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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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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진단] 학기초 결심을 이어가는 방법

정민지 2023-03-21 09:15:29

▪︎ 출연: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윤일현 대표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교육진단’ (2023년 3월 21일)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정시훈 기자: 교육 진단 시간입니다. 신학기 개학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3월에 하순입니다. 일부 학생들은 학기 초의 결심이 시간이 흐를수록 지켜지지 않고 마음먹은 대로 잘 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또 일부 학생은 자신의 의지가 약하다고 자책하기도 하는데요. 오늘은 학기 초에 결심을 이어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 갖겠습니다. 
오늘도 윤일현 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선생님 전화로 모셨습니다. 
윤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윤일현 대표: 예, 안녕하십니까.
 

▶︎정시훈 기자: 한 번 결심한 바를 오래 실천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있는지에 대해서 좀 말씀을 해주시겠습니까?
 

▷윤일현 대표: 학생이든 어른이든 누구나 한 번 결심한 것을 오래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그럴 수 있다면 우리 학생들과 아이를 지켜보는 부모님들께서도 마음이 편안해지겠지요. 우리 부모님께서도 부모님들의 학창시절을 생각해 보면 마음먹은 것을 오래 이어간다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아실 겁니다.
결심이 굳지 않아 사흘을 못 가는 경우를 가리켜 흔히 작심 3일이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이 말은 한 번 결심을 지속적으로 지키고 실천해 나가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어떤 사람은 옛 사람들이 현대인들보다 상대적으로 의지가 강했다고 말합니다. 맞는 말처럼 들리지만 옛날에는 결심한 바를 실천하는 과정에서 주위를 산만하게 하고 사람을 다른 곳으로 유혹하는 요인이 오늘날보다 적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자신의 의지박약을 시대와 환경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습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남다른 성취는 주변 환경과 관계없이 자기 일에만 몰두하는 폭발적인 집중력과 끈기의 산물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단일한 목적을 위해 일정 기간 동안 극도로 단순해질 수 있는 사람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점을 우리는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옛 사람들이 우리보다 의지가 강했느냐 그런 것은 아닌 것 같고요. 결심한 바를 실천하는 데 방해 요소가 좀 적었다고 할 수 있겠죠. 지금은 텔레비전, 휴대전화 등 여러 가지 우리 관심을 자꾸 빼앗아갈 수 있는 요인들이 많다는 것도 참고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 번의 결심이 3일 지속된다는 것은 오늘의 관점에서 보면 특히 공부하는 학생의 입장에서 보면 대단한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너무 큰 욕심을 내지 말고 한 번 결심한 사항을 우선 3일만이라도 실천해보도록 노력하자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일요일 저녁에 결심해서 월, 화, 수 실천하고, 수요일 저녁에 한 번 더 결심하면 토요일까지 가지 않습니까. 3일째 되는 날 지나간 3일을 반성하고 다가올 3일을 설계하며 결심을 해 보는 이 훈련, 이렇게 하면 의지가 박약한 학생도 어느 정도는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과거에는 작심 3일이라는 말이 조금 안 좋은 뜻으로 쓰였지만, 작심 3일의 생활화를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한 번 결심해서 3일 실천하고 또 작심하고. 말장난 같지만 말장난이 아니고 실제로 이게 얼마나 필요한 것인가는 실천해 본 사람은 알 수 있을 겁니다.
 

▶︎정시훈 기자: 많은 학생들이 시간이 흐를수록 이런저런 걱정 때문에 불안하다고 말합니다. 학교생활에서 불안감을 떨쳐버리고 좀 즐겁게 공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습니까?
 

