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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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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력 배양을 위한 방학 활동에 관해

정민지 2022-07-26 09:07:55

▪︎ 출연: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윤일현 대표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교육진단’ (2022년 7월 26일)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정시훈 기자: ︎교육 진단 시간입니다. 

방학입니다. 초중고 학생들은 각각 처한 상황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방학을 보내려고 하는데요. 오늘은 방학을 맞아 창의력 배양을 위해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얘기해보는 시간 갖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윤일현 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선생님 전화로 모시겠습니다. 

윤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윤일현 대표: 예, 안녕하십니까.

 

▶정시훈 기자: ︎최근 허준이 교수의 수학계 노벨상이라고 하는 필즈상 수상 이후에 우리 사회에서 창의력 교육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허준이 교수에 대한 여러 가지 보도가 있었는데요. 우리가 어떤 점을 좀 눈여겨보면 좋겠습니까?

 

▷윤일현 대표: 최근 저도 허준이 교수에 대한 질문도 많이 받고 또 거기에 관련해서 글도 쓰고 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특정인의 성공담이 예외적일 때 그 성공담은 상당히 과장되기 쉽고 신화화 하는 경향이 있는데 허준이 교수의 경우도 그런 과정을 거치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많은 언론의 타이틀이 ‘수포자가 필즈상 받았다’, 사실은 굉장히 선정적인 보도거든요. 이런 문제가 나오니까 허준이 교수도 이 문제에 대해서 해명을 했죠. “수포자가 아니고 어릴 때 구구단 외우는데 본인이 좀 어려워 하니까 부모님께서 일시적으로 좌절한 적이 있다. 이 이야기를 했는데, 타이틀은 ‘수학 포기자’ 이런 표현이 나왔다”며 허준이 교수는 수포자인 적은 없고 그냥 수학시험을 잘 칠 때도 있고 못 칠 때도 있었지만 평균 이상이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죠. 그래서 우리가 ‘수학 포기자’ 이런 식의 표현은 문제가 있지 않는가 생각합니다. 실제로 우리가 주목해야 될 것은 허교수의 여러 발언 중 이런 대목을 눈여겨봐야 됩니다. 

그가 여러 인터뷰에서 했던 말 중에 “시를 읽으면 일상 대화에서는 느낄 수 없는 종류의 소통을 느낄 수 있다. 시적 표현이 모호해서 저자가 의도한 바를 명확히 알기 힘들지만 그것 때문에 오히려 깊은 유대와 공감대를 갖게 되는 경험도 여러 번 했다. 시나 수학은 추상적 대상을 공유하면서 소통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다. 수학은 인문학이라고 생각한다. 천문학, 물리학 등은 자연이 만든 대상을 연구하는데 수학은 사람이 만들어낸 걸 연구한다는 측면에서 철학, 문학과 수학은 오히려 결이 비슷하다” 이런 표현들에 우리가 눈여겨봐야 합니다. 수학자 하면 그냥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을 안 나올 것 같지만. 그는 다소 모호한, 수학적으로 답이 딱 떨어지지 않는, 중의적인 표현과 상징과 함축이 들어있는 시를 좋아했다고 합니다. 사실 우리는 이런 표현들에 더 집중하며, 그런 습관, 사고가 미친 영향 같은 것을 한번 살펴보는 게 더 바람직할 것 같습니다. 우리는 어떤 한 특정인의 성공담을 이야기할 때 그냥 겉 모습만 보지 말고 이렇게 되기까지 정말 조금 더 차이가 나는 점이 있었다면 어떤 점이 있었던가 이런 것들을 한번 눈여겨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정시훈 기자: ︎수학은 인문학이라는 말씀이 상당히 인상적이네요. 

표현력과 창의력을 기르기 위해서 평소 어떤 점에 유의해야 하겠습니까?

