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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배진교 대구퀴어문화축제 공동대표 "혐오와 차별은 누구도 비켜가지 않는다" 상세보기

배진교 대구퀴어문화축제 공동대표 "혐오와 차별은 누구도 비켜가지 않는다"

문정용 2022-09-15 15:58:03

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 배진교 공동대표
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 배진교 공동대표

■ 대담: 배진교 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

 

■ 진행: 대구 BBS 정시훈 기자

 

■ 방송: BBS 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08:30∼09:00)

 

▷ 정시훈 기자: 성소수자들의 인권 향상뿐만 아니라 다양성 존중, 환경과 연대 등 인권축제의 장으로 자리매김한 대구퀴어문화축제가 오늘부터 시작되는데요,

 

오늘은 배진교 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 전화로 연결해 퀴어축제와 관련한 내용 들어보겠습니다.

 

▶ 배진교 공동대표: 네 안녕하세요.

 

▷ 정시훈 기자: 많은 분들이 알고들 계시겠지만, 먼저 퀴어문화축제가 어떤 행사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 배진교 공동대표: 네 반갑습니다. 대구 퀴어문화축제 배진교라고 합니다. 

‘퀴어’라는 뜻은 원래 ‘이상한’ ‘괴상한’ 이런 뜻으로 성소수자를 비하하고 비난하기 위해 쓰이던 용어였습니다. 그런데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성소수자 운동 진영에서 “그래 나 퀴어다.” 이렇게 외치기 시작하면서 놀림과 비하로 쓰이던 ‘퀴어’라는 단어가 오히려 당사자들이 더 많이 사용을 하게 됐고요. 지금은 성 정체성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다 포괄하는 용어 즉, 모든 성소수자를 포괄하는 용어로 쓰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퀴어퍼레이드는 1970년대 미국에서 스톤월 항쟁을 기념하는 행사로 처음 시작이 되었고요. 지금은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성적 소수자들의 자긍심을 축하하고 지지하며 자유와 평등을 요구하는 그런 시가행진으로 열리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서울퀴어문화축제가 2000년부터 시작이 됐고요. 올해가 23회를 맞았고, 대구는 2009년 6월에 시작을 해서 올해로 14회째를 맞이하는데요. 이것은 인천이 5회, 제주가 4회에 열리는 것에 반해서 서울을 제외하고는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 정시훈 기자: 올해 축제 슬로건이 ‘Queer is trend 퀴어가 대세다’인데, 어떤 의미를 담고 있습니까?

 

▶ 배진교 공동대표: 네 얼마 전에 종방된 드라마 ‘마인’에서도 그렇고요. 지금 ott에서 굉장히 핫한 이슈를 몰고 오고 있는 성소수자 커플이 출연하는 연예 리얼리티 ‘메리큐어’ 그리고 남자들의 동거동락 연애 리얼리티 ‘남의 연애’ 이렇게 그동안 성소수자는 지나치게 과장되거나 아니면 왜곡된 이미지로 그려졌다면 이번에 이런 예능들은 순한 맛 착한 예능이라는 별명을 얻으면서 진정성 있고 담담하게 그려졌는데요. 

지금 이런 큐어를 주제로 한 프로그램들이 ott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기도 하고 이렇게 큐어를 주제로 한 미디어와 콘텐츠가 자극적인 소비가 아니라 일상으로 소비되고 있고 콘텐츠가 상위권에 있어서 이미 큐어 콘텐츠가 대세인 상황입니다. 

그래서 이미 우리는 다양한 매체에서 퀴어가 대세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이제는 존재를 드러내고 설명해야 하는 게 아니라 성소수자라는 존재가 이미 존재해 왔고, 존재하고 있으며 미래에도 함께 살아가야 하는 존재라는 의미도 담고 있고, 이제 혐오와 차별의 시대는 가고 평등이 시대의 흐름 그리고 대세라는 그런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 정시훈 기자: 오늘부터 축제가 시작이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올해는 어떤 행사들로 꾸며지게 됩니까?

 

▶ 배진교 공동대표: 그동안 대구 퀴어문화축제는 큐어들의 문화를 향유하는 퀴어 영화제, 퀴어 연극제, 전시회, 토론회 이렇게 다양한 행사로 시민들과의 스킨십을 늘려왔었는데요. 코로나19로 행사가 많이 축소되었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14회 대구퀴어문화축제가 실질적으로 오늘부터 9월 15일 오늘부터 막이 오르게 되는데요. 

퍼레이드 전에 축제를 함께 즐기고 만나는 장으로서 대중 강연을 국가인권위원회 대구인권사무소와 공동주최로 해서 세 차례 진행됩니다. 

