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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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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자녀 사이에 발생하는 언어폭력 문제

문정용 2022-01-18 14:45:23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 대담: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 방송: BBS 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08:30∼09:00)

 

■ 진행: 대구 BBS 정시훈 기자

 

▷ 정시훈 기자: 계속해서 교육 진단 시간입니다. 

코로나 19는 부모와 자녀가 함께 대하는 시간을 늘어나게 했습니다. 지금은 방학이다 보니 자녀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습니다. 

자녀와 함께하는 시간이 많다는 것은 자녀들과 부딪히는 시간도 많다는 것을 의미하죠. 

그러다 보면 이 부모와 자녀 사이에 자주 충돌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오늘은 부모와 자녀 사이의 언어폭력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 갖도록 하겠습니다. 

 

윤일현 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선생님 오늘도 전화로 모셨습니다. 윤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 윤일현 선생님: 네, 안녕하십니까

 

▷ 정시훈 기자: 먼저 언어 폭력이 성장하는 자녀들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이유를 좀 설명해 주시죠.?

 

▶ 윤일현 선생님: 신체에 상해 등을 가하는 물리적 폭력과 언어폭력 전부를 합쳐서 폭력이라고 하는데요. 어떤 형태의 폭력이든 폭력은 인간의 인격을 파괴합니다. 폭력 앞에서는 가해자는 자신도 모르게 더욱 잔인한 수법을 사용하게 되고, 피해자는 인간이 가져야 하는 최소한의 권위나 존엄성을 유지할 수 없어 결국은 둘 다 인간이기를 포기하는 경지에 이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문명사회에서는 고문을 반인륜적 범죄행위로 규정하여 금지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우리 사회에 한때 문제가 됐던 어두운 시절의 고문, 물리적 폭력은 고문을 가하는 사람도 인간이 가지는 어떤 존엄성을 내팽개칠 정도로 짐승과 같은 경지에 이르게 되고 고문을 받는 쪽도 그 고통에 못 이겨 양심에 반하는 허위 진술을 하기 때문에 고문을 금지하고 있는 겁니다.

 

물리적 폭력 못지 않게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중요한 게 언어폭력입니다. 언어폭력은 사실 굉장히 심각하고 또 물리적 폭력보다도 훨씬 더 문제가 많다고 할 수 있는데요. 한 조사에 따르면 자라는 아이들이 받는 언어폭력의 가장 많은 가해자가 부모라는 보고서도 있습니다.

 

부모에 의한 언어 폭력은 물리적 폭력과 마찬가지로 자라는 청소년의 인격 발달에 엄청난 악영향을 미친다고 하죠. 특히 어느 폭력은 청소년의 잠재 능력과 창의성을 파괴하고 매사에 수동적인 자세를 갖게 합니다. 언어폭력은 자율적인 학습 의지를 꺾어버리고 반항심을 품게 하여 세상에 대해 적개심을 갖게 합니다.

 

일상생활에서 부모가 저지르기 쉬운 언어폭력의 사례들을 부모와 교사, 어른들이 한 번씩 짚어보지 않으면 우리는 부지불식간에 아이들에게 엄청난 상처를 주는 폭력을 가한다는 사실을 잘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문제는 우리가 꼭 유념하고 한 번씩 생각해 봐야 하는 주제라고 봅니다.

 