▷윤일현 대표: 방금 즐겁게 공부하는 방법이라고 말씀하셨는데요. 공부든 일이든 즐겁지 않으면 오래 지속적으로, 생산성 있게 어떤 걸 추진할 수가 없습니다. 일이든 공부든 놀이든 즐거워야 생산성이 있고 또 지속 가능한데요. 그런데 우리 주변에는 수험생들을 불안하게 하는 말들이 너무 많습니다. 
일테면 ‘3월 모의고사가 1년을 좌우한다’ 말도 안 되는 이런 것에 수험생들은 굉장히 귀를 기울이고 불안해하거든요. 만약 이 말이 정말 사실이라면 어떻겠습니까? 3월 모의고사를 한 번 잘 친 학생은 공부하지 않아도 성적이 좋고, 3월 모의고사를 못 친 학생은 1년 내내 노력해도 안 된다는 게 말이 안 되죠. 그런데도 우리는 이런 말에 귀를 솔깃해 하고 불안해합니다. 이런 데 흔들리지 않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살아있는 생명체에게 생명활동의 핵심은 변화입니다. 변하지 않는 것은 생명 유기체가 아니고 돌과 같은 무생물입니다. 나이에 관계없이 사람은 누구나 노력하고 공부한 만큼 지능도 발달하고 실질적으로 지적 발달이 일어납니다. 앞에서 예를 든 첫 모의고사를 못 친 학생이 최종 결과가 좋지 않은 경우가 있겠죠. 잘 친 학생도 못 친 경우가 있습니다. 3월 모의고사를 못 친 학생이 끝에 가서 시험을 만약에 못 친다면 1년 내내 자기에게 부정적인 암시를 했기 때문입니다. ‘3월 모의고사를 못 쳤으니 내가 잘 되겠나’ 자신에 대한 의혹, 회의 이런 생각으로는 공부를 해도 생산성이 없다는 것이죠. 자기 부정에서 파생되는 자신감의 상실이 학생이 가지고 있는 모든 가능성을 파괴해 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살아있는 생명체는 변화가 생명활동의 핵심이고 공부도 마찬가지입니다. 지속적으로 공부하면 그만큼 머리도 좋아지고 실력도 향상된다는 사실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가짜 약도 진짜라고 믿으면 치료 효과가 있다는 게 플라시보 효과입니다. 현재 자기 개발 서적이 여러 가지 나오고 있습니다만, 그런 것은 크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결국은 자기를 응시하고 성찰하면서 내가 잘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는 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에 주의와 에너지를 집중할 때 원하는 바가 자신에게 끌려옵니다. 실현 속도는 얼마나 믿고 확신하느냐에 비례합니다. 자신을 믿고 확신할수록 꿈꾸는 바가 빨리 실현된다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원하는 것을 마음으로 보고 믿으면 실제로 손에 쥘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지죠. 변화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이 올 한해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사실을 꼭 한번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정시훈 기자: 공부 잘하는 학생들은 일반적으로 어떻게 생활하는지에 대해서도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윤일현 대표: 어린이는 게으르고 무능하고 또 백지여서 어른이 지도하고 뭔가를 그려 넣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린이뿐만 아니라 중고등학교 학생도 그렇게 해야한다고 생각하는 부모님이 많은데요. 아이들은 자발적이고 독립심이 강합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스스로 계획하고 실천하고 평가한 후에 조금씩 더 나아질 수 있는 생활을 하도록 이끌어주는 게 좋습니다. 
방금 공부 잘하는 학생이 일반적으로 어떤 특징이 있느냐고 말씀을 하셨는데요. 공부 잘하는 학생의 특징은 잘 논다는 겁니다. 
우리가 앞부분에서 즐거운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생활이 즐겁고 잘 노는 학생이 학업의 생산성도 높다는 사실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공부 잘 하는 학생은 노는 방식과 태도가 상당히 요란하고 분답습니다. 이런 아이들은 바쁜 일상 속에서도 필요한 여가를 스스로 만들고 찾아내는 방법을 터득하고 있습니다. 똑같은 시간이 주어졌고 비슷한 일정을 가지고 있는데 우수한 학생들은 왜 그렇게 놀 시간도 있고 여유가 있느냐 이 점을 한번 생각해 봐야 되는데요. 공부 잘하는 학생의 특징은 대부분이 자기 주도적 생활 습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타의에 의해 움직이는 학생은 주어진 과제를 주어진 시간만큼 늘려서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어른도 마찬가지입니다. 엽서 한 장을 쓰는데 시간이 하루 종일 주어지면 하루 종일 미적거리다가 결국은 저녁 무렵에야 쓰게 되죠. 시간이 없는 경우라면 우체국에서 엽서를 사서 창구에 선 채로 편지를 쓸 수가 있습니다. 시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학생들은 한 과제가 끝나는 시간이 굉장히 늘어지고 깁니다. 그러나 시간 관리를 잘하는 학생은 한 과제를 딱 끝내고 그다음 과제로 넘어갈 때 다소 시간이 있기 때문에 열심히 놀고 또 자기 스스로를 반성하고 재충전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학업 성취도가 낮은 학생들은 미루다가 끝에 가서 겨우 하고 돌아서면 또 다른 과제가 닥치게 됩니다. 그래서 내내 허덕이게 되죠. 이런 차이점이 있다는 것을 저는 학생들을 오래 지도해 보면서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자기 주도적 학습 습관을 가진 학생이 또 공부를 잘 합니다. 이런 학생은 무서운 집중력으로 주어진 과제를 단숨에 해결합니다. 공부 잘하는 학생은 미루지 않고 제때하고는 다음 과제를 맞이할 때까지 쉴 수 있습니다. 이런 습관을 가진 학생은 늘 생기발랄하고 매사의 도전적입니다. 
일방적인 지시와 맹목적인 복종만 있는 곳에서는 공부의 즐거움과 생산성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우리 부모님들께서 생각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맺고 끊고를 분명히 해서 집중할 때 집중하고 쉴 때 푹 쉴 수 있어야 생활의 활기와 활력을 잃지 않습니다.
 

▶︎정시훈 기자: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윤일현 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선생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