오늘 첫 번째로 현 21대 국회에서 차별금지법을 대표 발의했던 정의당 장혜영 국회의원 그리고 22일에는 한국 성소수자 문화인권센터의 캔디 활동가 그리고 마지막 주에는 비온뒤무지개재단의 한채윤 이사를 모시고 특정한 누군가의 문제가 아니라 이 사회 구성원 모두의 문제로서 함께 고민하고 질문을 나누고 대안을 찾아가기 위해서 성소수자와 관련된 다양한 주제들로 시민들을 만날 예정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대중강연 3회를 진행하고, 10월 1일 토요일에는 퀴어 문화축제의 꽃이라 불리는 퍼레이드가 열리는데요. 이날은 부스 행사와 무대 행사 그리고 자긍심의 행진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 정시훈 기자: 반면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퍼레이드나 축제 과정에서의 선정적인 부분들이 청소년들이나 어린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걱정인데요.. 이부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 배진교 공동대표: 네 이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자면 제가 한 시간을 써도 모자랄 것 같은데요. 우선 우려한다는 것은 걱정한다는 뜻인데 퀴어문화축제가 잘못되는건 아닌가? 이렇게 걱정해 주시는 분들께는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부터 드리고 싶고요. 

그렇지만 인정하는 데 노출이 있어서 반대한다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에게는 우선 퀴어들의 삶과 퍼레이드의 역사에 대해서 좀 도움이 되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성소수자들은 사회의 차별과 혐오 그런 편견 때문에 어디서든 자신을 드러내지 못하고 사회에서 주어진 역할들만 수행하며 사는 분들이 여전히 많은데요. 과거에는 더 심했겠죠. 가까이에는 가족으로서의 역할 직업에서의 역할 그런 의복은 그 사람의 계급 즉 직업이 무엇인지를 나타내 주는데요. 

의사면 의사가운, 샐러리면 흰 와이셔츠의 정장, 현장 노동자 작업복 이런 식으로 1년 365일 중에 단 하루라도 이런 사회에서 주어진 역할들을 벗어던지고, 오롯이 나로 당당하게 살아보자는 의미로 자신이 입고 있던 의복을 벗어던지는 것에서 시작이 되었고요. 그리고 성소수자를 배제하는 성별 이분법, 성별 고정관념, 이성의 중심 사회 등의 저항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렇게 오롯이 나를 드러낸다는 의미와 저항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일단은 좀 이해를 해 주시면 좋을 것 같고요. 그리고 이럼에도 퀴문화 축제에 노출이 있어서 성소수자를 반대하는 것보다 성소수자를 반대하는데 퀴어축제에 노출이 있어서가 더 솔직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노출이 있어서 반대하는 것이라면 사실 대구 퀴어문화축제에서는 반대를 하면 안 되지 않습니까? 왜냐하면 대구 퀴어문화축제에서는 그런 노출이 지금까지는 없었거든요. 

그리고 단순히 노출이 문제라면 얼마 전 정남진장흥물축제가 있었는데 여기서도 참가자들이 비키니 그리고 남자들은 수영복 팬티만 입고 거리에서 축제를 했었어요 그런데 이런 사진들을 심지어 언론에서는 이 축제들을 대한민국 대표 여름 축제라면서 이렇게 기사 제목을 뽑았더라고요. 대구도 코로나 이전에 컬러풀 축제에서 누드처럼 보이는 그런 몸에 바디 페인팅을 하고 저희들이 하는 축제 장소에서 똑같이 행진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누구도 이 축제를 선정적인 라고 비난하지 않았었고요 그냥 축제로 즐길 뿐이었죠. 

그래서 드리고 싶은 말씀은 반대 단체에서는 노출을 핑계로 반대 여론을 조성하고 노출을 핑계로 온갖 악의적인 왜곡과 비난을 일삼고 있습니다. 만약에 정말 노출이 없다면 퀴어문화축제에 반대하지 않을 것인지 궁금하기도 하고요. 그리고 한국 사회에서 유독 노출에 반발이 많은 것은 시위에 대한 인식 부족이나 타인의 복장에 대해 평가하고 간섭하고자 하는 그런 시각도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을 합니다. 

우리 기준에 맞으면 너희를 인정해 줄게 이건 “왕따에게 네가 따돌림을 당할 짓을 해서 그렇다”와 같다고 저는 생각을 해서 이것은 한마디로 폭력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이런 이유들은 “나는 유색 인종차별 안 해 대신에 네가 유색인 거 보이지 마!” 이거와 같다라고 생각을 합니다.

