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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죽음의 급식실..두번째 폐암 산재 승인' 대구교육청 대책 마련 촉구 상세보기

'죽음의 급식실..두번째 폐암 산재 승인' 대구교육청 대책 마련 촉구

문정용 2022-06-29 10:18:29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대구지부 정경희 지부장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대구지부 정경희 지부장

■ 대담: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대구지부 정경희 지부장

 

■ 진행: 대구 BBS 정시훈 기자

 

■ 방송: BBS 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08:30∼09:00)

 

▷ 정시훈 기자: 얼마전 대구의 한 고등학교 조리실에서 18년간 근무하다 폐암에 걸린 노동자가 산업재해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에 대구 학교 급식노동자를 대상으로 산업안전 실태 조사가 이뤄졌는데요,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대구지부 정경희 지부장 전화로 연결해 관련 내용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연결돼 있습니다. 지부장님 안녕하십니까?

 

▶ 정경희 지부장: 네 안녕하십니까

 

▷ 정시훈 기자: 자 먼저 폐암에 걸리게 된 경위부터 좀 설명을 해 주시죠?

 

▶ 정경희 지부장: 네 18년간 중.고 공동급식을 하는 학교에서 조리실무원으로 근무한 60대 여성으로 2019년 11월건강검진에서 폐에 이상소견이 있다는 통보를 받고 정밀진단을 한 결과 폐암으로 확인되어 2020년 1월에 수술을 받았습니다.  이 분이 근무했던 학교의 1인당 식수인원을 평균 140명이 넘었고 거의 매일 튀김, 볶음 등 기름을 사용 하는 요리를 했습니다, 재직기간 동안 7년 정도는 조리실이 지하에 있었습니다, 환기 설비는 대부분 후드에 가려져 있었고 학교운동장과 주택가와 밀접하다는 이유로 창문조차 마음대로 열 수 없었습니다. 조리과정에서 발생하는 발암물질인 조리흄을 고스란히 마실 수밖에 없는 열악한 학교급식실 상태였습니다.

 

▷ 정시훈 기자: 이번에 두 번째 폐암 산재 승인이라고 하는데요. 지역에서죠. 

 

▶ 정경희 지부장: 네 

 

▷ 정시훈 기자: 자 이와 좀 비슷한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봐야 되는지.. 다른 지역의 상황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 정경희 지부장: 폐암으로 산재 신청을 한 급식실 노동자만 벌써 64명이니, 실제 환자들은 훨씬 많을 것입니다. 2018년부터 작년까지 4년동안 폐암 산재 신청 건수보다 올해 5개월 동안의 신청 건수가 더 많습니다. 폐암이 산재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최근 급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64명 중 34명이 산재인정을 받았고, 불승인은 5건, 나머지는 사건 진행중입니다. 산재승인을 받은 서른 네분 중에 5명이 돌아가셨습니다. 

대구에서는 작년 가을에 퇴직한 급식노동자가 산재 승인을 받고, 이번에 두번째로 산재승인을 받은 것으로 압니다. 우리 학비노조 대구지부 조합원 중에서 폐암으로 산재신청을 준비하고 있는 분이 또 있습니다.

 

▷ 정시훈 기자: 그렇군요. 최근에 대구 지역 학교 급식 노동자를 대상으로 급식실 산업안전 실태조사를 진행을 한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결과가 어떻습니까?

 

▶ 정경희 지부장: 저희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대구지부는 지난 5월6일부터 9일 까지 3일간 학교 비정규직 급식노동자인 영양사,조리사, 조리원 514명을 대상으로 했고 조사내용으로 근골격계 ,질환 산재사고,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조사였습니다.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80%가 급식실에서 다친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다친 유형은 미끄러지거나 넘어짐이 48% 화상 36.8% 끼임 16.9% 배임 14%순이 였습니다, 응답자의 대부분인 97%가 신체부위 가운데 아픈 곳이 있다고 답했고 49.3%가 병원에서 근골격계질환 진단을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진단받은 근골격계질환은 허리디스크 14.96% 회전근개파열 12.6% 손목터널증후군 7.09% 순으로 많았습니다.

 

▷ 정시훈 기자: 네 지난 4년간 앞서 잠깐 말씀하시기를 전국적으로 64명 가운데 34명 정도가 산재 인정을 받았다.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요. 산재 처리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이유는 무엇 때문이라고 보십니까?

 

▶ 정경희 지부장: 조사 결과에도 나와 있듯이 산재보험을 신청하지 못하는 이유는 대체 인력을 구하지 못해 동료들 눈치가 보인다가 41.3%로 가장 많았고요 또한 산재 신청 절차가 복잡해서 31.3%로 뒤를 이었습니다. 

이뿐만이 아니라 학교장 등 학교 관계자들의 압력으로 산재보험 신청을 못하는 이유도 있었습니다.

사례를 들어보면 23년 동안 학교 급식을 하고 퇴직을 얼마 안 앞둔 분이 어깨가 너무 아파 견디다 견디다 산재 신청을 냈습니다. 

그런데 학교장이 그것을 알고 일하고 있는 분을 교장실로 불러내려 다른 관리자들과 함께 자리하게 해 왜 우리 학교에서 산재 신청 냈냐 전임지에서 생긴 병이 아니냐는 등 아픈 사람을 위로해 주지는 못할 망정 몰아세워 정신적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라고 호소했습니다.