 

▷윤일현 대표: 사실 지금 이 시대의 생존 수단은 어떤 측면에서 보면 표현력과 창의력입니다. 특히 표현력이 점점 더 중시되고 있는데 지금 이 시대에는 본인의 생각을 말이나 글로서 제대로 표현할 수 없다면 일종의 장애라고 할 수 있거든요. 표현력과 창의력은 늘 이렇게 같이 맞물려 가는 것인데요. 꼭 뭐 시를 쓰고, 소설을 쓰고, 창작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사회생활을 해 날갈 때, 직업적 업무를 수행하는 때, 표현력과 창의력이 얼마나 중요합니까? 그것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일정 기간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을 우리가 생각을 해야 합니다. 청소년기에는 부모님과 자녀가 함께 같이 관심을 가져야 되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1차적인 동기유발은 부모님께 있고요. 저는 몇 가지를 강조하고 싶은데 먼저 ‘열린 마음으로 생각하기’가 중요합니다. 열린 생각이란 자신이 옳거나 그르다고 믿는 사실이나 신념이 틀릴 수도 있다는 자세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여러 견해에 대한 진실성 여부를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의 태도가 중요합니다. 열린 마음이란 다른 쪽의 입장에서 논리적 타당성을 살펴보거나 상대방의 올바른 비판을 수용하는 자세입니다. 마음을 열어놓는 사람은 고정된 형식에 안주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언제라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려는 자세를 가진 유연한 사람입니다. 사실 이 이야기를 하고 보면 지금 우리 사회의 정치권이나 노동계 등 첨예하게 대립하는 곳에서 정말로 내 자신이 마음을 열어놓고 상대 이야기를 듣고 내 가슴을 열어놓고 수용하고 서로 받아들이고 또 토론할 자세가 돼 있는가 이런 것들도 우리가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 다음에는 ‘비판적으로 생각하기’가 중요합니다. 비판적 사고는 당연한 것, 자명한 것, 길들여진 것, 자연스러운 것, 정상적인 것, 금지된 것, 익숙한 것, 등과 거리 두기를 통해 의심하는 것이고, 어떤 경우에는 저항하는 것이고, 그 이유를 묻고 또 묻는 것입니다. 당연하고 상식적이고 모두가 그렇다고 하는 걸 의심하고 거리를 둬 보고 또 저항하는 것 이 자세가 굉장히 중요한데요. 이런 과정을 거치며 자연스러운 것의 억압성과 비자명성을 드러내는 것이죠. 비판적 사고는 인간으로 하여금 물질적, 정신적으로 자유와 해방을 쟁취하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비판적 사고는 어느 한쪽에만 치우쳐 독단적으로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또 생각을 해야 합니다. 비판적 사고는 모든 것에는 다양한 측면이나 차원, 구조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것을 따지는 것입니다. 제 것만 오로지 옳다고 주장하고 선언하는 것이 아니고 객관적으로 살펴보되 비판할 것은 비판하고 내 견해도 성찰하면서 차근차근 밝혀 나가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상호관계 속에서 생각하기’도 굉장히 중요한데요. 세상의 모든 것은 관계의 그물망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크든 작든 서로 영향을 주고받죠. 사람은 다른 사람이나 대상과 다양한 관계를 맺고 살아갑니다. 어떤 대상에 접근할 때 단편적이고 부분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유기적이고 전체적인 관점에서 취할 것을 취하고 버릴 것은 버려야 합니다. 평면적인 사고가 아닌 입체적 사고, 단편적인 사고가 아닌 통합적이고 체계적인 사고를 해야 합니다. 관계성에는 상호 의존적 관계, 독립적 관계, 종속적 관계, 상호관계, 내적 관계, 외적 관계, 인과관계, 모순 관계, 정신적 물질적 관계 등 수많은 관계는 여러 각도와 관점에서 규정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문제가 되고 있는 대상이 다른 것들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 이 관계를 따져보는 습관이 중요하고, 또 그것을 오래 생각하면 독창적인 문제 해결 능력이 생겨납니다. 이런 것들에 유념하면서 책을 읽고, 여행을 하고, 주변을 살펴보고 하면 좋겠습니다.

 

▶정시훈 기자: ︎항상 배우려는 자세 또 열린 마음이 중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방학을 맞아 학부모님들께 특별히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을까요.

 

▷윤일현 대표: 그래도 방학은 조금 여유가 있으니까 부모님들께서 ‘2학기를 위해 선행 학습을 해야 한다’ 이런 교과적인 측면을 좀 떠나서, 정량화된 사고의 틀을 벗어나서 좀 자유롭게 살펴보고 관찰하고 느끼면 좋겠습니다. 온 가족이 좀 더 여유롭게 주변과 세상을 살펴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방학 동안 부모님들이 자녀와 함께 자연 속으로 떠나고, 서점이나 박물관 방문 같은 평소 학교생활에서 하기 어려운 것들을 방학 기간에 한두 가지 정해서 경험하고 실천하면 좋겠습니다.

 

▶정시훈 기자: ︎말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윤일현 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선생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