 

▷ 정시훈 기자: 알겠습니다. 자 대구에서만 이 퀴어문화축제가 지금 2009년에 시작이 됐으니까요. 지금 한 14년 정도 됐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그동안 소수자에 대한 인식 변화가 있었다고 보시는지 또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가 있다면 어떤 것을 꼽고 싶으십니까?

 

▶ 배진교 공동대표: 그동안 변화들을 생각해 보면 굉장히 큰 변화들이 많이 있었는데요. 

2018년도가 대구 키어문화축제 10년이 되는 해였는데 그때 저희들이 10년 평가를 하게 됐었고 지금도 많이 변했다고 느끼는 게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우선 눈에 보이는 통계로는 제일 먼저 참여자들의 숫자입니다. 1회에는 100명이 채 안 되는 인원이 퍼레이드를 했었는데 지금은 3천 명이 넘고 있고요. 그리고 2015년에 한국갤럽이 동성에 관한 인식 조사에서 동성결혼 허용에 관한 질문을 당시에도 물론 반대가 많았었지만 그래도 지역별로 보면 동성결혼 허용에 대해 가장 높은 찬성률을 보인 곳이 바로 대구 경북이었거든요.

그런 눈에 보이는 통계도 있었고 또 14년 전에는 서울과 대구밖에 퀴어문화축제를 하는 곳이 없었지만 지금은 8개의 도시에서 퀴어문화축제가 열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숫자와 함께 피부로 느껴지는 것들도 굉장히 많은데요. 처음에 중부경찰서에 집회 신고하러 갔을 때는 퀴어라는 말을 제대로 받아들지 못할 만큼 퀴어라는 단어가 생소하고 낯설었지만 지금은 퀴어라는 단어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가 됐잖아요. 

그리고 퀴어문화축제가 어떤 축제인지 알기 시작할 때 시민들의 반응은 이렇게 따갑기도 했다면 지금은 퍼레이드 행렬에 손을 흔들어주시거나 아니면 직접 참여도 하시고 이렇게 축제를 바라보는 시선이 많이 따뜻해졌습니다.

그리고 국가기관의 인식과 대우도 많이 달라졌는데요. 2014년에 대구시설관리공단의 공원 사용을 불허했었고, 그리고 2015년에는 중구청이 야외 무대를 불허했었고, 경찰청이 집회 행진 금지 처분을 내릴 만큼 굉장히 축제를 개최하는 것조차 어려움에 부딪혔었는데 지금은 공무원들의 인권 감수성이 많이 높아졌고 차별 행정은 많이 시정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대구지역의 관용도 측정 결과가 가장 거리감이 느껴지는 집단이 중국 동포 조선족 그리고 성소수자였는데요. 이는 잘 모르기 때문에 낯설고 또 만나보지 못했기 때문에 편견이 생긴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시민들이 성소수자들도 동료 시민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축제를 더 많이 열고 만나야겠습니다. 

서울을 제외하고는 지난 10년간 지역에서 유일하게 진행되었던 대구 퀴어문화축제가 참으로 많은 것을 바꿔 놓았는데요. 

성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차별이 여전하고 또 그런 가운데에서도 성소수자에 대한 공론의 장을 만들어냈고 성소수자와 시민의 문화축제를 통해서 온전히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장이 되도록 하는 것이 축제가 계속 고민해야 할 지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 정시훈 기자: 끝으로 축제 기다렸던.. 그리고 축제 참여를 망설였던 이들에게 전하실 말씀 있다면 듣고 인터뷰 마무리 하도록 하겠습니다.

 

▶ 배진교 공동대표: 진짜 힘든 사람들은 절에 오지 않는다. 성소수자도 마찬가지라고 말씀하시면서 성소수자 인권운동에 앞장서시는 효록 스님 말씀처럼 정말 숨 쉬는 것조차 힘든 성소수자들은 정작 취업문화 축제에 오시지 못하는 분들이 더 많습니다.

대구 퀴어문화축제는 숨죽여 계신 이런 성소수자 분들께도 연결되어 있고요. 어디에 어떤 모습으로 계시든지 당신은 존재 자체만으로도 이미 귀한 사람이라는 것을 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대구 시민 여러분 혐오와 차별은 누구도 비켜가지 않습니다. 차별받는 한 사람이 있는 한 차별은 누구도 비켜가지 않는데요. 

서로의 존엄을 위해 연대하는 것이 나의 존엄을 지키는 일이라는 것을 기억해 주시고 평등을 염원하는 발걸음인 대구 퀴어문화축제를 응원해 주시고 함께 즐겨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 정시훈 기자: 말씀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배진교 공동대표: 네 감사합니다.

 

▷ 정시훈 기자: 네 지금까지 배진교 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