 내가 약한 부분을 지적받았으니 약점 보완해서 실제 수능 시험에서는 안 틀려야지”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약한 부분을 정리한다. 이게 바로 오답 노트 정리인데요. 지금부터 수능 시험까지 치르는 여러 시험에서 틀린 부분을 노트에 정리를 하고 교과서나 참고서를 통해서 내가 왜 이 부분을 틀렸는가를 철저하게 정리하고 이해한 후 다음에 이 부분에서 나오면 틀리지 않도록 완전학습을 하겠다는 마음 자세로 정리하는 습관을 가지면 획기적으로 달라질 수 있습니다. 

거듭 강조하지만 고3 기간 동안에만 상전벽해(桑田碧海)의 대변화가 여러 차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살아있는 생명체의 핵심은 변하는 것입니다. 변하지 않는 것은 죽은 것이죠. 지금 나이에는 하루가 다르게 성적이 향상되고 발전할 수 있다는 걸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정시훈 기자: 학부모님들은 모의고사를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윤일현 대표: 부모님께서도 모의고사 성적에 대해서 민감한 반응을 보이면 안 됩니다. 특히 기대만큼 안 나왔을 때 질책하거나, 그간의 생활습관 태도 등을 나무라며 ‘그럴 줄 알았다.’ 같은 말은 오히려 수험생의 힘을 빼는 일이 됩니다. “차근차근 부족하고 약한 부분을 보충하면 뒤에 가면 다 만회할 수 있고 잘할 수 있다.” 이렇게 격려하며 믿고 맡긴다는 자세를 보여줄 때 수험생도 마음의 평화를 느끼며 더 책임감을 가지고 공부에 임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정시훈 기자: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윤일현 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선생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