지금은 학교에서 체벌이나 물리적 폭력은 거의 사라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리적 폭력은 바로 표시가 나기 때문에 거의 근절된 상태입니다. 물리적 폭력은 줄어드는 대신에 심리적으로 혹은 언어로 가하는 폭력은 완전히 근절됐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 부모님들은 자녀를 위해서라면 자신의 모든 것을 헌신할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대부분 가정에서 모든 시간과 경제적인 여력을 자녀를 위해 바치고 있습니다. 때로 그 희생과 헌신이 절 모르고 시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맹목적이라는 것이지요. 부모는 자신이 희생하고 노력하는 만큼 자녀도 부모의 기대를 저버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가 자녀에게 많은 관심을 가지고 투자를 했는데도 기대에 못 미칠 때는 부모님은 심한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부모 자식 간의 대화가 단절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은 앞서 말씀하신 대로 부모 자녀가 같이하는 시간을 많게 하여 언어폭력 문제를 더 심각하게 하고 있습니다. 부모가 자녀에 대해 느끼는 실망감이 인내의 한계를 넘게 되면 자녀들에게 온갖 악담과 욕설을 퍼붓게 됩니다. 언어폭력은 자녀가 더 개선하고 나아질 수 있는 의욕마저 꺾어버릴 수가 있다는 것을 우리 부모님들이 많이 생각 해봐야 합니다. 어떤 형태의 폭력이든 폭력은 빈곤의 악순환처럼 되풀이 됩니다. 폭력을 받으며 자란 아이는 어른이 되고 나면 다시 자기 아이나 타인에게 폭력을 되풀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많은 생각을 가지고 이 문제에 대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정시훈 기자: 네 부모님들이 흔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하게 되는 언어폭력의 사례를 좀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윤일현 선생님: 예를 들면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흔히 찾아볼 수 있습니다. 어느 학생이 늘 수학시험에서 100점 아니면 한두 문제만 틀리다가 어느 날 80점을 받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냥 두면은 탄력적으로 회복할 수 있는데 이때 가장 못 견디는 사람이 부모님입니다. 특히 어머니께서 "왜 80점을 받았느냐 최근에 네 생활 태도가 안 좋고 아침에 늦게 일어나고 많이 잘 때 알아봤다.“ 이런 식으로 아이를 나무라는 경우가 많습니다. 능력이나 성과를 두고 비난받게 되면 다시 개선하고 회복하려는 적극적인 의지를 갖기보다는 그 상황을 피하기 위해 변명이나 자기 합리화를 더 많이 하게 됩니다. 원상으로 돌아가려는 에너지가 변명과 자기 합리화, 때로는 반항하고 좌절하는 데 그것을 많이 쓰게 되죠. 우리는 이런 상황들이 아주 흔하게 일어난다는 사실을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아이를 꾸중하고 나면 아이는 다음 시험 칠 때 반드시 전과 같은 점수를 받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시험에 임합니다. 시험에 몰입하지 못하기 때문에 점수가 여전히 나쁜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면 어머니는 또 아이에게 이번에도 또 망쳤는데 그동안에 뭘 했느냐고 꾸중합니다. 너를 지켜봤는데 열심히 안 하더라 이런 식으로 나무라면 그다음 시험 칠 때는 엄마의 얼굴이 떠오른다거나 떨려서 최선을 다해 몰입하지 못하기 때문에 원래 자기 능력만큼 회복이 안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상황이 한 두 차례 되풀이 되고 나면 어느날 엄마도 체념한 듯이 “너는 수학은 안 되는 모양이다.” 이런 식의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아이도 “나도 수학은 해도 안 되는 모양이다.”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현장에서는 이런 사례를 수없이 우리가 볼 수 있습니다. 부모님들이 툭툭 던지는 이런 말이 내 아이의 잠재 능력을 사장시킨다는 사실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성장할 때 어떤 문제가 있으면 부모님께서 훈계하기 전에 “이 이야기를 하면 아이가 얼마나 상처를 받을까”를 한번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 정시훈 기자: 언어 폭력을 해결하기 위해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좀 조언을 해주시죠.

 

▶ 윤일현 선생님: 대부분 부모는 부모가 자녀에게 가하는 심한 부정적인 말이나 능력에 대한 의심을 표현하는 말 같은 언어폭력이 자녀의 창의력과 잠재 능력을 파괴하거나 사장시킨다는 사실은 잘 모르거나 별로 심각하게 의식하지 않고 있습니다. 실수를 했을 때 부모로부터 늘 꾸중부터 듣는 학생은 매사에 적극적이지 못하고 어떤 일을 도모할 때 수동적이고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학생은 소심해져서 결정적인 순간에 실수를 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자녀가 자신의 실수를 두고 스스로 못마땅해 하며 힘들어할 때 부모는 다음에 더 잘할 수 있다고 격려해 주며 괜찮다고 말해줘야 합니다. 우리 부모님께서 여유를 가지면 자녀는 더 확신과 자신감에 차서 더 나아질 수 있다는 점을 늘 생각해야 합니다. 부모는 어떤 경우에도 자녀를 불안하게 해서는 안 됩니다. 불안감은 인간의 모든 잠재 능력을 파괴하고 영혼을 병들게 합니다. 자녀가 실수를 반복하고 좌절하게 될 때 긍정적인 생각으로 스스로 원상회복할 수 있게 격려해 주는 부모가 되어야 합니다. 현명한 부모는 항상 일관적인 태도를 유지하며, 자녀가 무엇을 도모할 때 일시적인 결과에 따라 지나치게 칭찬하거나 심한 말로 꾸중하며 몰아붙이기보다는 좀 느긋한 마음으로 지켜보는 자세를 가지는 게 바람직합니다.

 

▷ 정시훈 기자: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윤일현 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선생님이었습니다.