이분의 경우 아픈 어깨 검사를 하다가 폐암이 발견되어 얼마 전 수술을 했습니다. 

지금은 치료 중에 있습니다. 후에 폐암 산재 신청을 넣으려고 하는데 또다시 학교장과 학교 관리자들의 압력에 시달릴 것에 벌써부터 걱정이 앞서고 마음이 너무나 힘들다고 호소하셨습니다. 

또 어떤 초등학교에서는 급식기구 열탕 소독을 하다가 화상을 입었는데 앞서 한 분이 화상으로 산재 신청을 했다고 학교장이 지금 화나 있는 상황이니 자비로 치료하라는 관리자의 압력을 받아 결국에는 학교에 근무하기 위해서는 산재 신청을 못했다고 울면서 하소연하셨습니다.

 

▷ 정시훈 기자: 네 그렇군요. 산재 신청에 대한 결과는 다르게 판단이 나올 수도 있겠습니다만 어쨌든 산재 신청 자체는 누구나 몸이 아픈 부분이 있으면 곧바로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 정경희 지부장: 그렇습니다. 

 

▷ 정시훈 기자: 방금 말씀하신 일들이 좀 되풀이 되지 않기 위해서 어떤 일들이 앞으로 좀 보완이 돼야 한다고 생각을 하시나요?

 

▶ 정경희 지부장: 대구 교육청은 대구가 세종 다음으로 평균 식수인원이 적어 근무환경이 상대적으로 나쁜편은 아니고 일부 학교에선 인력이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다고만 하고 현대화 공사등을 하겠다고 합니다, 실제 학교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반영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학교마다 조리실과 식당의 위치, 면적, 인원, 교실로 이동해 배식하는지, 교실,식당 병행해 배식하는지 모든 것을 따져 배치기준을 정해야 하는데 오로지 밥 먹는 식수 인원으로만 배치하고 있는데 문제입니다, 그리고 학교급식실의 경우 조리원 1명당 타 공공기관의 2-3배 식수인원을 담당하며 단시간 초고강도 급식을 하는게 가장 근본적인 문제입니다,

부족한 인력으로 일하다 보니 근골격계질환과 폐암, 산재사고는 일상이 됐고 튀김,구이 등 조리 중 발생하는 유해물질에 노출되는 시간도 길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조리실무원 1명당 담당하는 식수인원를 줄 일 수 있도록 학교급식노동자 배치기준을 지금보다 하향해야 합니다.  

특히 사고가 많이 나는 후드청소. 급식실 바닥청소 등은 전문업체에 맡겨야 합니다. 충북의 경우 연 4회 전문업체가 맡아서 책임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중.고처럼 유,초등에도 식약처의  haccp 인증 된 김치를 사용하도록 해야 하고 매일 바뀌는 메뉴에 더 정성을 쏟아 학생들에게 안전하고 위생적인 맛있는 급식을 제공할 수 있도록 교육청이 나서서 여건을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조사 결과에도 나와 있듯이 대체 인력을 못 구해서 동료의 눈치가 보여 상재 신청을 못하고 있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대구교육청에서는 인력풀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지만 그 실상을 들여다 보면 이미 다른 직장을 찾아가신 분 일을 하지 않는 분 등 관리 자체가 되고 있지 않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난번 코로나 델타 변이가 확산될 때 대체 인력을 못 구해 그냥 사람 없이 급식을 해내야 하는 사례도 무척 많았습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노조에서 퇴직한 저희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인력풀을 구성했습니다 한 90명 정도 대체 인력을 운영하고 있고 학교에서 요청이 오면 실시간 등록해서 학교로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이 일을 실상은 교육청이 해야 합니다. 강원 같은 지역은 지원청별로 정원의 인력을 뽑아서 병가, 산재, 경조사 등으로 결원이 생겼을 때 교육청이 책임지고 인력을 파견해 주고 있습니다. 

대구교육청도 현실적인 대체 인력 제도를 마련해야 합니다.

 

▷ 정시훈 기자: 일반 가정에서도 사실 조리 때문에 폐암 발생 가능성이 있거든요. 특히 학교 급식실은 이제 끼니 때마다 해야 되니까 그리고 또 하루 이틀이 아니고 계속 하는 거지 않습니까? 

충분히 문제가 될 수 있어 보이는데 어쨌든 이 대체 인력이 부족한 문제가 좀 상당히 문제가 되고 있는 것 같은데요.

끝으로 청취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 간단하게 듣고 인터뷰를 마무리하겠습니다.

 

▶ 정경희 지부장: 저도 사실은 학교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학교급식이 어떻게 제공되는지 잘 몰랐습니다, 가장 신선하고 좋은 식재료로 학생들 급식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산재사고가 빈번한 급식실이지만 교육복지의 영역인 급식을 책임지는 2800여명의 대구학교급식노동자가 오늘도 땀흘리며 밥하는 일을 천직으로 알고 보람과 사명감을 갖고 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들의 자녀가 다니는 학교의 급식노동자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 할 수 있도록 관심갖고 개선될수 있도록 학교와 교육청에 의견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정시훈 기자: 네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정경희 지부장: 네 감사합니다.

 

▷ 정시훈 기자: 네 지금까지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대구지부 정경희 지부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